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전 사장)
황보연 대표 국정원장 안가 수시 출입 … 원세훈 문자메시지로 인사 관련 언급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김중겸 전 한국전력 사장의 선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원장이 사용하는 안가에 외부인이 수시로 드나들며 인사청탁을 한 사실도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원 전 원장의 알선수재 사건 첫 공판에서 황보건설 황보연 대표는 금품제공과 인사청탁 사실 등을 시인했고, 검찰은 원세훈과 황 대표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 등을 관련 증거로 제시했다.
원 전 원장은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이 한전 사장으로 내정되기 한 달여 전인 2011년 7월18일 "지금 김사장 접촉 노출하면 좋지 않음"이라는 문자메시지를 황 대표에게 보냈다. 황 대표는 이후 자신의 부인에게 "내일은 김중겸 한전 사장 될 것"이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황 대표는 "원장님이 그렇게 얘기해서 문자를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세 사람은 이같은 문자를 주고받기에 앞서 함께 골프를 쳤다. 김 전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전 사장으로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황 대표는 진술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김 전 사장의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었다.
김 전 사장은 2011년 7월 한전 사장직에 응모, 같은해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장으로 일했다. 공모 당시 김 전 사장을 포함해 3명이 지원했지만 그가 미리 내정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검찰은 황 대표가 원 전 원장에게 국정원 직원의 인사청탁을 한 사실도 공개했다. 국장급 인사가 국정원의 인사방안에 반발해 좋은 곳으로 보내주든지 아니면 현직에 머물게 해달라는 부탁을 외부인사인 황 대표를 통해 원세훈에게 한 정황이 공개됐다. 황씨는 주로 메리어트 호텔의 국정원장 안가를 드나들며 이같은 인사청탁을 했다.
황 대표는 홈플러스가 인천 무의도에 연수원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고 청탁한 사실도 시인했다. 그는 "당시 테스코의 아시아 지역 연수원으로 무의도와 중국 상하이가 경합해 국익 차원에서 부탁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원 전 원장이 돈을 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현금을 와인 상자에 담아 원 전 원장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2010년 12월 29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현금 5000만원과 미화 1만 달러를 건넬 때는 "와인이 2병 들어가는 상자에 담으면 충분히 들어갔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검찰 조사 초기 원 전 원장에게 금품을 준 사실을 부인하다가 횡령 등 혐의로 구속수감된 뒤 진술을 번복했다.
변호인은 황 대표에게 "횡령과 사기대출 액수를 줄여주는 대가로 원 전 원장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한 것 아니냐"고 캐물었다. 실제로 황 대표의 구속영장에 기재된 횡령·사기대출 액수는 200억원을 넘었지만 기소 때는 60억원대로 줄었다. 그러나 황 대표는 "그런 천벌 받을 일은 안 한다"고 반박했다.
다음 재판은 10월8일 열린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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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연 대표 국정원장 안가 수시 출입 … 원세훈 문자메시지로 인사 관련 언급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김중겸 전 한국전력 사장의 선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원장이 사용하는 안가에 외부인이 수시로 드나들며 인사청탁을 한 사실도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원 전 원장의 알선수재 사건 첫 공판에서 황보건설 황보연 대표는 금품제공과 인사청탁 사실 등을 시인했고, 검찰은 원세훈과 황 대표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 등을 관련 증거로 제시했다.
원 전 원장은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이 한전 사장으로 내정되기 한 달여 전인 2011년 7월18일 "지금 김사장 접촉 노출하면 좋지 않음"이라는 문자메시지를 황 대표에게 보냈다. 황 대표는 이후 자신의 부인에게 "내일은 김중겸 한전 사장 될 것"이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황 대표는 "원장님이 그렇게 얘기해서 문자를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세 사람은 이같은 문자를 주고받기에 앞서 함께 골프를 쳤다. 김 전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전 사장으로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황 대표는 진술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김 전 사장의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었다.
김 전 사장은 2011년 7월 한전 사장직에 응모, 같은해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장으로 일했다. 공모 당시 김 전 사장을 포함해 3명이 지원했지만 그가 미리 내정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검찰은 황 대표가 원 전 원장에게 국정원 직원의 인사청탁을 한 사실도 공개했다. 국장급 인사가 국정원의 인사방안에 반발해 좋은 곳으로 보내주든지 아니면 현직에 머물게 해달라는 부탁을 외부인사인 황 대표를 통해 원세훈에게 한 정황이 공개됐다. 황씨는 주로 메리어트 호텔의 국정원장 안가를 드나들며 이같은 인사청탁을 했다.
황 대표는 홈플러스가 인천 무의도에 연수원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고 청탁한 사실도 시인했다. 그는 "당시 테스코의 아시아 지역 연수원으로 무의도와 중국 상하이가 경합해 국익 차원에서 부탁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원 전 원장이 돈을 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현금을 와인 상자에 담아 원 전 원장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2010년 12월 29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현금 5000만원과 미화 1만 달러를 건넬 때는 "와인이 2병 들어가는 상자에 담으면 충분히 들어갔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검찰 조사 초기 원 전 원장에게 금품을 준 사실을 부인하다가 횡령 등 혐의로 구속수감된 뒤 진술을 번복했다.
변호인은 황 대표에게 "횡령과 사기대출 액수를 줄여주는 대가로 원 전 원장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한 것 아니냐"고 캐물었다. 실제로 황 대표의 구속영장에 기재된 횡령·사기대출 액수는 200억원을 넘었지만 기소 때는 60억원대로 줄었다. 그러나 황 대표는 "그런 천벌 받을 일은 안 한다"고 반박했다.
다음 재판은 10월8일 열린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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