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태어나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면 대다수의 한국 엄마들은 남의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기 시작한다. 말은 누가 더 잘하는지, 키는 누가 더 큰지 등 시시콜콜한 것부터 경쟁의식을 느낀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시험은 몇 점 받았는지, 상장은 몇 개 받았는지 등 부모의 경쟁 심리는 더욱 심해진다.
중학생이 되면 자사고와 특목고 등 대입의 축소판인 고입이 시작되며, 고등학생 때는 SKY대와 서성한, 그 외 인서울 대학 지원이 가능한 점수를 얻기 위해 내신등급과 수능 점수에 목을 맨다. 심지어 단 1점 차로 대학의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되기도 하기 때문에 입시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자녀가 태어나서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그야말로 피 터지는 경쟁구도의 연속인 셈이다.
한국과 달리 캐나다 학교에는 등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자녀가 반에서 몇 등인지, 전교 혹은 전국에서 몇 등인지 알 길이 없다. 수능이나 모의고사 등 서열을 결정짓는 표준화된 시험이 없어, 사실상 다른 학생과 비교되거나 경쟁구도가 성립되지 않는다. 등수를 알 수 없으니 한국처럼 학교별 서열화도 없다. 때문에 캐나다 학생들은 공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성적에 따른 부모 자녀간의 갈등도 없고, 비싼 사교육비 부담 등 교육 경쟁구도에 따른 불필요한 출혈이 없다. 더군다나 캐나다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인데다 공교육이 탄탄한 나라가 아닌가.
‘경쟁이 없으면 애들이 공부를 할까? 좋은 대학은 또 어떻게 가겠냐?’며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캐다나는 ‘비경쟁 교육시스템’ 속에서도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교육 선진국이다. 나중에 캐나다 입시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캐나다에는 수능이 없으며 점수와 등수 대신 학생들의 특별활동과 자기소개서 등이 대학 입학허가서를 받는데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현할 수 있는 캐나다의 교육시스템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행복한 교육을 받으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캐나다 학생들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직도 무조건적인 경쟁을 강요하며 자녀를 병들게 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면 캐나다의 비경쟁 교육시스템이 추구하는 바를 한 번쯤 곱씹어보기 바란다.
*다음 호에서는 ‘차별과 체벌 없는 캐나다 인성교육’에 대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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