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그림 찾기- 성내동 강풀 만화거리

그림으로 환해진 우리 동네 골목길

지역내일 2013-10-08

지난 9월 3일 성내 2동과 천호 3동의 ‘강풀 만화거리’ 준공식이 있었다. ‘강풀 만화거리’는 강동구의 ‘따뜻한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이다. 사업은 삭막해져가는 도시공간인 골목길에 재미있는 만화를 그려 넣어 활기를 불어 넣는다는 계획으로 진행되었다. 강동역 4번 출구 파크랜드 옆 골목길에서 시작된 성내 2동의 ‘강풀 만화거리’를 찾아보았다.   

강풀1
 
원작의 재해석으로 이루어진 벽화
어두운 골목길 담벼락에 그려진 형형색색의 그림들은 골목길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림은 강동구에 사는 웹툰 작가 강풀의 순정만화 시리즈 중 ‘그대를 사랑합니다’ ‘바보’ ‘당신의 모든 순간’ ‘순정만화’중에서 성내동 골목길의 정서에 맞는 것들 이었다. 벽화는 모두 23개로 총 1㎞ 길이로 천천히 걸으면서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 4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주제는 이웃 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부부의 사랑 등 강풀 작가가 말하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인 사랑을 다뤘다. 그리고 성내동의 숨은 이야기들도 함께 담아내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핑퐁아트’의 작가들과 선사고등학교미술부 학생들, 주민이 자원봉사로 참여해 그림을 완성해 나갔다. 그림들은 원작의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린 것이 아니라 원작을 읽은 벽화를 그린 작가들의 생각과 감정이 재해석되어 담겨졌다.  ‘가족사진’이라는 작품을 보면 원작에는 가족이 많지 않지만 독거노인이 많이 사는 성내2동의 특성상 다복하고 행복한 동네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에서 많은 가족을 그려 넣는 식이다. 
권오림 도슨트는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도슨트에 지원하게 되었다.
벽화 중에는 마중물을 부어 쓰던 펌프와 우물에 관한 그림이 있다. 그 그림 속 이야기는 성내동에 열 집에서 스무 집 정도로 집이 많지 않던 시절의 얘기다. 우물이 있던 벽화가 그려진 집 할머니가 우물터에 빨래오거나 물을 길러 온 사람들을 소찬으로라도 대접하던 이야기이다. 이웃 간의 정을 나누던 정감 있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져오는 것을 우물과 펌프를 그려서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강풀2


그림으로 달라진 골목길
벽화가 그려진 후 골목길에는 작은 변화가 하나 둘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강동구청 도시디자인과 장병조 디자인기획팀장의 말이다.
“벽화를 통해 옛날 골목길의 정서, 옛날의 따뜻했던 이웃 간의 정을 나누던 마음을 재현하기위해 시작 했습니다. 시작하고 보니 삭막했던 골목길이 밝아지고 주민들이 좋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벽화를 주제로 이웃 간의 대화가 많아지고 그림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걸을 수도 있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강풀 만화 거리의 도슨트로 활동하고 있는 권오림씨는 성내동에 살면서 벽화가 생긴 후 동네의 작은 변화를 몸소 느끼고 있다.
“쓰레기가 많이 줄었어요. 벽화가 없을 때는 골목길 담벼락에 몰래 쓰레기를 버리고 가던 사람들이 그림이 그려진 후에는 버리질 못하더라고요. 청소하는 아저씨들도 조금 더 신경 써서 깨끗이 치워줍니다. 어둡고 음침한 골목길에서는 담배 피우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하던 학생들도 그림이 그려진 후에는 그런 행동들을 확실히 자제하는 것이 제 눈에는 보여요. 큰 변화는 아니지만 그림으로 작은 변화들이 분명히 일어나고 있어요.”   
1단계 사업이 올해 진행되었고 2단계로는 성내2동 주민자치센터까지 벽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2015년까지 총 3㎞의 골목길 벽화 완성이 앞으로의 청사진이다.
강동구청 도시디자인과 김유선 주무관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
“골목길이 워낙 복잡하고 좁은 곳도 있다 보니 어디가 어딘지 모를 수 있거든요. 반드시
강동역 앞 파크랜드 옆 골목길 벽화 ‘강풀 만화 거리‘ 초입에 있는 벽화안내도를 꼭 확인하세요. 오래된 골목을 거닌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둘러 볼 때 실제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주거지인 만큼 다른 사람을 배려해서 조용히 관람하고 마시고 남은 캔 커피 같은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만화라는 가볍고 쉽게만 보이던 장르가 골목길의 예술로 새로 탄생하는 현장에서 만화의 또 다른 면을 만날 수 있었다. 성내2동 골목골목에서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그림을 찾아 가다 보면 뜻하지 않은 즐거움을 분명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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