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가 오는 5월 7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무대에 오른다. 미국 ‘현대극의 아버지’라 불리는 유진 오닐의 대표작이자 그에게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겨준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는 오닐 스스로가 ‘피와 눈물로 쓴 오랜 슬픔의 연극’이라고 부를 정도로 작가 개인의 삶이 농도 짙게 투영되어 있다. 이 점에서 이 작품은 고통스러운 자신의 가족사에 정면으로 맞서는 유진 오닐의 용서와 화해의 이야기로 평가받고 있다.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는 한 가정이 점점 붕괴되는 과정을 그리는 동시에 무너진 가정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극이다. 이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대상은 다르지만 모두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다.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중독 현상은 각각 다르게 발현되지만, 이러한 중독성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문제를 회피하게끔 한다.
무대에 등장하는 티론 가족들은 여느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술·지식·사상·섹스·냉소주의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일상적인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각자의 가슴에 가족의 죽음에 대해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 지금껏 남 탓만 하며 살아가던 가족들은 어느 날 죄의식에 대해 고백을 하기 시작한다. 그들이 죄의식에서 잠깐이나마 회피할 수 있었던 중독으로 이끈 본질적인 원인에 대해 털어놓은 것이다. 이 장면은 고해성사를 받는 신자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용서와 치유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놓았던 진심을 꺼내기 시작하면서 ‘진짜’ 소통을 하게 되는 티론 가족의 모습은 어쩌면 위태로운 우리 가정이 나아가야하는 방향일지도 모르겠다.
5월 7일~12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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