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통일시대 관문’으로

지역내일 2013-05-02
불혹의 도봉구 새 도약 선언

"지난 40년은 승자독식의 냉혹한 강남시대, 대결과 반목의 분단시대! 미래 40년은 패자도 희망을 갖고 사는 따뜻한 강북시대, 화해와 협력의 통일시대!"

올해 불혹을 맞은 서울 도봉구가 지난 4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선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도봉구는 '구민의 날'인 1일 창동문화체육센터 어울림마당에서 주민 200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함께 만든 도봉구 40년 기념식'을 열고 마흔 생일잔치를 열었다. 도봉구의 생일은 오는 7월 1일. 1973년 성북구에서 22개 동을 분리해 신설됐다. 이후 1988년 노원구, 1995년 강북구가 도봉구에서 분리돼 나가 지금 모습을 갖추게 됐다.

행정구역치고는 짧은 역사라지만 도봉구 곳곳에는 굴곡의 흔적이 뚜렷하다. 창동은 가인(김병로)과 위당(정인보) 고하(송진우)가 일제에 맞섰던 곳이고 쌍문동은 함석헌과 전태일이 민주주의와 노동자 권리를 외쳤던 지역이다. 도봉동은 정암 조광조와 선비들의 혼이 깃들어있고 방학동은 600살 은행나무가 묵묵히 지켜온 동네다.

행사장 역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40년 역사를 돌아보는 사진전은 기본. 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환경 살리기 벼룩시장,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 창업보육센터 등 대안경제 주체들을 알리는 홍보전이 펼쳐졌다.

구는 구민의 날을 기점으로 5월 한달간 다양한 생일 자축행사도 진행한다. 2일 오후에는 주민 300명이 지역 미래를 두고 머리를 모으는 300인 대토론회가 열리고 4일까지는 주민 건강축제가 예정돼있다. 사랑나누기 음악회, 어버이날 축하와 겸한 거북이 걷기대회,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놀이터, 서울시향과 함께 하는 동네 음악회, 장애인을 위한 등반대회 등이다.

이동진 구청장은 자작시를 선보이며 도봉구의 비상을 선언,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분단의 시대에는 강남에 집중돼 강북이 소외됐지만 미래 통일시대에 남북은 의미가 없다"며 "도봉은 서울의 변방이 아니라 남북교류와 통일의 관문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성경에서 숫자 40은 고난과 시련의 시기를 거쳐 새롭게 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항상 도전하는 자세로 사람과 자연이 잘 어우러지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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