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책> 엘리펀트 송

매혹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비수

지역내일 2015-06-15

영화 <마미>의 연출로 제6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젊은 천재 아티스트 자비에 돌란이 주연을 맡은 영화 <엘리펀트 송>. 99분의 러닝타임 동안 그의 열연은 매혹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혔다. 심오한 스토리에 잔잔하면서도 대담한 연출, 그리고 자비에 돌란의 매혹적인 연기가 어우러진 스크린 속으로 어느 순간부터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 

영화


진실게임 다룬 미스터리 드라마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동료 정신과 의사 로렌스를 찾기 위해 그린 박사(브루스 그린우드)는 로렌스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병원의 환자 마이클(자비에 돌란)을 만난다. 마이클이 그린을 보고 처음 던지는 질문은 “코끼리에 대해 얼마나 아나요?”였다. 이어서 그는 “코끼리는 모계사회에서 생활하며 임신기간도 21개월로 포유류 중 가장 길다”는 설명과 함께 실종 사건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코끼리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린은 매사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정신과 의사지만 알 수 없는 수수께끼와 같은 마이클에게 단서가 있다고 확신하고 진실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의사와 환자의 진실게임 속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결말을 향해 하나하나 단서를 쌓아가는 정교한 구성이 돋보인다.


강렬함과 우아함의 연기 앙상블
마이클 역의 자비에 돌란과 그린 박사 역의 브루스 그린우드, 두 배우의 연기는 한 마디로 강렬함과 우아함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자비에 돌란은 실종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미스터리 소년 마이클 역을 광적인 연기로 보여준다. 섬뜩할 정도로 약삭빠르고 교묘한 것 같으면서도 내면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예민한 소년의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했다. 반면 연기파 배우 브루스 그린우드는 절제된 원숙함으로 감정의 변화를 잔잔하게 드러내며 품격 있는 연기를 선보여 자비에 돌란의 연기와 절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지속될 수 없는 희망의 소리, ‘엘리펀트 송’
우리는 때때로 상대방의 말과 표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 읽어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그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할 때가 있다. 부모 자식 간이든 친구나 동료 간이든 소통의 장벽이 쌓이는 원인일 것이다.
영화를 보며 제목 ‘엘리펀트 송’에 대해 내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코끼리 울음은 인간의 귀로는 감지할 수 없는 저음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마이클은 그린에게 “난 진실을 말했어요. 당신이 제대로 듣지 않았을 뿐”이라는 말을 던진다. 영화 속에서 마이클이 치밀하게 짜놓은 시나리오 속에서 그가 진정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
“우리 엄마는 최고의 오페라 가수였어요. 모두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죠. 그런데 원치 않는 애를 낳고, 마이클이라 불렀어요. 유모와 기숙학교, 나이에 안 맞는 선물들, 다 참을 수 있었어요. 그저 엄마 노릇에 미숙한 것뿐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중요한 건 엄마의 자질이 있었다는 거예요. 엄마는 내게 희망을 줬어요. 지속할 게 아니면 애한테 희망을 줘선 안 돼요. 내가 죽였어요. 엄마를.” 우리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할 지속될 수 없는 희망의 소리, 그것이 바로 ‘엘리펀트 송’일 것이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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