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1일 토요일 오전 11시. 수도공업고등학교에서 ‘2014 아빠요리 경연대회’가 열렸다. 강남구 평생학습프로그램 ‘아빠요리교실’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자리였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온 가족이 모여 아빠가 직접 만든 요리를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맛있는 냄새가 진동했던 요리의 향연이 펼쳐진 현장을 다녀왔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오늘의 요리 재료는 생닭
수도공업고등학교 롱런아카데미에서는 사전 신청자 15명 중 개인사정으로 불참한 1명을 제외하고 총 14명의 아빠들이 요리 경합을 벌였다.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요리 재료는 생닭 한 마리. 동일한 재료를 가지고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요리에 맞게 닭을 손질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요리 제한시간은 1시간 20분. 닭을 손질하랴, 채소를 자르랴, 데칠 물을 끓이랴 참가자들의 손길이 분주해보였다. 매주 두 번 퇴근 후 요리교실에 모여 서툰 칼질이지만 진지한 마음으로 요리를 배워온 아빠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요리 실력을 뽐내며 저마다 정성껏 요리를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아빠들이 도전한 요리 메뉴는 한식, 중식, 양식까지 다양했다. 찜닭부터 닭볶음, 닭 양배추 쌈, 간장치킨, 닭 양장피, 치킨파스타, 단호박 닭 크림파스타 등 맛과 영양은 물론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요리들이 주를 이뤘다. 드디어 요리시간이 모두 끝나고 심사위원들이 일일이 요리를 맛보며 심사를 진행했다.
아빠는 자랑스러운 요리사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아빠들은 가족과 함께 요리 후일담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내와 담소를 나누던 박경한(57세ㆍ대치동) 씨는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선뜻 요리를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가 강남구 아빠요리교실에 등록해줘서 이제는 내가 더 요리를 즐긴다. 오늘은 닭으로 치킨파스타와 샐러드를 준비했다. 젊은 아빠들이 워낙 요리를 잘해서 오늘은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요리에 도전했다는 김경민(38세ㆍ수서동) 씨는 “아내가 아빠요리대회 참가신청을 했다. 솔직히 집에서도 요리를 자주 하지 못하지만 아내가 가르쳐준 대로 묵은지 닭볶음에 도전해봤다. 간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 요리하는 동안 내내 쩔쩔 맸다. 하지만 세 아이를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아들이 아빠를 응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경욱(26세ㆍ대치동) 씨는 “군대 가기 전에는 주말마다 아버지께서 요리를 해주셨다. 지금은 휴가를 나올 때마다 어떤 요리를 만들어 주실까 기대감이 생긴다. 요리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참 보기 좋고 아들로서 자랑스럽다. 김태민 파이팅!”이라며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아빠 요리로 온 가족 뷔페 만찬
모든 심사가 끝이 나고 총 14명의 참가자 중 최우수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3명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은 ‘닭 양장피’를 선보인 참가번호 2번 김태민 씨가 차지했다. 우수상은 ‘묵은지 닭볶음’을 선보인 참가번호 1번 김경민 씨와 ‘치킨파스타와 샐러드’를 선보인 3번 박경한 씨, 장려상은 ‘단호박 닭 크림파스타’를 선보인 참가번호 5번 신성무 씨와 ‘간장치킨’을 선보인 참가번호 12번 한규철 씨, 우동 닭갈비를 선보인 참가번호 15번 김일도 씨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태민 씨는 “휴가 나온 아들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런 뜻 깊은 상을 받게 돼 기쁘다. 강남구 아빠요리교실을 2010년부터 다녔다. 요리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준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2014 아빠요리 경연대회 시상은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맡아 직접 수상자들에게 상장을 전달했으며, 시상식이 모두 끝나고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온 가족이 함께 맛볼 수 있도록 아빠요리 뷔페가 마련돼 더욱 뜻 깊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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