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해마다 설이 다가오면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설 선물이다. 설 선물, 올해는 뭘 해야 좋을 지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예산을 비롯해 여러 가지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래도 제일 좋은 선물은 상대방이 받으면 기뻐할 만한 혹은 만족스러워 할 만한 품목이다. 하지만, 선물이라고 무조건 상대방에게 다 좋을 리는 없다. 올해는 이런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 선물을 고르는데 도움을 주고자 주부들에게 지금껏 설 선물을 받았을 때 싫었던 것과 좋았던 것을 들어보고 그 이유를 알아봤다.
박혜영 리포터 phye022@naver.com
싫은 선물, 좋은 선물의 호불호는 받고 난 후 일처리에서 갈려
명절에 받는 선물은 보내는 이의 정성과 마음이 담겨있어서 받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고맙다. 선물로 받으면 뭐든 다 좋은 게 사실이지만 막상 뜯어보면 선물을 받고 나서도 마냥 기뻐하지만은 못 하는, 말 못하는 주부들의 고민들이 있었다.
주위의 전업주부와 워킹맘들이 몇 해에 걸쳐 설 선물을 받고나서 느꼈던 호불호에 대한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대개 싫은 선물들은 그 이유가 분명했다. 물건 받은 후 주부의 손길이 많이 가는 것들이 대체적으로 싫은 품목에 들어갔다. 예를 들면 꼬리곰탕이나 사골은 받은 후 손질이 번거롭고 오랜 시간 고아야 한다는 이유였다. 더덕이나 전복 등은 껍질을 벗기고 손질하는 것 자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기피사유. 때문에 무난하거나 좋은 선물에 속하는 것은 일 년 내내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이나 그 자체로 효용성이 있으며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 류가 인기였다.
# 이런 선물 싫었다
<손질이 많이 가는 것은 싫어요>
■ 꼬리곰탕/사골
“고가의 명절 선물이긴 하지만 손질이 어렵고 명절 음식이 내내 남아 있는데 몇 시간씩 주야장천 끓여서 먹어야 하니 받아도 번거롭더라. 싱싱한 상태로 오는 것도 아니고.”
■ 더덕 세트
“역시 고가의 물건이고 보기에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손질이 번거롭다. 더덕세트 중에서도 사이즈가 작은 더덕이 많이 든 것을 받았는데 일일이 더덕 껍질을 다 벗기느라 정말 애를 먹었다.”
<신선 식품은 곤란해요>
■ 수입산 갈비세트
“마침 일이 있어 외출 중이었는데 설 선물로 택배가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밖에 나와 일을 보다가 깜빡 잊어버리고 몇 시간이 지나 택배를 전해 받은 후 포장지를 열어보니 갈비세트였다. 신선식품은 받는 즉시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 해산물류
“전복은 생물이다.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받자마자 손질하든지 냉동실에 바로 넣어둬야 한다. 하지만, 선물세트로 들어있는 많은 전복을 다 손질하자니 힘들고 냉동실에 넣어 뒀다 먹으려고 해도 나중에 손질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한 번은 포장을 뜯어보니 기다란 생 갈치 한 세트가 들어있었다. 긴 갈치를 직접 자르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 차라리 잘라진 것이 더 부담이 덜 할 것 같았다.”
<쌓여가는 장기 저장식품>
■ 스팸 등 통조림 류
“평소 자주 먹지 않는 탓에 명절이면 어김없이 들어오는 스팸 류와 통조림 류도 골칫덩이다. 두고두고 먹어도 되기에 간편한 점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줄이고 싶은 품목들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명절 선물로 스팸 류를 받으면 아이들이 좋아하니 안 줄 수도 없고 곤란하다.”
■ 기름에 재운 김 종류
“김은 저장식품이라서 두고두고 먹을 수 있어 좋긴 하지만, 기왕이면 기름에 재워 놓은 김보다는 그냥 김을 선물 받으면 더 기분이 좋다.
# 이런 선물 좋았다
<상품권이 좋아요>
■외식상품권
“명절 내내 음식을 하고 친척집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주부 입장에서 외식상품권 핑계로 명절 연휴 중 한 끼는 당당하게 외식을 하자고 요구할 수도 있었고 실제 외식상품권으로 한 끼를 근사하고 편하게 해결해보니 좋았다.”
■ 백화점 상품권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좋았다. 명절이 지난 후 백화점 상품권으로 쇼핑을 하면서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좋았다.”
<건강식품도 좋아요>
■ 홍삼가공 제품
“홍삼, 인삼 관련 제품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 언제 받아도 기분이 좋았다. 가족 누구라도 제품을 이용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 특히 홍삼관련 제품은 남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함께 먹을 수 있어서 받았을 때 마음도 편했다.”
■ 한우세트
“평소 고기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명절에 한우세트를 받으면 든든한 기분이 든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여유 있게 맛을 즐기면서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유통기한 없는 생활 필수용품이 좋아요>
■ 샴푸, 바디용품 등 욕실세트
“샴푸와 바디용품은 매일 샤워를 하면서 쓰는 물건이라서 항상 필요한 물건들이다. 설 명절에 많이 들어오더라도 금방 써버리는 물품이라 받으면 항상 반갑다. 설 선물로 받은 물건이 다 떨어질 무렵이 돼서 한 개씩 낱개로 사서 쓸 때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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