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전형적인 문과형’?
‘어머님 생각이 절대 틀렸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어색한 웃음을 띤 채 어머님과 상담을 시작할 때가 종종 있다. 바로 이런 말씀으로 시작하실 때가 그 중 하나다. “저희 아이는 영어는 잘 해요. 그런데 전형적인 문과형이라 그런지 수학은 한다고 해도 잘 안 돼요!”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이과형과 문과형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인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이다. 그 근거는 문ㆍ이과 제도에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선택과목의 문을 열어두는 것이지 문과/이과 그룹으로 크게 나누지는 않는다. 오히려 문이과 과목의 교차학습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 말은 곧 우리 학생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이과 쪽은 소질이 없어’라고 스스로를 정의 내리게 하는 것은 성급하고 위험한 생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수학이 주력 과목이 되는 ‘원래 문과형’이었던 아이들을 아주 많이 보게 된다. ‘편견’으로 아이들을 수학에서 더 멀어지게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큰 역할일 것이다.
수학은 해도 안 되는 과목?
현장에서 수업을 해 보면 실제로 아이들은 크게 3가지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수학적 감각이 좋아서 빠르게 습득하는 아이들, 보통의 속도를 가진 아이들, 그리고 보통보다는 조금 느린 속도를 가진 아이들이 그것이다. 속도가 느린 친구들은 앞의 두 경우를 보면서 스스로 먼저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칭찬 들을 일도,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경우도 없으니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사실 느리지만 자신에게 알맞은 적절한 설명과 자료를 활용해 공부해 나간다면 누구나 완성도는 생긴다. 속도는 개개인이 모두 다르지만 완성도는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 포인트가 아니라 완성도가 같을 수 있다는 사실이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지난 해 Y대 의대를 수능 전형으로 입학한 한 제자가 있다. 중학교 1,2학년까지는 중상위권 정도를 유지하던 학생이다. 위로 형이 교대를 입학한 경우였고, 부모님은 늘 “큰애랑은 다르게 실수도 많고, 늘 그 자리에요”라는 얘기를 하시며 걱정하셨다.
그러나 학생 스스로가 늘 겸손한 자세로 학습에 임했다. 아무리 쉬운 문제도 한 번 더 살피는 노력이 뒤따랐던 것이다. 기죽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학습을 하여 가족들의 예상을 넘어선 결과를 내고 목표를 이루었다.
김미라 원장
압구정 엠스퀘어 수학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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