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대교 북단, 비둘기 침투를 막아라

지역내일 2013-07-31
시민이 정한 내년 서울시 사업… 영등포 49억 확보

'반포대교 북단, 비둘기 침투 방지망 설치' '치매노인 목욕물 햇빛으로 데우기' '공공도서관에 책 소독기 설치'…. 서울시민들이 택한 2014년 주민참여예산사업이 결정됐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6~27일 열린 '참여예산한마당'에서 내년도 사업 223개가 선정됐다. 예산으로 따지면 503억원에 달한다.

참여예산위원 212명 가운데 195명이 투표에 참여, 선택한 사업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색적인 사업들이 많다. 5000만원이 배정된 용산구의 '비둘기 침투 방지망 설치'가 그 중 하나. 반포대교 북단 하부공간에 비둘기가 침투해 도시미관과 보행환경을 해칠뿐더러 배설물로 인해 신종인플루엔자 감염 우려가 있다는 제안자 요청에 위원 69명이 동의했다.

양천구에서 제안한 햇빛발전사업은 특별히 치매노인 목욕을 위한 것. '목욕물을 데우겠다'는 취지에 위원 135명이 표를 던져 역시 5000만원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공공도서관에 책 소독기를 설치해달라는 강북주민 요청은 득표율 52.8%로 예산 3400만원이 배정됐고 성북구 주민들은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을 위한 교육·상담공간과 한국형 공익매장인 공정무역 매장을 요구, 각각 5900만원과 2억5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동네에서 반딧불이를 보게 해달라는 구로구 주민들 희망사항에도 88명이 찬성, 온수도시자연공원에 인공증식장과 습지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청소년과 노인이 함께 하는 교육·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강동구의 '꽃보다 할배 할매', 홀몸노인을 위한 노원구의 '생명사랑 콩나물 기르기', 성동구의 '장애인을 위한 올레길', 영등포구의 '장난감 나눔 + 시간제 돌봄센터' 등이 참여예산위원 선택을 받았다.

한편 자치구에 배정된 예산으로 따지면 영등포구가 7개 사업 49억1000만원으로 가장 많이 확보했다. 구로구와 성북구는 각각 14건과 10건에 40억3000만원과 38억원을 배정받아 뒤를 이었다. 반면 강남구와 마포구는 각각 2건 1억5000만원과 3건 2억8500만원으로 배정된 예산이 가장 적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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