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인 N서울타워

서울 꼭대기에서 나의 안부를 묻다

지역내일 2014-01-13 (수정 2014-01-13 오후 4:24:51)

누구나 높은 곳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음이 넉넉해지기 마련이다. 하늘아래 탁 트인 공간이 닫혔던 마음까지 흔들어 가슴 한 구석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아직 ‘2014’란 숫자가 익숙하지 않은 1월, 새해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새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N서울타워’를 추천한다. 커플들의 로맨틱 플레이스로 유명한 곳이지만, 나의 일상을 품은 서울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기분은 커플들의 달달함보다 더욱 달콤하다. 야경을 품고 내려오는 길에서 친숙한 하루의 일상이 낯설게 보이는 설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수정 리포터 jwm822@naver.com

타워




1. 마음까지 콩닥콩닥, 타워로 가는 세 가지 방법
옛 도성의 남쪽에 있다 해서 ‘남산’으로 불렸지만 이제 서울의 중심이 되면서 서울타워로 진입하는 방법은 사방에서 가능하게 되었다. 서울의 어지간한 곳에서 보이는 타워를 보고 걸으면 어디서나 남산공원에 이르게 된다. 2005년 4월까지는 일반차량도 타워아래까지 통행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주변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 올라가야 한다. 걷는 것이 싫다면 케이블카를 이용하거나 전기로 움직이는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남산 3호 터널을 지나자마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케이블카 매표소 입구까지 올라가는 것도 재미있다.
2, 3, 5번 세 가지 노선 순환버스는 지하철역과 연계 되어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산으로 오르는 버스로 느릿하게 움직이는 것이 운치 있다. 남산산책로를 따라 펼쳐지는 풍경에 발맞춰 느린 속도로 오르는 앙증맞은 모양새가 남산의 풍경과 조화를 이룬다.
아쉽게 순환버스는 타보지 못했지만 N서울타워보다 10년 전에 먼저 생긴 케이블카는 꼭 타보고 싶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와 금잔디, 두 남녀주인공의 로맨스장소인 이곳에서 이벤트를 준비하는 커플도 눈에 띄었다. 빨간 장미 꽃다발을 정성스레 안고 있는 청년의 상기된 모습에 덩달아 얼굴이 달아올랐다. 마침내 도보, 순환버스, 케이블카 세 가지 방법 중 케이블카를 편도로 이용, 남측 순환로를 따라 걸어내려 오기로 마음먹었다.




2. ‘2014 서울’을 보다. ‘남산 봉수대’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전망대에 오르기 전에 팔각정이 보인다. 팔각정 맞은편에 봉화를 피우는 5개의 봉수대가 보이는데 그 너머로 보이는 서울 시내가 장관이다. 또한 그곳에서 진행되는 봉화의식과 함께 전통문화 공연도 볼거리 중 하나다.
조선 근대까지 사용했던 이곳은 팔도 각지에서 올리는 봉수대의 마지막 종착지로써 전국의 상황을 봉화로 전달받았다. 결코 저급하지 않았던 그 시대의 통신수단과 지금 내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이 오버랩 되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곳에서 성장통을 앓고 있는 ‘2014 서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 쪽은 사라지고 다른 한 쪽은 생겨나는, 정신없이 변화하는, 생각할 겨를 없이 돌아가는, 긴장된 상황 속에서도 한국적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3. 마음의 자물쇠를 풀다. ‘자물쇠테라스’
봉수대와 팔각정에서 잠시 시간을 과거로 돌려 추억에 잠겼다면 펜스를 따라 죽 둘러 채워진 자물쇠를 보면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약속하는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자물쇠마다 서로의 앞날을 축복하고 영원을 기약하는 희망의 문구로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개별의 약속들이 무리를 이루니 진풍경이 따로 없다. 한때 관리나 조망의 문제로 철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타워 관리자들은 자물쇠 트리를 만들어 문제를 보강했다. 테라스 앞에 놓인 ‘하트의자’는 드라마 단골 촬영지로 알려져 커플들의 ‘포토 스팟’으로 인기 있는 아이템이다.
‘사랑의 자물쇠를 채웠으면 열쇠는 어디에 있을까? 영원히 풀지 못하도록 서로 꽁꽁 숨겨두겠지’라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분홍빛 달달한 기운이 도는 이곳에 가면 누구나 마음의 자물쇠가 열리게 된다.
‘다음엔 꼭 하트의자에 앉아봐야지.’




4. 걸음마다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남산 산책로’
한겨울 남산은 고즈넉하다. 관광버스와 순환버스를 제외하고 일반 차량의 진입을 금지했기 때문에 안전한 보행이 가능하다. S자로 굽어진 남측 산책로는 소나무 수풀림 탐방로를 비롯해 침엽수림이 많다. 5만 그루이상의 남산 토종 소나무들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로 상쾌해 진다. ‘포토아일랜드’라고 불리는 나무데크로 만든 전망대에서 N서울타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기념으로 남을 수 있다.
저녁 7시가 될 즈음 일몰이 시작되면 더욱 멋스럽다. 억새가 우거진 갓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짧은 1월의 단상이 발걸음 따라 이어진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바람도 차가워지지만 선물 같은 하루, 일상의 소중함에 누구나 표정이 밝아지게 된다. 아쉽게 전망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미련을 남겨야 다시 오고 싶은 법이니 나중을 기약하고 전망대 야경을 담아 내려왔다. 참고로 N서울타워는 365일 연중무휴, 전망대는 평일과 일요일 밤11시까지, 토요일은 밤 12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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