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풀어가는 수학세상 (44)

3D 프린터와 수학

지역내일 2013-12-06

총은 3D프린터로 제작된 부품 33개로 구성됐다. 나일론으로 된 손잡이 부분 등 일부를 제외한 모든 부품은 스테인리스강과 합금 등 금속 재질로 만들어졌다. CNN은 9일 "공개 영상에서 총기 전문가는 50발을 성공적으로 발사했고, 일부는 30m 떨어진 지점에도 명중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2013년 11월 10일 기사 중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3차원(3D) 프린터로 만든 인체기관을 안면기형 환자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과 포스텍 연구진은 22일 3D프린터로 기도 지지대를 개발, 몽골 소년 네르구이 바람사이(6)에게 최근 이식했다고 22일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2013년 11월 22일 기사 중에서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 중의 하나는 찍은 사진을 그 자리에서 확인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3D 프린터도 자신이 제작하고자 하는 대상을 불과 2시간 만에 실제와 똑 같은 모형으로 출력해 준다.

1980년대 초에 미국의 3D 시스템즈 회사에서 액체 플라스틱을 활용하여 3D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에 3D프린터는 제품을 생산하기 전에 실제와 똑 같은 시제품을 만들어서 제품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하여 완성도를 높이는 데 사용되었다. 그 후 관련기술이 발전하면서 산업 용도로 쓰이던 3D프린터의 쓰임새가 의료 분야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현재의 발전 속도면 미국에서는 10년 안에 3D프린터로 인체에 이식이 가능한 인공 심장을 출력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믿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3D프린터에도 미분법과 적분법이라는 수학의 원리가 담겨져 있다. 



3D프린터로 물체의 모형을 출력하는 과정은 3차원 디자인 → 디자인 분석 → 3차원 인쇄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먼저 3D 디자인 프로그램이나 3차원 스캐너를 활용하여 원하는 대상을 디자인 한 후에 정해진 양식으로 파일을 저장하고 디자인을 분석하게 된다. 이 디자인 분석 과정에 미분법의 원리가 이용된다.
미분법은 대상을 매우 잘게 쪼개서 분석하는 방법이다. 병원 진료에서 자주 사용되는 컴퓨터 단층 촬영(CT)이 한 가지 예이다. CT는 진료에 필요한 부분을 전체가 아니라 단면으로 나누어서 촬영한다. CT로 촬영한 단면을 분석하면 일반 X선을 이용했을 때보다 더 많은 사실들을 알아낼 수 있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진료가 가능해 진다.



디자인 분석도 대상을 단면으로 잘라서 특성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CT와 비슷하다. 디자인 분석에서는 미분하듯이 대상을 가로로 1만 개 이상의 얇은 조각으로 자른다. 우리가 나무를 가로로 자른 다음 잘린 면을 보고서 나무의 나이와 생장 조건 등을 알아내듯이, 디자인 분석에서도 각각의 단면을 분석하여 필요한 정보를 끄집어낸다.

이렇게 3D로 디자인한 대상의 분석이 끝나면 출력을 하게 된다. 출력은 쾌속 조형과 3차원 조각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3차원 조각기 방식이 디자인을 바탕으로 둥근 칼을 이용하여 합성수지를 깎아내며 출력을 한다면, 쾌속 조형 방식은 적분법의 원리를 이용하여 모형을 출력한다. 미분법이 대상을 매우 잘게 쪼개서 분석을 하는 과정이라면 적분법은 역의 과정으로 잘게 잘려진 각 단면을 모아 전체를 파악한다.
쾌속 조형 방식의 출력에는 종이 한 장보다도 더 얇은 약 0.01~0.08mm의 두께의 막(레이어)이 이용된다. 마치 직사각형 모양의 복사 용지를 한 장 한 장 가지런히 쌓으면 직육면체 형태가 되듯이, 3D 프린터도 아래에서 위로 한 층씩 얇은 막을 차례대로 차곡차곡 쌓아 올려 디자인한 물체의 모형을 만들어 낸다. 당연히 쌓아 올리는 막의 두께가 얇으면 얇을수록 정밀한 모형을 출력하게 된다.


필자는 학생들의 “도대체 수학은 왜 배워요?”라는 질문은 가급적 피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에 대해 원하는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 마지못해 배워야만 하는 과목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 부정적인 생각을 깨뜨리고 수학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줄만한 답을 아직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딱 아는 만큼만 세상을 본다’는 말이 있다. 3D 프린터의 예에서 보듯이 수학은 곳곳에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기초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제는 수학 없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수학은 우리에게 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리는 데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수학의 토대 위에서 발전하는 세상을 즐기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수학을 어려워하지도 말고 귀찮아하지도 않으면서 힘써 배워야만 한다는 생각을 해 볼 뿐이다.


궁금한 점은 아래의 블로그를 활용해 주세요.
Blog:http://blog.daum.net/istiger


진광고등학교 신인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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