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성태제)은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응시자수는 621,336명으로 지난 2012년 응시자 648,946명에 비해 약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6개 시·도별 수능 성적을 보면 제주가 4개 영역(언어, 수리가, 수리나, 외국어) 모두 표준점수 평균에서 전국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반면 인천은 수리가 영역(8위)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영역 언어·수리나·외국어 모두 전국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또한 인천은 성적 상위그룹인 1·2등급의 비율이 낮은 반면 하위그룹인 8·9등급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는 언어와 수리나 영역에서 1,2등급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모든 영역에서 8, 9등급 비율은 가장 낮게 나타났다.
지역학교 간 표준점수 편차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 영역은 최고 학교 평균이 122.3점인 데 반해 최저 평균이 53.4점을 기록, 68.9점의 편차를 기록해 70.5점의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성적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나 영역 역시 57.2점으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심한 편차를 기록했다.
<표 > 시도별 표준점수
시도 | 언어 | 수리가 | 수리나 | 외국어 | ||||
평균 | 표준편차 | 평균 | 표준편차 | 평균 | 표준편차 | 평균 | 표준편차 | |
서울 | 99.1 | 20.6 | 102.3 | 19.5 | 99.1 | 20.5 | 100.1 | 20.7 |
부산 | 101.6 | 18.3 | 100.7 | 17.8 | 101.1 | 18.6 | 100.1 | 18.7 |
대구 | 103.2 | 17.5 | 101.6 | 17.9 | 101.8 | 18.6 | 102.4 | 18.7 |
인천 | 97.8 | 19.8 | 99.2 | 18.1 | 97.5 | 18.1 | 95.0 | 18.5 |
광주 | 103.3 | 17.4 | 103.2 | 17.6 | 103.1 | 19.0 | 102.7 | 18.1 |
대전 | 100.0 | 19.3 | 95.8 | 18.8 | 97.8 | 19.2 | 99.8 | 19.3 |
울산 | 99.2 | 18.4 | 102.4 | 17.2 | 99.8 | 17.9 | 98.0 | 17.6 |
경기 | 98.2 | 20.6 | 101.0 | 19.8 | 97.8 | 19.4 | 97.6 | 20.0 |
강원 | 99.4 | 20.0 | 96.7 | 19.3 | 99.1 | 18.2 | 98.4 | 19.2 |
충북 | 101.0 | 18.1 | 95.3 | 18.5 | 99.6 | 17.9 | 98.9 | 17.7 |
충남 | 100.0 | 19.6 | 94.8 | 20.8 | 99.9 | 19.0 | 97.8 | 19.5 |
전북 | 102.0 | 18.5 | 92.2 | 19.2 | 101.3 | 19.1 | 99.9 | 18.6 |
전남 | 98.8 | 19.5 | 93.6 | 20.0 | 98.7 | 18.3 | 96.8 | 18.9 |
경북 | 99.8 | 19.7 | 94.8 | 19.9 | 100.0 | 18.7 | 98.3 | 19.2 |
경남 | 98.4 | 20.1 | 94.7 | 19.5 | 98.8 | 18.5 | 97.4 | 19.0 |
제주 | 104.2 | 17.9 | 107.0 | 15.6 | 104.1 | 19.0 | 104.0 | 17.8 |
전체 | 99.6 | 19.8 | 99.1 | 19.5 | 99.3 | 19.2 | 98.9 | 19.5 |
수시 집중 탓 수능은 소홀
사실 인천은 타 시도에 비해 대학 입시성적이 나쁜 편은 아니다. 다만, 모의고사나 수능 같은 전국 단위 시험에서는 결과가 좋지 못한 편이다. 인천이 유독 수능에 약한 이유는 뭘까?
시 교육청 관계자는 “타 지역은 수능 60%, 수시 40%의 비율로 대학에 진학하는 데 반해 인천은 수시 70%, 수능 30%의 비율”이라며 특히 “인천 지역 상위권 학생들이 수시에 집중하는 경향이 타 시도에 비해 두드러지는 만큼 수능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1·2등급의 성적 우수학생이 고등학교 2학년 말부터 수시에 치중하기 때문에 수능은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 교육청은 “일선 학교들이 수시 위주의 대입 전략을 치중하는 만큼 수능 성적까지 신경 쓰기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지만 점차 입시지도를 수시 위주에서 정시와 수시의 적절한 균형이 맞도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진학 방식의 문제
또 다른 이유는 고등학교 진학 방식의 구조적인 문제다. 다른 시도는 일반계 고등학교의 정원이 부족한 편이라 중학교 때 성적이 좋지 못하면 일반계고에 진학하지 못하는데 비해 인천은 일반계고 정원이 여유로운 편이라 중학교 때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까지도 일반계고로 진학할 수 있다. 때문에 고교 진입 장벽 자체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실시하는 전국 단위 모의고사 결과에서도 인천은 전국 최하위 성적을 기록한 바 있어 일반계 고등학교 진학방식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타 지역은 하위 성적 86% 이하는 일반계 고교 진학 기회를 규제하는 데 반해 인천은 일반계 고교 진학 희망자 전원이 진학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습 부진이 우려되는 성적 86% 이하의 최하위권 학생은 2260명으로 학교당 30명, 학급당 3명 정도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시 교육청은 “하위 성적 학생들에게 다양한 직업교육을 유도하고, 예체능 희망자의 진로 상담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성적 우수 학생 탈 인천 현상
공부를 잘하는 우수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실제로 이번 성적 결과 전라도 광주는 성적이 우수한데 비해 주변 지역인 전남은 성적이 좋지 못했다. 우수한 학생들이 광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천의 우수한 학생들 역시 서울이나 경기 지역의 신도시로 초교 졸업 무렵 일찌감치 이사를 가거나 고교 진학을 앞두고 특목고나 명문고 등을 목표로 인천을 벗어나는 경향이 크다.
시 교육청은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학력향상 선도학교를 지정해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명문 학교로 육성해 외부로의 인재 유출을 막고 기초학력 미달학생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수능 점수 꼴찌라는 불명예를 벗겠다”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나마 체면치레를 한 곳도 있다. 인천 강화군은 언어·수리나·외국어 등 3개 영역에서 점수가 많이 오른 30개 시·군·구에 포함됐다. 또 남동구는 수리가·수리나·외국어 등 3개 영역에서 1·2등급 비율 상승 상위 30개 시·군·구에 포함됐다.
이외에도 1·2등급 비율이 많은 30개 시·군·구에 중구가, 표준점수 상위 30개 시·군·구에는 연수구가 포함된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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