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에서는 남편 운세의 희(喜), 기(忌)가 불분명할 경우 아내의 운세를 살펴보기도 한다. 여자는 남자를 담는 그릇이기 때문에 남편 운의 방향성을 선명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선배 중에 별난 결혼관을 고집했던 분이 있다. 이 선배는 타고난 수재형으로 그 명민함이 어려서부터 남달라 고향에선 명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청년시절 정치가의 꿈이 컸는데 결혼할 무렵 여러 여성들의 사주를 내밀며 하는 말이 “다른 것은 볼 것 없고 내가 벌어다 주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팔자인지 가려내라”는 것이었다. 사주를 받아든 내가 “선배는 백수로 살겠단 말이오? 여자의 경제적 자립 능력이 결혼의 첫 번째 조건이라니...” 했더니 “내가 정치가가 된다면 당연 백수건달 일테지. 돈 벌어서 집안 살림 잘 하려고 정치가가 될 리는 없지 않겠나?”하는 것이었다.
정말 이 선배는 따르는 여성들을 마다하고 사주만 보고 지금의 아내분과 결혼했다. 정말 재복을 타고 났는지 아내 덕에 부자로 살고 있다. 선배는 꿈대로 살지는 못하고 고위 공직자로 퇴직했다. 긴 공직자 생활에 흠결 없이 살았으니 성공한 인생이라 상찬할 만한데 선배가 나와의 술자리에서 술회한 말이 “내가 일생 공직자로 별 허물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덕 인줄 안다”는 것이었다.
사람마다 결혼관은 다 다르겠지만 결혼이 우리들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는 것은 동일하다. 옛날 사주명리의 대가들이 사주도 보지 않고 남자의 운세를 판단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남자들이 운세를 보러오면
“아내는 건강한가?”
“예, 무고합니다. 잘 지냅니다”
“음~, 그러면 재물운이 다치지 않았으니 달리 변고는 없을 것이고, 아이들도 무탈한가?”
“그럼요.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럼 됐네. 직장 운도 이상 없으니 더 물을 것도 없네”라고 했다 한다.
이처럼 남자의 직장운을 알고자 한다면 아내의 관운의 형태와 유운(流運)을 살펴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점자들이 곤혹스러운 질문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 사람과 잘 살 수 있겠습니까? 이 사람과 이혼해도 되겠습니까?”
이런 질문에 가타부타 판단을 할 수는 아니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다만 음양의 합(合)의 여부를 봐서 이야기하는 정도이거나 “본래 모든 존재는 같지 않다. 존재는 서로 다른 것으로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니 나와 다름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해야 된다”고 원론적 조언을 해줄 뿐이다.
본래 명리학은 존재의 운의 흐름을 보고 희(喜), 기(忌)를 말할 뿐 그 존재의 도덕성이나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논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서 배우자의 자격을 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천을철학원 The Life
노형권 원장
-(전)정일학원 언어·논술 강사
-(전)양영학원 언어·논술 상담실장
-(전)대성학원 언어·논술 강사
-한국일보 논술 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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