부대찌개의 원조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사실 부대찌개는 지역마다 그 맛이 조금씩 다르다. 들어가는 식재료와 요리법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인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호와 취향에 따라 자신의 입맛에 맞는 부대찌개를 선택해 즐기면 되니 다양한 부대찌개의 맛이 공존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칼칼하고 구수한 의정부 부대찌개
의정부 부대찌개와 타 지역 부대찌개를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은 부대 콩의 존재여부다. 원조 의정부 부대찌개에는 부대 콩이 들어가지 않는다. 육수의 차이도 분명하다. 사골육수나 가쓰오부시·다시마 육수를 쓰지 않는다. 타 지역의 6배 이상 들어가는 쇠고기 민쯔(갈은 고기)와 콘킹 소시지, 그리고 시중에서는 구하기 힘든 햄에서 국물 맛이 배어나와 의정부 부대찌개만의 특별한 맛을 만든다.
“의정부 부대찌개의 첫 맛은 칼칼함입니다. 햄과 소시지, 민쯔에서 국물 맛이 배어나오길 기다렸다가 팔팔 끓으면 햄부터 드시면 됩니다. 어느 정도 햄을 먹었다 생각하면 육수를 다시 붓고 면과 소시지, 민쯔 등을 밥과 함께 드시면 됩니다. 이때 느껴지는 맛은 의정부 부대찌개의 두 번째 맛, 고소함입니다.”의정부 부대찌개 청담점 신단식 실장의 자세한 설명이다.
상급의 햄이나 소시지, 민쯔에 투자하느라 식자재 비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의정부 부대찌개만의  고유한 맛을 전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닭고기나 다른 고기가 섞이지 않은 순수 쇠고기 민쯔에서 나오는 고소한 국물 맛은 칼칼한 첫 맛과는 또 다른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
잡채오뎅 부대찌개
의정부 부대찌개가 타 지역 부대찌개와 확실하게 차이를 두고 있는 점은 독특한 메뉴 오뎅 부대찌개 때문이다.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 등장하는 의정부 부대찌개 가게가 오뎅식당으로 소개될 만큼 의정부 오뎅 부대찌개의 명성은 드높다. 신 실장이 운영하는 정순옥 의정부 부대찌개는 잡채오뎅(어묵)이 들어간 오뎅 부대찌개를 판매하고 있다. 부산 어묵공장에서 ODM 방식으로 제공받는 최상품의 어묵으로 오뎅 부대찌개 안에서도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이렇게 식재료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보니 재료가 추가될 때마다 별도의 요금을 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밥장사를 어찌 그리 야박하게만 할 수 있겠는가. 이미령 대표는 밥만큼은 무한 리필 원칙을 고집하고 있다. “가게를 오픈하면서 제 나름의 원칙을 세웠어요. 확실한 식재료로 부대찌개의 맛을 유지하고, 밥만큼은 누구나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드리자 다짐했습니다.” 이 대표의 말이다. 부대찌개를 다 먹어갈 즈음 남은 재료들이 아쉽지만 밥 추가가 부담스러워 망설이게는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으리라. 볶음 요리를 선호하는 사람이면 그대로 밥만 비벼도 좋고,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또 한 번 육수를 추가해서 먹어도 고소한 부대찌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직접 담아 손님상에 올리는 김치와 식혜
주재료만큼 손님들의 인상에 남는 건 밑반찬이나 후식이다. 부대찌개 안에도 들어가는 김치는 이 대표와 주방장이 떨어지기 무섭게 직접 담는다. 살짝 익혀 찌개 안에 넣으면 마치 볶음 김치처럼 감칠맛이 돈다. 공장에서 납품 받는 김치와는 혀끝에 닿는 첫맛부터 다르다.
또 실내 어디에도 커피 자판기가 보이지 않는다. 이 대표와 주방장이 매일 별도로 밥을 지어 담는 찹쌀식혜가 있기 때문이다. 남는 밥으로 담아보기도 했지만 밥알의 탱글탱글함이 확연한 차이를 보여 할 수 없이 매일 식혜용 찹쌀밥을 따로 짓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의정부 부대찌개’ 청담점을 방문한 고객이라면 반드시 식혜 통을 휘휘 저어 밥알까지 그릇에 쏟아 마시는 것이 좋다. 통 안에 담긴 식혜는 사장 부부의 정성과 자부심의 인사이니 말이다.
위치 : 강남구 청담동 131-10 2층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일 휴무)
주차 : 건물 주차장 이용 가능
문의 : 02-546-3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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