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통일에 협동조합 역할 중요”

독일통일 경험 살려 협동농장 기능 높여야

지역내일 2000-11-08
“협동조합이 농업통합에 역할을 해야 한다.”“북한이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협동농장 역할이 필수적이다.”
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북화해협력시대 협동조합의 역할’이라는 국제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식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농업을 복구하고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한스 뮌크너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 교수는 “통독과정에 구동독 농민들은 협동농장을 가족농으로 바꾸려는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협동농장이 협동조합으로 전환되었다”고 강조했다. 구동독 농업체제가 가족농으로 가지 않은 이유는“동독농민들은 농업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것 같다”고 농협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 수집 인력파견 및 자금지원에 구서독의 농협이 큰 역할을 했다고 뮌크너 교수는 지적했다. 동서독 통합과정에는 시간의 제약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한국은 정부와 협동조합이 장기간에 걸친 남북농업통합을 준비해야 한다고 뮌크너 교수는 조언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프랑 로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아·태지역국장은 북한의 농업재건에 협동농장의 지속적인 육성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협동농장은 농업생산의 모든 요소를 갖고 있고 이을 결합해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에는 600만명의 농촌인구가 협동농장에 소속되어 있다. 전국에 3000여개의 협동농장이 있고 농업생산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협동농장은 조합원의 경제활동의 기초단위로 농촌지역의 사회복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 번째 발표자인 웬 티에준 중국농업부 농촌경제연구센터 과학연구처장은 중국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농업은 산업화에 필요한 국내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유일한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웬 처장은 “중국은 농업의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노동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이 없는 집단농장이 붕괴됐다”며 “오랫동안 악화되어온 농촌경제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험을 통해 협동조합 재건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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