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스 사업 진행하는 ‘한지로그리는세상’
원주시민 모여 함께 ‘예술로 연주하는 시장’
낡은 중앙시장을 문화전시공간으로 꾸밀 터
한때 원주 최고의 상권으로 군림하던 원주중앙시장. 그 영광이 희미해진 현재, 중앙 시장 2층 공간은 찾는 이 없어 버려진 공간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던 이곳을 원주의 예술작가들이 모여 창작 활동을 통한 전시와 공연 등으로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원주 예술인들의 모임 ‘한지로그리는세상(대표 윤보현)’이 그들이다. 더위 속에서도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예술로 연주할 시장 생각에 여념이 없다.
●작은 동아리에서 다양한 예술인 모임으로
‘한지로그리는세상’은 8년 전 한지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모여 만든 모임이다. 12명의 주부가 모여 한지 작업을 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던 단체였다. 현재는 각 예술분야의 작가까지 합쳐 21명의 회원이 모인 단체가 되었다.
이들이 모이게 된 계기는 강원문화재단의 레지던스 지원 사업이다. 레지던스 사업이란 폐교나 버려진 공간 등을 전시나 공연 같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통해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진행하는 곳 중 하나가 중앙시장 2층 유휴공간이다. 한지로그리는세상이 무더위 속에도 함께 모여 작업하는 이유가 바로 이 공간을 재탄생시키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움직임, 사업의 이름이 ‘예술로 연주하는 시장’이다. 윤보현 대표는 “대형마트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이웃들에게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시장의 포근함과 추억을 되찾아 주고 싶었다” 고 전했다.
●참여 작가들의 이색 전시
강원문화재단 레지던스 지원 사업을 발표하는 9월 27일~10월 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참여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작품전시회를 통해 개인전을 선보이는 현재열 작가는 ‘오늘은 신나는 날’ 을 주제로 퍼레이드를 하는 신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전통등’ 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같은 시간에 윤보현 작가와 함께 한지와 소리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는 재클린 작가는 영화 연극 전시 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 작업을 하는 작곡가 겸 음반 프로듀서다. 그는 공간에 오브제를 구성해 소리를 설치하는 형태의 전시를 주로 선보인다. 윤보현 작가는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형태의 이번 작품 ‘빛 속을 흐르는 소리’는 한지조명에 음악을 더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시장에 흐르는 음악
9월 27일 오후 7시에는 솔로 드럼 아티스트 양태석의 사운드퍼포먼스 ‘Rhythm of silence’ 공연이 펼쳐진다. 드럼은 보통 다른 악기와 협연을 주로 하는 악기지만 이 공연은 멜로디 없이 리듬만 이어지는 드럼의 박진감 넘치는 연주로만 이루어진다. 자칫 단조롭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드럼의 화려한 사운드퍼포먼스로 날려준다.
같은 날 오후 7시 30분에는 클래식 작곡가 김윤경의 실내악 오케스트라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깔끔하고 정리된 클래식 공연장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낡고 허름한 중앙시장에서 ‘현대음악 전통시장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원주의 삶을 표현하는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 박종령 지휘자와 원주 흰여울 어린이 합창단이 함께하는 공연도 마련되어 있다.
●한지·민요 등 시민이 함께하는 사업
이번 레지던스 사업발표회에는 작가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함께 한다.
7월부터 9월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중앙시장 2층 작가작업실에서 ‘한지등 만들기’ 강습을 통해 만든 시민들의 작품으로 27일 시장을 밝힐 예정이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등 재료비는 1만원이며 강습료는 무료. 만든 한지등 작품은 전시가 끝난 후 가져갈 수 있다. 저녁 시간이 어려운 사람은 수요일 오전 10시 강습을 이용하면 된다. 이미 작가·상인·시민들이 모여 200개 이상의 작품을 완성했다.
지난 7월 2일부터 8월 13일까지 매주 화요일에는 1시간 동안 중앙시장 2층 믿음찻집에서 한국전통예술단 ‘아울’의 장미애 강사가 민요교실을 진행했다. 이번 주 부터는 본격적인 공연연습을 시작해 9월 27일 열리는 ‘예술로 연주하는 시장’의 한 부분을 우리 가락으로 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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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리 리포터 vivian8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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