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암동 주택가에 위치한 서덕희씨의 공방. 주택가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공방을 알리는 작은 표지하나 없었지만 대문 사이에 보이는 아담한 정원과 멋스러운 벤치는 지나가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서씨의 공방에는 퀼트와 그림, 비누공예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최근에는 새롭게 배우고 있는 민화에 푹 빠져있다는 그녀에게 작품 활동은 긍정적 에너지를 주고 있었다. 이런 서씨가 푹 빠져 있는 또 하나! 바로 음식이다. 음식으로 치유할 수 없는 병은 어떤 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다는 서씨의 남다른 음식 철학. 음식으로 치유 경험을 했다는 그녀에게 힐링푸드에 대해 들어보았다.
갑자기 찾아온 허리통증, 전신 마비도 함께 찾아와
서씨가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오년 전부터이다. 한참 아이들에게 손이 많이 가는 시기였고 미술학원을 경영해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몸이 지치자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도 많아졌다. 잠시도 쉴 틈 없이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갑자기 허리에 통증이 시작되었다. 시작은 허리 통증이었지만 차츰 몸 전체가 말을 들지 않은 마비 증상도 나타났다. 병원에서 블랙디스크 진단을 받았고 입원 치료가 시작되었다. 통증이 심했지만 이를 악물고 꾸준한 치료를 받았다. 빠른 일상으로 복귀, 그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치료 중 나타난 또 하나의 복병! 몸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지만 약물 복용 때문인지 피부트러블이 나타났다. 가려움증은 치료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심해지는 피부트러블 때문에 우울감 까지 생겼다. 그때 서씨가 선택한 치유 방법이 바로 음식이었다. 힐링푸드가 답이라고 확신했다.
힐링 푸드의 시작은 천연양념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었다고 해도 화학조미료를 사용해 맛을 냈다면 맛이 개운할 리 없다. 당연히 건강에도 독이다. 서씨는 외식을 줄이고 양념을 손수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음식에 사용하는 양념이나 조미료는 집에서 손수 담근 간장과 된장을 기본으로 했다. 달콤새콤한 오미자를 발효시켜 재료의 맛과 향을 살리는 드레싱이나 소스로 만들어 쓰고 설탕과 소금 대신 효소를 사용한다. 생선조림이나 육류요리에 단맛이 강한 매실청을 넣으면 설탕의 양을 줄일 수 있고 소화에도 효과적이다. 또 라면이 꼭 먹고 싶을 때는 라면 스프를 사용하지 않고 고춧가루와 멸치, 홍합, 새우가루, 김가루, 다진파, 다진마늘을 넣어 맛을 낸다. 서씨는 잘 발효된 된장과 간장, 발효액은 몸의 면역력을 키워주고 에너지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힐링 효과를 가져다주는 최고의 천연양념이라고 강조했다.
이것이 바로 힐링푸드다!
힐링 푸드는 멀리 있는, 혹은 진귀한 음식이 아니다. 서씨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적절히 사용하면 ‘치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바쁜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도 많고 병도 많다. 아플 때마다 약을 복용한다면 단기 효과는 있겠지만 완전한 치유는 되지 않는다. 약을 구해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이다. 두통이 있다면 붉은 팥과 무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위장장애가 있다면 감자와 브로콜리가 좋다. 이렇게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찾아먹는 것, 이것이 바로 힐링푸드다.
여름에는 장아찌 즐겨 먹어
음식이라면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챙기는 서씨. 더운 여름 서씨의 입맛을 돋우는 음식은 무엇일까. 서씨는 여름에는 장아찌를 즐겨먹는다고 한다. 특히 매실과 아카시아 꽃으로 만든 발효액을 섞어 담근 장아찌가 좋다. 향이 너무 강한 파, 마늘은 가급적 줄이고 손수 담근 집간장, 된장, 고추장과 곡물가루에 엿기름을 넣고 오랜 시간 삭힌 조청, 소금, 현미유와 현미식초, 들기름, 들깨 등을 사용해 담은 장아찌는 입맛 없는 여름에 딱이다. 그리고 패스트푸드나 이온음료보다는 더울수록 오히려 따뜻한 차가 건강에 좋다.
무엇보다 제철 음식이 최고!!
제철에 나는 음식은 영양이 풍부해 지친 기운을 되살리는 데 최고다. 요즘은 계절에 관계없이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각종 스트레스와 과로로 지친 현대인일수록 제철 음식을 챙겨 먹어야 한다. 제철 음식만 잘 챙겨 먹어도 따로 건강을 챙기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건강한 몸은 건강한 정신을 만든다.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말이 있다. 또한 건강할 때 건강을 챙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더 많이 배우고 느끼는 시간 가질 것
꾸준한 음식으로 몸과 마음의 치유가 가능했다는 서씨에게 음식은 그만큼 소중하다. 정성들여 음식을 만들어 가족들과 먹은 시간은 최고로 즐겁다. 매시간 건강하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서씨는 앞으로의 시간들을 더 소중하게 쓸 것이라고 한다. 소소한 것들에 시선을 줄 수 있는 여유를 갖고 배우고 싶은 것들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 이것이 서씨의 바라는 앞으로 시간들이다.
김미용 리포터samgi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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