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훈 전북대 교수 사회학
국제결혼 부부의 높은 이혼율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건수는 2000년 1498건에서 2012년 1만 887건으로 7.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한국인 부부의 이혼건수가 11만 7957건에서 10만 3429건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같은 시기 국제결혼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국제결혼 건수는 2000년 1만 1605건에서 2012년에는 2만 8325건으로, 12년 동안 2.4배 늘었다.
한국남성과 외국여성의 결혼 건수는 같은 기간 6945건에서 2만 637건으로 3.0배 증가하였고, 한국여성과 외국남성의 결혼건수는 4660건에서 7688건으로 1.7배 늘었다. 그렇지만 이혼 건수의 증가율 7.7배는 국제결혼 건수의 증가율 2.4배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국제결혼 부부의 연령 차이는 2000년 6.9세에서 2010년에는 12.1세로 확대되었다. 부부 간 연령 차이가 확대된 것은 이혼율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0년 기준, 국제결혼 부부의 평균 결혼 생활 지속 기간은 3.2년으로, 일반 한국인 부부의 14.0년에 비해 현저히 짧았다. 결혼 초기의 불화를 해소하지 못한 채 이혼으로 치닫는 국제결혼 부부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혼으로 인한 가족 해체는 당사자와 자녀에게 정서적·경제적 고통을 준다. 기존 연구 성과에 따르면, 사람들의 이혼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배우자의 사별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더 크다. 이혼한 부부는 물론이고 그 자녀들까지 가족 해체로 인해 극심한 정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해체된 다문화가족은 대다수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혼 가족의 94.5%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거생활이 불안정해, 전세·월세를 사는 이혼 가족의 비율은 일반가족보다 2배 정도 높다.
이혼 핵심원인은 의사소통 부재
이혼한 결혼이민자는 취업조건, 건강 수준 등에서도 열악하고, 차별대우를 경험한 비율도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결혼이민자의 사정은 더욱 어렵다. 그들은 한국사회의 주요 복지수혜 계층으로 등장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의 대량 해체가 발생하는 배경으로, 단기 단체관광식 맞선을 통해 배우자를 골라 결혼하는 관행을 지적할 수 있다. 불과 몇십분만에 배우자를 골라 국제결혼을 함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압도적 다수라는 점이 오히려 놀랍다. 수년에 걸친 연애기간을 거쳐서 결혼한 부부들도 이혼 대열에 가세하는 것이 오늘날 한국의 현실임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핵심은 부부 간 의사소통의 부재다. 여기서 의사소통은 '언어'를 매개로 하는 것만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소통은 언어는 물론이고, 다양한 형태의 몸짓을 통해 마음을 공유하는 행위를 뜻한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국제결혼 부부들은 언어가 잘 통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을 여러 가지 형태로 공유한다. 물론, 그 가정의 결혼이민자는 한국어도 쉽게 익힌다.
한국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는 일반 한국인 부부의 이혼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사소통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는 결혼이민자의 한국사회 적응을 고취해,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율을 낮추려는 의도에서 '한국어 교육'을 강조하지만, 그 효과는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표본조사 자료를 분석해보면, 결혼이민자의 한국어 능력이 높을수록 이혼 의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역설은 '의사소통'이 한국어로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만 설명될 수 있다.
가족의 소중함 알도록 해야
결혼이민자에 대한 한국어 교육만으로는 그 대책이 미흡하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배우자와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우리는 가족생활을 누구나 배우지 않고도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정부의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의 초점을 국제결혼 부부, 다시 말해 결혼이민자와 한국인 배우자의 가족생활 교육에 맞추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지원 이전에, 다문화가족 부부의 자발적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해체된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다양한 가족을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가족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중요하다. 한국사회에서 사는 사람들 모두가 가족이 주는 따스함을 유지하고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 세상 다른 어느 것도 가족의 가치를 대체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국제결혼 부부의 높은 이혼율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건수는 2000년 1498건에서 2012년 1만 887건으로 7.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한국인 부부의 이혼건수가 11만 7957건에서 10만 3429건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같은 시기 국제결혼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국제결혼 건수는 2000년 1만 1605건에서 2012년에는 2만 8325건으로, 12년 동안 2.4배 늘었다.
한국남성과 외국여성의 결혼 건수는 같은 기간 6945건에서 2만 637건으로 3.0배 증가하였고, 한국여성과 외국남성의 결혼건수는 4660건에서 7688건으로 1.7배 늘었다. 그렇지만 이혼 건수의 증가율 7.7배는 국제결혼 건수의 증가율 2.4배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국제결혼 부부의 연령 차이는 2000년 6.9세에서 2010년에는 12.1세로 확대되었다. 부부 간 연령 차이가 확대된 것은 이혼율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0년 기준, 국제결혼 부부의 평균 결혼 생활 지속 기간은 3.2년으로, 일반 한국인 부부의 14.0년에 비해 현저히 짧았다. 결혼 초기의 불화를 해소하지 못한 채 이혼으로 치닫는 국제결혼 부부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혼으로 인한 가족 해체는 당사자와 자녀에게 정서적·경제적 고통을 준다. 기존 연구 성과에 따르면, 사람들의 이혼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배우자의 사별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더 크다. 이혼한 부부는 물론이고 그 자녀들까지 가족 해체로 인해 극심한 정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해체된 다문화가족은 대다수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혼 가족의 94.5%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거생활이 불안정해, 전세·월세를 사는 이혼 가족의 비율은 일반가족보다 2배 정도 높다.
이혼 핵심원인은 의사소통 부재
이혼한 결혼이민자는 취업조건, 건강 수준 등에서도 열악하고, 차별대우를 경험한 비율도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결혼이민자의 사정은 더욱 어렵다. 그들은 한국사회의 주요 복지수혜 계층으로 등장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의 대량 해체가 발생하는 배경으로, 단기 단체관광식 맞선을 통해 배우자를 골라 결혼하는 관행을 지적할 수 있다. 불과 몇십분만에 배우자를 골라 국제결혼을 함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압도적 다수라는 점이 오히려 놀랍다. 수년에 걸친 연애기간을 거쳐서 결혼한 부부들도 이혼 대열에 가세하는 것이 오늘날 한국의 현실임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핵심은 부부 간 의사소통의 부재다. 여기서 의사소통은 '언어'를 매개로 하는 것만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소통은 언어는 물론이고, 다양한 형태의 몸짓을 통해 마음을 공유하는 행위를 뜻한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국제결혼 부부들은 언어가 잘 통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을 여러 가지 형태로 공유한다. 물론, 그 가정의 결혼이민자는 한국어도 쉽게 익힌다.
한국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는 일반 한국인 부부의 이혼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사소통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는 결혼이민자의 한국사회 적응을 고취해,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율을 낮추려는 의도에서 '한국어 교육'을 강조하지만, 그 효과는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표본조사 자료를 분석해보면, 결혼이민자의 한국어 능력이 높을수록 이혼 의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역설은 '의사소통'이 한국어로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만 설명될 수 있다.
가족의 소중함 알도록 해야
결혼이민자에 대한 한국어 교육만으로는 그 대책이 미흡하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배우자와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우리는 가족생활을 누구나 배우지 않고도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정부의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의 초점을 국제결혼 부부, 다시 말해 결혼이민자와 한국인 배우자의 가족생활 교육에 맞추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지원 이전에, 다문화가족 부부의 자발적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해체된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다양한 가족을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가족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중요하다. 한국사회에서 사는 사람들 모두가 가족이 주는 따스함을 유지하고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 세상 다른 어느 것도 가족의 가치를 대체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