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나라에 부러운 마음을 가질 때가 종종 있다. ‘우리에게 수학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인 면이 강한데, 이들 나라는 수학을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구나’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오늘은 수학 냄새가 물씬 나는 영화 ‘페르마의 밀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영화는 2007년 제12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상영작이지만 극장에서 정식으로 개봉되지는 않았다. 이 영화에서 다루는 내용은 미국 드라마 ‘넘버스’보다는 난이도가 낮으므로 제시되는 문제에 도전해 볼 만하다. 
‘갈로아, 힐버트, 파스칼, 올리바’로 알려진 네 명의 수학 고수들이 페르마라는 사람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편지를 받게 되면서 영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귀하께서 다음 문제의 정답을 내신다면, 물론 내시겠지만, 이번 주말에 있을 천재 수학자들의 모임에 초대받게 되십니다. 다음 수의 패턴을 찾으시오.
8-5-4-9-1-7-6-3-2
예를 다해서 페르마 올림
(참고: 영화에서 제시된 숫자는 5-4-2-9-8-6-7-3-1이다. 그러나 영화가 스페인어로 제작되었음을 감안하여 필자가 스페인어에 대응하는 영어로 바꿨음.)

이 문제를 해결한 네 명은 페르마의 편지에 적힌 미지의 성으로 피타고라스라는 작은 배를 타고가게 된다. 네 명 모두가 미지의 성 곡물 창고 한 귀퉁이의 작은 방에 모이자 PDA로 문제가 하나 전송된다.

여러분들에게 다음 문제를 해결할 1분이 주어졌습니다.
과자 가게 주인이 불투명 상자 세 개를 받았는데 각각의 상자에는 박하사탕, 아니스사탕, 박하사탕과 아니스사탕이 들어 있다. 각 상자에는 박하, 아니스, 혼합이라고 라벨이 붙어있다. 과자 가게 주인은 라벨이 모두 잘못 붙여져 있다고 한다.
상자 속 내용물을 모두 확인하기 위해서 최소한 몇 번 상자를 열어 봐야 하는가?

네 명은 일제히 문제를 풀기 시작하고 파스칼이 정답을 PDA로 전송했을 때는 제한된 시간 1분을 넘기는 순간이었다.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문을 열려고 하니 문이 열리지 않는다. 파스칼은 주어진 시간을 넘겨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방이 점점 좁아짐을 깨닫게 된다. 게다가 그들이 머물고 있는 방은 수수께끼가 모두 끝나거나 PDA가 부서지면 방이 완전히 압축되도록 설계 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네 명은 살아남기 위해 PDA로 전송되는 문제들을 차례차례 해결해 나간다. 그러나 마지막 문제 ‘어머니는 아들보다 21살이 많다. 6년 안에 아들은 어머니보다 5배 연하가 된다. 아버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PDA가 부서지며 방이 사방에서 압축되기 시작하자 그들은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는데...

제시되는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영화에 몰입하기는 매우 어렵다. 영화의 빠른 전개 때문에 주인공들이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풀이 과정 자체가 이해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영화는 영화대로 즐기자. 재미있게 영화를 본 다음에 인터넷을 검색하면 영화에서 제시되었던 문제들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때부터는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문제를 해결해 보자.
영화에 나오는 이런 유형의 문제들에는 기본적인 수학적 원리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힘으로 해결을 시도하다 보면 어느 사이에 숫자에 대한 감각과 계산 능력이 길러지고 문제 해결 능력도 향상되었음을 알게 된다.
페르마의 밀실에 나오는 문제 전체와 위 세 문제를 제외한 풀이들을 필자의 블로그에 탑재하였다. 관심 있는 독자들은 문제 해결에 도전해보기를 권한다.

●11월의 문제
제시되는 문제의 풀이 과정과 정답을 보내 준 독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하여 2명에게 필기용품 전문회사인 ㈜모나미(www.facebook.com/monami1963)에서 마련한 필기도구세트를 가정으로 배송해 준다.

위에 제시된 문제들 중 두 문제를 선택하여 풀어 본 후 12월 21일까지 반드시 풀이과정이 포함된 정답을 메일로 보내면(상품을 받을 분의 연락처와 주소도 함께), 12월 26일자 신문에 당첨자를 발표하고 상품은 1월 10일경에 발송할 예정이다.

10월의 문제 당첨자
김*목, 강원도 원주시 우산동
오*빈,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궁금한 점은 아래의 블로그를 활용해 주세요.
 Blog:http://blog.daum.net/istiger

진광고등학교 신인선 교사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