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우아한 거짓말’

어둡고 무거운 소재로 웃음과 감동 전하는 묘미

지역내일 2014-03-17

‘완득이’에 이어 김려령 작가의 원작소설 ‘우아한 거짓말’이 영화로 선보인다. ‘완득이’와 마찬가지로 ‘우아한 거짓말’은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 슬픔과 눈물보다는 따스한 감동과 잔잔한 웃음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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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뒤에 감춰진 진실에 대한 이야기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어느 날 갑자기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중학생 소녀 천지(김향기)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엄마 현숙(김희애)과 언니 만지(고아성), 그리고 주위에서 알게 모르게 천지의 죽음에 영향을 끼친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트에서 힘들게 일하지만 언제나 주책없을 정도로 씩씩하고 당당한 현숙은 딸들에게 소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 같은 엄마이다. 천지가 떠난 후 남아있는 딸 만지를 위해 슬픔을 삭이고 더 밝고 씩씩하게 살려고 애쓰지만 만지에게 오버하지 말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남의 일에 관심 없고 가족 일에도 무신경한 성격의 만지는 동생의 죽음도 처음엔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 동생 친구들로부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천지와 친구들의 일을 알게 되고, 사건의 중심에 천지의 친구 화연(김유정)이 있음을 직감한다.
무심한 성격의 만지에 비해 살갑고 다정한 성격으로 언제나 엄마의 자랑이었던 천지는 가족에게도 속내를 털어놓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다. 착하고 속 깊은 천지는 어째서 세상을 버렸을까. 그녀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남긴 실타래 속에서 유언의 메시지가 드러나면서 죽음에 대한 의혹의 실마리로 서서히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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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소통과 관심
영화를 보는 내내 ‘천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친구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예민한 청소년기에 친한 친구로부터 교묘하게 따돌림과 무시를 당하면서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모르는 척 말없이 지냈던 소녀, 집에서는 내면의 아픔을 숨긴 채 환한 웃음으로 힘든 엄마를 위로했던 착한 소녀, 진솔한 소통보다는 우아한 거짓말로 아픔을 숨긴 채 버텼던 그 소녀가 마지막에 선택한 것은 죽음이었다.
그 죽음에 대한 책임은 직접적으로 상처를 입힌 친구들에게만 있을까. 천지는 우아한 거짓말로 포장은 했지만 늘 아픔의 흔적을 내비치며 소통하고 싶어 했다. 그것을 가장 가까운 가족과 친구조차 바쁜 삶 속에서 관심부족으로 쉽게 외면했던 것은 아닐까.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민감한 소재를 따뜻한 감성으로 어루만지며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진심 어린 소통과 관심의 메시지를 잔잔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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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아픔을 공유하자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웃고 울며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하다보면 어느새 가슴속에 뭉쳐있던 응어리가 풀어지곤 했다.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진심을 털어놓기가 어려워지고 자신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 고의적으로 상대방을 속이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 주위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싶을 때,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을 때, 힘들고 지치고 아파도 우리는 “괜찮아”라고 우아하게 포장한다. 가슴속 응어리가 점점 커가는 것도 모른 채.
가끔은 철없는 사람이 되어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해 보자. 주위의 시선이나 뒷일을 두려워하지 말고, 강한 척 하지 말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아프고 외롭다고, 지쳐서 힘들다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해보자. 때로는 그것이 더 큰 화살이 되어 가슴에 꽂힐 수도 있겠지만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쉽게 치유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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