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박민규
펴낸 곳 한겨레신문사
가격 11,000원
“12살의 소년들에게 심근경색이 무엇인지, 뇌졸중이, 중풍이 무엇인지를 체험하게 해준 눈물나게 고마운 이 경기, (중략) 이 경기 이 경기 하며 그날을 떠올리다 보니 ‘이경기’라는 이름의 사람이 있다면 필시 그마저도 증오하게 만들 것 같은 이 경기.”
“지금의 삶이 무언가 본 리그를 앞두고서 행하는 일종의 전지훈련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 전지훈련의 어느 어귀쯤에서 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숙제는 따로 있었다. (중략) 그것은 어떤 공을 치고 던질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고, 어떤 야구를 할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다.”
그랬거나 말거나 인생 플레이 볼~
먼저 박민규 작가의 독특한 문체를 ‘흉내’내며 이 글을 시작한다.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라는 프로 야구팀이 창단됐다. 팀 최다 실점, 시즌 최소 득점, 1게임 최다 피안타, 팀 최다 홈런 허용, 최다 사사구 허용, 시즌 최다 병살타 등의 기록을 갖고 있는 만년 꼴찌 팀이다, 라고 알려져 있으나 주인공의 유년시절과 30대까지 거슬러간 인생사 속에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존재는 결코 패자가 아니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기록적인 패배, 일관되게 혹은 용의주도하게 지는 나날이 계속 될수록 하루하루 ‘늙어가던’ 인천의 두 소년은 어느덧 성인이 됐다, 지만 그들의 삶은 ‘12살 소년들에게 심근경색이 무엇인지, 뇌졸중이, 중풍이 무엇인지 체험하게 해준 눈물 나게 고마운 경기’를 보던 그때 그 시절보다도 더 절망적인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랬거나 말거나. 두 남자는 다 큰 성인이 되어 또 다시 삼미 슈퍼스타즈 팬클럽을 만들고 야구처럼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굴곡진 인생 앞에 연속 패하며 일어섰다 넘어지기를 반복한다. 마치,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주인공이 그랬듯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나면 저 멀리에서 날아오는 ‘인생의 공’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 다시 시작이다. 인생 플레이 볼.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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