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사기극 … 800억원대 또다른 금융사기 준비도
전직 경찰과 은행원까지 가담한 '100억원 위조수표' 사기극이 총책 나경술(51)씨와 최영길(61)씨가 검거되면서 일단락됐지만 회수되지 않은 96억여원의 행방이 묘연하다.
검거된 나씨는 검거당시 800억원대의 또다른 금융사기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100억 위조수표 사건'을 수사해온 경기경찰청 수사과는 15일 자기압 수표 위조 및 현금 인출 사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총책 나씨와 바지사장 최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10분쯤 강남의 한 골목에서, 최씨는 13일 오전 1시42분쯤 부산의 친척 집에 숨어 있다 각각 검거됐다. 경찰은 이들 3명을 포함해 앞서 2명을 구속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31명을 입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사건을 공모한 뒤 지난달 12일 국민은행 수원 정자지점에서 바지사장 최영길을 통해 100억원짜리 변조수표를 최씨 법인 명의 계좌 2곳에 50억원씩 분산 이체, 인출해 나눠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나씨는 지난해 10월 범행을 계획하고 바지사장 최씨 등 백지수표공급책·자금 및 전주 소개책·은행알선책·경비제공책·위조책 등 각자 역할을 분담,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사채업자 김 모(42)씨가 1억110만원짜리 수표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은행 한강로지점 차장 김 모(42)씨는 내부적으로 1억110만원짜리 수표를 발행한 것처럼 처리하고, 실제로는 '백지'상태의 진본 수표를 나씨에게 건넸다. 위폐 감별기가 수표용지의 진위 여부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나씨는 6월 11일 100억 수표 주인 박 모(42 사채업자)씨로 부터 일련번호 중 끝에서부터 3자리가 가려진 100억원 수표 사본을 받고 같은날 오후 9시쯤 퀵서비스를 이용해 위조책에게 넘겼다.
국립과학연구소 감정결과 100억원 위조수표는 1억1000만원 정상적인 백지수표에 일련번호를 지운 뒤 잉크젯 프린터 이용,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97억원은 미 달러로, 3억원은 현금으로 인출했다. 달러는 명동 사채시장이나 금융권을 통해 대부분 환전됐다.
분배는 범죄의 기여도에 따라 나눴다. 이번 범행을 계획한 총책 나씨는 18억9000만원, 자금을 조달한 사채업자 김 모씨 33억3000만원, 전직 경찰인 최씨 3억1000만원, 그외 은행알선책 4명 24억원, 환전·인출책 7명 9억원, 범죄수익금 은닉책 7억7000만원 수표위조책 1억원 등으로 각각 배분됐다.
나머지 3억원은 대부업체나 금융권에 환전 수수료로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현재 경찰이 압수한 환수금은 나씨가 소지하고 있던 수표 5000만원을 포함해 3억6000만원이 전부다.
경찰은 미 회수한 96억4000여만원(환전 수수료 포함)에 대한 환수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피해액을 모두 환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나씨는 검거 당시 800억원대 금융사기를 준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 김 차장으로부터 건네 받은 800억원의 잔고가 찍힌 가짜 통장을 보여주고 재력가로부터 진짜 통장을 빼돌리는 수법의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잔당 검거와 피해액 회수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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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과 은행원까지 가담한 '100억원 위조수표' 사기극이 총책 나경술(51)씨와 최영길(61)씨가 검거되면서 일단락됐지만 회수되지 않은 96억여원의 행방이 묘연하다.
검거된 나씨는 검거당시 800억원대의 또다른 금융사기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100억 위조수표 사건'을 수사해온 경기경찰청 수사과는 15일 자기압 수표 위조 및 현금 인출 사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총책 나씨와 바지사장 최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10분쯤 강남의 한 골목에서, 최씨는 13일 오전 1시42분쯤 부산의 친척 집에 숨어 있다 각각 검거됐다. 경찰은 이들 3명을 포함해 앞서 2명을 구속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31명을 입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사건을 공모한 뒤 지난달 12일 국민은행 수원 정자지점에서 바지사장 최영길을 통해 100억원짜리 변조수표를 최씨 법인 명의 계좌 2곳에 50억원씩 분산 이체, 인출해 나눠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나씨는 지난해 10월 범행을 계획하고 바지사장 최씨 등 백지수표공급책·자금 및 전주 소개책·은행알선책·경비제공책·위조책 등 각자 역할을 분담,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사채업자 김 모(42)씨가 1억110만원짜리 수표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은행 한강로지점 차장 김 모(42)씨는 내부적으로 1억110만원짜리 수표를 발행한 것처럼 처리하고, 실제로는 '백지'상태의 진본 수표를 나씨에게 건넸다. 위폐 감별기가 수표용지의 진위 여부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나씨는 6월 11일 100억 수표 주인 박 모(42 사채업자)씨로 부터 일련번호 중 끝에서부터 3자리가 가려진 100억원 수표 사본을 받고 같은날 오후 9시쯤 퀵서비스를 이용해 위조책에게 넘겼다.
국립과학연구소 감정결과 100억원 위조수표는 1억1000만원 정상적인 백지수표에 일련번호를 지운 뒤 잉크젯 프린터 이용,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97억원은 미 달러로, 3억원은 현금으로 인출했다. 달러는 명동 사채시장이나 금융권을 통해 대부분 환전됐다.
분배는 범죄의 기여도에 따라 나눴다. 이번 범행을 계획한 총책 나씨는 18억9000만원, 자금을 조달한 사채업자 김 모씨 33억3000만원, 전직 경찰인 최씨 3억1000만원, 그외 은행알선책 4명 24억원, 환전·인출책 7명 9억원, 범죄수익금 은닉책 7억7000만원 수표위조책 1억원 등으로 각각 배분됐다.
나머지 3억원은 대부업체나 금융권에 환전 수수료로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현재 경찰이 압수한 환수금은 나씨가 소지하고 있던 수표 5000만원을 포함해 3억6000만원이 전부다.
경찰은 미 회수한 96억4000여만원(환전 수수료 포함)에 대한 환수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피해액을 모두 환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나씨는 검거 당시 800억원대 금융사기를 준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 김 차장으로부터 건네 받은 800억원의 잔고가 찍힌 가짜 통장을 보여주고 재력가로부터 진짜 통장을 빼돌리는 수법의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잔당 검거와 피해액 회수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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