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목숨 끊은 경찰관 상반기에만 10명 … 의경 성매매 '물의'
군산 경찰관 살인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경찰관의 자살, 성매매 사건도 잇따르면서 경찰 조직 내부가 어수선하다. '유능하고 투명한 경찰' '소통'을 강조한 4개월 전 이성한 청장의 취임사가 무색하게 복무기강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라우마 센터' 아직 문 안 열어 = 올해 들어 최근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관만 1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새벽 1시 30분 전남 목포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 A(41)씨가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사망했다. 혼자 사는 A씨는 전날 오후 누나 집에 들렀다가 술을 마시고 누나 부부와 말다툼을 벌인 후 우발적으로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남 지역 모 경찰서에 근무해온 경찰관이었지만 최근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돼 해임, 소청을 제기한 상태였다.
5일에는 채무 문제로 고민하던 경찰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에서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B(45) 경위가 번개탄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다. B 경위는 "빚 때문에 매우 힘이 들었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2010년 송파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에 1억여원을 투자했다가 사업이 취소되면서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에는 전주에서 30대 경찰관이 당직 근무 중 외딴 아파트에서 몸을 던지는 사건이 있었다. 채무관계도, 감찰조사를 받은 적도 없던 해당 경찰관은 유서도 남기지 않아 경찰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자살한 경찰관은 10명이다. 7월 이후 사건들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자살 경찰관이 2011년 13명, 2012년 18명임을 고려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강소영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에 따르면 경찰공무원(경위급)의 가장 큰 자살 요인은 '우울증'으로 조사됐다. 직접적인 원인은 가정불화, 개인비리, 이성문제 등 개인차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빈번한 사건처리, 야간근무 등으로 높은 스트레스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자살 위험도 높다.
경찰청은 지난 6월 보라매병원과 경찰관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상담 치유를 위한 '경찰 트라우마 센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달여가 지난 아직도 사무실을 개소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19일쯤 시범사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심리상담 전문기관과 연계해 일선 경찰관들에 대한 심리상담을 본격적으로 실시한 것은 불과 지난 5월이다.
◆성폭력예방 연극단 의경이 성매매 = 군 연예병사 성매매 사건에 이어 경찰에서도 연극단 소속 의경이 성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성폭력·학교폭력 예방 연극을 전문으로 하는 인천경찰청 무지개연극단 소속 의경이 유사성매매 업소에 출입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경찰청 생활안전과는 무지개연극단 소속 C(23) 일경이 지난 4월 중순 외박을 나가 유사성매매 업소에 출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남동구의 한 유사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던 중 업소 전화기록에 C 일경의 전화번호가 있는 점을 발견, C일경을 추궁한 끝에 업소 출입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C일경을 다른 부대로 전출시키고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인천경찰청은 무지개연극단 해체도 검토하고 있다.
의경 8명으로 구성된 무지개연극단은 2008년 유괴·성폭력 예방을 위해 신설된 후 매년 100개 안팎의 학교를 돌며 연극과 뮤지컬 공연을 벌여왔다.
한편 경찰은 최근 군산 경찰관 살인사건 이후에도 조직 내에서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성한 청장은 지난 5일 복무기강 확립을 재강조하는 지시를 일선에 하달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군산 사건이 준 충격이 큰 가운데 불미스런 일들이 이어져 주시하고 있다"며 "발생통계적으로는 두드러진다고 보기 어렵지만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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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경찰관 살인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경찰관의 자살, 성매매 사건도 잇따르면서 경찰 조직 내부가 어수선하다. '유능하고 투명한 경찰' '소통'을 강조한 4개월 전 이성한 청장의 취임사가 무색하게 복무기강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라우마 센터' 아직 문 안 열어 = 올해 들어 최근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관만 1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새벽 1시 30분 전남 목포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 A(41)씨가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사망했다. 혼자 사는 A씨는 전날 오후 누나 집에 들렀다가 술을 마시고 누나 부부와 말다툼을 벌인 후 우발적으로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남 지역 모 경찰서에 근무해온 경찰관이었지만 최근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돼 해임, 소청을 제기한 상태였다.
5일에는 채무 문제로 고민하던 경찰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에서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B(45) 경위가 번개탄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다. B 경위는 "빚 때문에 매우 힘이 들었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2010년 송파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에 1억여원을 투자했다가 사업이 취소되면서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에는 전주에서 30대 경찰관이 당직 근무 중 외딴 아파트에서 몸을 던지는 사건이 있었다. 채무관계도, 감찰조사를 받은 적도 없던 해당 경찰관은 유서도 남기지 않아 경찰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자살한 경찰관은 10명이다. 7월 이후 사건들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자살 경찰관이 2011년 13명, 2012년 18명임을 고려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강소영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에 따르면 경찰공무원(경위급)의 가장 큰 자살 요인은 '우울증'으로 조사됐다. 직접적인 원인은 가정불화, 개인비리, 이성문제 등 개인차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빈번한 사건처리, 야간근무 등으로 높은 스트레스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자살 위험도 높다.
경찰청은 지난 6월 보라매병원과 경찰관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상담 치유를 위한 '경찰 트라우마 센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달여가 지난 아직도 사무실을 개소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19일쯤 시범사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심리상담 전문기관과 연계해 일선 경찰관들에 대한 심리상담을 본격적으로 실시한 것은 불과 지난 5월이다.
◆성폭력예방 연극단 의경이 성매매 = 군 연예병사 성매매 사건에 이어 경찰에서도 연극단 소속 의경이 성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성폭력·학교폭력 예방 연극을 전문으로 하는 인천경찰청 무지개연극단 소속 의경이 유사성매매 업소에 출입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경찰청 생활안전과는 무지개연극단 소속 C(23) 일경이 지난 4월 중순 외박을 나가 유사성매매 업소에 출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남동구의 한 유사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던 중 업소 전화기록에 C 일경의 전화번호가 있는 점을 발견, C일경을 추궁한 끝에 업소 출입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C일경을 다른 부대로 전출시키고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인천경찰청은 무지개연극단 해체도 검토하고 있다.
의경 8명으로 구성된 무지개연극단은 2008년 유괴·성폭력 예방을 위해 신설된 후 매년 100개 안팎의 학교를 돌며 연극과 뮤지컬 공연을 벌여왔다.
한편 경찰은 최근 군산 경찰관 살인사건 이후에도 조직 내에서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성한 청장은 지난 5일 복무기강 확립을 재강조하는 지시를 일선에 하달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군산 사건이 준 충격이 큰 가운데 불미스런 일들이 이어져 주시하고 있다"며 "발생통계적으로는 두드러진다고 보기 어렵지만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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