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시험결과에 따라 학생들은 물론 엄마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공부하지만 성과를 내기 어려운 과목은 단연 수학을 꼽는다. 매 시험이 끝날 때마다 학원을 갈아타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죽으라고 수학 공부만 했는데 왜 성적은 그대로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중1 수학성적이 고3 수능성적까지 좌우한다는데, 수학공부 도대체 어떻게 어디서 해야 할까? 옥동 수학전문학원 성태훈 원장을 찾아 중등수학에 관한 엄마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학교시험에 맞춘 수학공부 이대로 괜찮을까
Q. 주변 중학생을 둔 엄마들의 의견을 수렴해보니 중학교 수학시험이 절대평가라 어렵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학교시험문제가 쉽게 출제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상대평가인 수능을 대비해야 하는데 이렇게 학교 내신에 맞춰 중학수학을 공부해도 되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현재 중학교 내신 수학 문제는 지역에 따라, 그리고 학교에 따라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다. 울산의 경우 수도권 지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지만 상당히 어렵게 출제하는 학교도 있다. 그러므로 중학교 수학 시험 문제가 쉽다고만 할 수는 없다.
시험 점수를 잘 받으려면 자기 학교의 수학 문제 수준과 출제 스타일에 맞게 공부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수학 ‘성적’보다는 수학 ‘실력’을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학생을 가르치다 보면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이런 것 꼭 해야 돼요? 학교에서 안 배웠는데요.” 선생님이 안 가르쳐 줬으니 시험에 안 나올 거고, 그러니 점수하고는 상관이 없으니 하기 싫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시험에 안 나오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개념이라면 꼭 다루어야 한다. 수학 ‘실력’이 탄탄한 학생은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하든, 또 교육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상관없이 잘 적응한다. 또한, 대학 진학의 중요한 관문 중 하나인 수능시험은 전국의 학생들과 경쟁하는 상대평가이므로 어차피 ‘실력’으로 승부가 판가름 난다. 현재의 내신 점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실력을 키우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의 현재 실력을 잘 파악하여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어려운 문제를 접하게 하여 실력을 꾸준히 향상시켜 줄 필요가 있다. 약간은 숨이 차고, 땀이 나고, 힘이 들게 운동을 해야 진정한 운동의 효과가 나타나듯이 말이다.
Q. 선행 할까? 말까?
공교육에서는 고등수학 선행을 하지 말 것을 표방한다.
그러나 고등학교 2학년까지 수학을 끝내야하는 현실에서 아이들이 진학해서 따라가기에 어려움을 겪거나 수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엄마들은 학교 말만 듣고 선행을 안 해도 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줘야 하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수학은 그 양이 너무 많고 내용도 어려워서 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 속칭 ‘수포자’가 양산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1학년 과정인 ‘고등수학’ 정도만 고등학교 3년 내내 가르쳐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선행학습이 나의 자녀를 수포자 대열에서 건져 낼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선행학습은 다음과 같은 역효과가 있다.
첫째, 수학은 정말 어려운 과목이라고 여기게 되는데 이를 ‘discouragement(절망) 효과’라고 부른다. 중학교 수학은 분명히 중학생들에게는 어렵다. 아무리 수학 점수가 우수한 중학생이라도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그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수학을 들이대면 그걸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까? 선행학습을 하는 대부분의 중학생들은 고등학교 수학은 어렵다고, 그것도 너무 어렵고 힘들어한다. 그 때의 안 좋은 기억이 고등학교에 가서도 뇌리에 남아, 수학을 계속 어려워한다. 적당히 힘든 운동은 약이 되지만 지나치게 힘든 운동은 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둘째, 어설프게 선행학습을 하면 확실히 알지도 못하면서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는 ‘겉멋 효과’ 역시 오히려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
Q. 현실적으로 필요한 선행, 어떻게 할까?
-그럼에도 선행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왜? 학교에서 제대로 안 가르쳐 주니까.”
선행을 할 때에는 대충 진도만 빠르게 나간 후 다시 몇 번씩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과 원리 중심으로 문제풀이를 많이 해 기본기를 충실하게 다져준다. 한 번 선행할 때 제대로 배우게 해주는 셈이다. 처음에는 진도를 강조하던 부모들도 성적이 향상되는 효과를 보고 난 후에는 더 이상 비효율적인 진도 나가기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
Q. 개념, 원리 중심으로 가르치는 수학학원을 권하는데 말은 그렇게 해도 실제 엄마들 입장에서 주변에 이런 학원을 찾기가 어렵다. 대부분 막상 가보면 문제풀이 위주다. 중학생에게 맞는 학원 어떻게 찾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확한 테스트, 학생 수학 실력 파악, 개념 강의, 첨삭, 오답노트 등 체계적 시스템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수학교재의 경우 문제해결의 핵심인 정의를 이용한 공식증명과 활용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수학내용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되었는지, 수학의 다양한 내용과 문제를 지루하지 않게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교재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정도의 학원이라면 아이들을 믿고 맡겨도 된다.
수학은 기본에 충실하고 단순화하며 원리를 이해하여 문제를 풀다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이 목표로 하는 수준에 도달 할 수 있게 된다.
Q.수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과 없는 학생이 있다. 수준별로 수학에 접근하거나 공부하는 방식이 달라야 하지 않는지? 또, 학년별로 꼭 해둬야 하는 과정, 공부 방법은?
재능이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학생들도 고교 과정까지의 수학은 충분히 잘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학생들은 문제에서 요구되는 개념을 정확히 사용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개념 자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다. 답이 맞더라도 잘못된 접근이 꽤 된다. 이런 경우 상당 수준의 공부량과 더불어 문제를 해석하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무작정 풀기만 해서는 늘지 않는다. 성실한 학생들도 어려운 문제는 쉽게 포기하고 선생님이 알려주기만을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문제를 성실하게 푸는 것과 아울러, 몇 문제만이라도 골라서 다각도로 집요하게 시도해보는 그 자체로 수학 실력은 성장할 것이다.
“문제는 스스로 풀어야 수학에 힘이 생깁니다. 해설지를 보거나,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진짜 아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수학실력은 새롭고 낯선 문제나 혹은 문제를 풀다 장애를 만났을 때 해결해내는 힘입니다.”
(사진)옥동 분석수학학원 성태훈 원장
학성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졸업
전. 양지학원 원장
전. SKY수능연구소 소장
전. 옥동페르마학원 입시전략연구소 소장
전. 옥동 BE단과학원 원장
현. 서울대학교총동창회 이사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