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훈의 아빠심리학 22

샌드백 같은 아빠가 되자

지역내일 2014-01-10

‘응답하라 1994’의 열풍이 뜨겁다. 이놈의 드라마는 아빠들도 한때는 사랑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만들어준다. 

서울에 처음 상경해서 지하철 바꿔 타는데 1시간씩 걸리던 아빠는 이제 듬직한 가장이 되었다. 지금 현재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아빠에게는 자신의 과거 어설픈 모습을 회상하는 것도 하나의 자랑이 된다. 드라마에서 어설픈 20대의 행동을 보며 마음 놓고 박장대소 할 수 있는 것은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극복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제목과 드라마 안의 시청각적 장치들은 아빠의 향수를 자극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정(고아라)과 쓰레기(정우)의 사랑은 향수와는 관계없는 인류 보편적인 주제라는 것이고, 이 남매 아닌 남매의 관계는 한 여자의 남자에게나 아이의 아빠에게나 관계형성을 위한 좋은 역할모델이 된다. 

극 중 나정은 하숙집 딸이고 쓰레기는 어렸을 때 죽은 나정이 오빠의 친구로 하숙집에서 같이 살고 있다. 남남임을 공표하지 않으면 믿지 못할 정도로 이들의 관계는 친남매스럽다. 나정은 쓰레기가 대변을 볼 때도 화장실에 들어가서 물건을 건내 주고, 쓰레기는 나정의 속옷을 아무렇지도 않게 침대에 디스플레이 해놓는다. 또 이들은 정말 서로를 거침없이 공격한다. 머리채를 잡고 싸우기도 일수고, 눈을 부라리며 서로에게 “뭘 씨부리노”라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빠가 배워야할 것은 지금부터다. 이들은 절대 머리카락이 뽑히지 않을 정도만 머리를 잡고, 욕하고 싸운 다음에도 동생이 부탁한 과자를 사다주며, 오빠의 운동화를 빨아준다. 짜증을 내거나 장난을 치긴 하지만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열심히 가져다준다. 

신뢰있는 관계는 서로가 치명타를 입지 않을 정도로만 공격하고 서로가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간다. 그런데 아이들은 대개 어느 정도가 치명타를 입지 않을 정도인지는 모른 채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 아빠는 아이에게 링 위의 적이 아니라, 스파링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아이는 아빠 마음을 후벼 파서 치명타를 입혀도, 아빠는 아이의 마음을 보호해야 하고, 아이는 아빠를 오해해도 아빠는 아이를 이해해야한다. 그리고 이렇게 아빠의 신뢰를 경험한 아이는 나정과 쓰레기처럼 예쁘고 멋있는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우심리상담센터 성태훈 소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