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파고드는 불법 에너지음료

지역내일 2013-05-09
고카페인 함유 미국선 사망사례까지 … 경찰, 불법 유통업자 적발

서울 강남 일대 클럽과 고시원 게임방 심지어는 청소년에게 까지 기준치를 넘긴 고카페인 에너지음료가 불법 유통되고 있다. 경찰은 불법 수입 에너지음료를 유통한 업자들을 처음으로 적발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국내 판매가 금지된 미국산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유통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 등)로 A(46)씨 등 수입식품점 업주 7명과 유통업자 B(28)씨 등 총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주문해 국제 택배로 받거나 B씨 등을 통해 사들인 에너지드링크 약 1만캔을 인터넷에서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씨 등 식품점 업주들은 미군부대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면서 미군 사이에서 유통되는 에너지드링크를 확보해 A씨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경찰은 A씨로부터 불법수입 에너지드링크를 공급받아 '폭탄주' 제조용으로 손님들에게 판매한 술집 주인 C(35)씨도 함께 입건했다.

A씨는 에너지드링크가 유흥업소 등에서 양주와 함께 섞으면 각성효과를 나타내는 등 인기를 끌자 불법 유통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A씨가 유통한 음료들의 리터당 카페인 함량은 263~390㎎에 달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에너지음료의 기준치인 150㎎을 훨씬 초과했다.

에너지음료는 에너지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을 뿐 사실상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고카페인 음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대표적인 에너지음료인 '레드불'에서 21건의 부작용이 보고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5-아워 에너지'는 부작용 사례가 92건 보고됐으며, 이중 33건의 경우 입원치료를 받았고, 1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몬스터 비버리지'의 경우에는 40여건의 부작용 사례가 발표되었으며, 20여건이 경우 입원치료를 받았고 5명의 사망자가 나온 바 있다.

국내업체에서 생산하는 에너지음료도 학생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서울 노량진 학원가나 대학가 주변의 편의점은 시험기간 때마다 에너지 음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학생은 물론 성장기의 중 ·고생, 어린이까지 에너지 음료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음료를 마시면 일정 시간동안 각성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시험을 앞둔 청소년들이 잠을 쫓기위해 주로 찾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에너지 드링크 '번 인텐스'(코카콜라), '핫식스'(롯데칠성), '레드불'(동서음료) 등의 겉면에는 '고카페인 함유'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번 인텐스' 한 캔(250ml)에는 카페인 80mg이 함유돼 있다. 몸무게 50kg인 청소년이 에너지 음료 두 캔만 마셔도 카페인 하루 권장섭취량(125mg)을 훨씬 초과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커피믹스 1봉에는 69mg, 녹차 티백 1개엔 15mg, 콜라 1캔에는 23mg, 초콜릿 1개(30g)에는 16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식약청은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과잉 섭취할 경우 카페인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겐 카페인 성분의 부작용이 성인보다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에너지드링크와 관련한 사망사례 13건을 조사 중인 점 등을 볼때 고카페인 음료를 함부로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B 씨 등이 미군부대에 출입하는 군무원 등을 통해 음료를 대량 유출한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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