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은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 활동가
이번주 홍수가 예보됐다. 이례적으로 전선이 남하하며 시작되는 '거꾸로 장마'를 시작으로 올 여름 내내 이전보다 강력한 강수가 계속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장마가 예보되자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강남역은 또 워터파크가 되나?', '강남에 있는 저희 회사에서 장마에 대비하라는데 장화를 사야 하나요?' 등 비아냥과 불안 섞인 반응이 넘쳐나고 있다.
2010년부터 강남역 일대 침수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첫해는 원인도 모른 채 당했지만 2011년 발표된 감사원 특정감사와 2012년 발표된 서울시 자체감사 등을 통해 이제는 그 원인의 가닥을 잡았다.
'100년만의 폭우였다'는 주장만 앵무새처럼 반복
알려졌다시피 2호선 강남역과 삼성역 강남신축사옥을 편리하게 연결하기 위한 지하통로를 승인하기 위해 서초구가 각종 편법을 무릅썼다.
강남역이 침수될지도 모르는 중대한 사안을 두고 삼성 측의 요구대로 모든 공사를 승인해주고 나서 하수관거 설계 변경 가능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관련 수치를 조작하는 등 무리수를 둔 것이다.
서울환경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는 지난 5월 두차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물이 흘러가야 할 방향에서 나타난 높은 벽과 급격한 각도 변경 등을 보면 전문가가 아니어도 왜 이곳에 홍수가 나는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러나 서초구 반응은 황당하다. 하수관 설계변경과 관련한 지적에 대해서 일언반구 대응이 없다.
설계변경이 부당한지 정당한지, 그로 인한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 어느 선에서 판단을 잘못한 건지 무엇 하나 속시원히 밝히지 않는다. '지형이 원래 그렇다' '100년만의 폭우였다'는 주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진단이 이처럼 엉망이 되고나면 산을 쌓아서 지형을 바꾸거나, 비를 못 오게 하거나, 아니면 어마어마하게 큰 공사를 해서 '우리는 할만큼 했다'라고 면피하는 세가지 처방전이 나온다.
서초구가 택한 방법은 세번째다. '대심도터널 공사'를 주구장창 요구하는 것이다. 마치 돈이라도 맡겨놓은 듯 고집을 부리면서 '강남역 침수 이유에 대해서는 궁금해 할 필요가 없다. 침수를 막기 위해 큰 공사를 벌일테니 서울시는 돈이나 내놔라'는 것이 지금까지 서초구의 주요 대응 방식이다.
서초구만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고 있을 뿐 강남역 침수원인은 만천하에 밝혀진 상황이다. 더욱이 올여름에도 강남역 일대가 비에 잠길 것이 불을 보듯 환하지 않은가. 더 이상의 아집을 내려놓고 서울시민들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실질적이고 조속한 대책수립도 가능해진다.
서울시 역시 용허리공원 저류조 설치 정도로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저류조가 영향을 경감시킬 수는 있겠으나, 지난 여러해 침수 정도로 보아 이 역시 충분한 대비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잘못 인정하고 자연에 가까운 해결책 찾는 것이 순리
서초구·삼성정자·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 시급하다. 하수관거 정상화, 저류조와 투수층 확보, 빗물받이 증설과 시민참여형 관리 등 다양한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
'신은 자연을 만들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신은 자연을 다양하게 만들고 조화롭게 만들었으나 인간은 도시를 무자비하게 확장하고 대책없이 포장해버렸다. 인간의 계획은 치밀하지 못했고 대안이 부족해서 늘 말썽이 일어나거나 애써 만든 것을 스스로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
대한민국의 최고 번화가인 강남역이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머리를 굴려서 계산하기보다 서둘러 잘못을 인정하고 자연에 가까운 해결책을 찾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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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홍수가 예보됐다. 이례적으로 전선이 남하하며 시작되는 '거꾸로 장마'를 시작으로 올 여름 내내 이전보다 강력한 강수가 계속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장마가 예보되자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강남역은 또 워터파크가 되나?', '강남에 있는 저희 회사에서 장마에 대비하라는데 장화를 사야 하나요?' 등 비아냥과 불안 섞인 반응이 넘쳐나고 있다.
2010년부터 강남역 일대 침수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첫해는 원인도 모른 채 당했지만 2011년 발표된 감사원 특정감사와 2012년 발표된 서울시 자체감사 등을 통해 이제는 그 원인의 가닥을 잡았다.
'100년만의 폭우였다'는 주장만 앵무새처럼 반복
알려졌다시피 2호선 강남역과 삼성역 강남신축사옥을 편리하게 연결하기 위한 지하통로를 승인하기 위해 서초구가 각종 편법을 무릅썼다.
강남역이 침수될지도 모르는 중대한 사안을 두고 삼성 측의 요구대로 모든 공사를 승인해주고 나서 하수관거 설계 변경 가능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관련 수치를 조작하는 등 무리수를 둔 것이다.
서울환경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는 지난 5월 두차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물이 흘러가야 할 방향에서 나타난 높은 벽과 급격한 각도 변경 등을 보면 전문가가 아니어도 왜 이곳에 홍수가 나는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러나 서초구 반응은 황당하다. 하수관 설계변경과 관련한 지적에 대해서 일언반구 대응이 없다.
설계변경이 부당한지 정당한지, 그로 인한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 어느 선에서 판단을 잘못한 건지 무엇 하나 속시원히 밝히지 않는다. '지형이 원래 그렇다' '100년만의 폭우였다'는 주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진단이 이처럼 엉망이 되고나면 산을 쌓아서 지형을 바꾸거나, 비를 못 오게 하거나, 아니면 어마어마하게 큰 공사를 해서 '우리는 할만큼 했다'라고 면피하는 세가지 처방전이 나온다.
서초구가 택한 방법은 세번째다. '대심도터널 공사'를 주구장창 요구하는 것이다. 마치 돈이라도 맡겨놓은 듯 고집을 부리면서 '강남역 침수 이유에 대해서는 궁금해 할 필요가 없다. 침수를 막기 위해 큰 공사를 벌일테니 서울시는 돈이나 내놔라'는 것이 지금까지 서초구의 주요 대응 방식이다.
서초구만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고 있을 뿐 강남역 침수원인은 만천하에 밝혀진 상황이다. 더욱이 올여름에도 강남역 일대가 비에 잠길 것이 불을 보듯 환하지 않은가. 더 이상의 아집을 내려놓고 서울시민들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실질적이고 조속한 대책수립도 가능해진다.
서울시 역시 용허리공원 저류조 설치 정도로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저류조가 영향을 경감시킬 수는 있겠으나, 지난 여러해 침수 정도로 보아 이 역시 충분한 대비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잘못 인정하고 자연에 가까운 해결책 찾는 것이 순리
서초구·삼성정자·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 시급하다. 하수관거 정상화, 저류조와 투수층 확보, 빗물받이 증설과 시민참여형 관리 등 다양한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
'신은 자연을 만들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신은 자연을 다양하게 만들고 조화롭게 만들었으나 인간은 도시를 무자비하게 확장하고 대책없이 포장해버렸다. 인간의 계획은 치밀하지 못했고 대안이 부족해서 늘 말썽이 일어나거나 애써 만든 것을 스스로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
대한민국의 최고 번화가인 강남역이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머리를 굴려서 계산하기보다 서둘러 잘못을 인정하고 자연에 가까운 해결책을 찾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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