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힘 … 3무 선거속 압승

지역내일 2013-04-25 (수정 2013-04-25 오후 2:36:47)
'정권심판론·단일화·조직' 없이 돌파 … 새누리당 지지층 일부도 흡수한 듯

안철수 후보가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60.5%의 득표로 압승했다. 서울 강남과 경기도 일부 외곽지역을 빼고 여야 누구도 일방적 승리를 할 수 없는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득표율이다.

더구나 이번 선거는 정권초기에 치러져 심판론도 없었고, 야권후보 단일화도 없었다. 무소속으로 조직이 없는 안 후보가 객관적 조건의 어려움을 뚫고 압승한 데는 결국 '안철수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재보선이 박근혜정부에 대한 심판선거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은 '정권 경종론'을 주장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에서 지난해 총선 때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득표력을 보여주며 무난히 당선됐다.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등의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후보와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민주당은 기초의원도 한 석 건지지 못하는 최악의 참패를 했다.

야권후보도 여럿이 나왔지만 승리했다.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5.7%를 얻어 진보성향 유권자의 지지는 받을만큼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0.8%)까지 합쳐 야권이 67.0%의 득표를 한 셈이어서 역설적으로 야권단일화가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보여줬다. 민주당 등 외곽의 지원이 일부 있었지만 조직적 기반없이 승리한 점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전통적인 야당지지층에 중도층과 일부 새누리당 지지층까지 안 후보를 지지한 것이 압승의 원동력으로 평가된다"며 "대선 때 형성된 안 후보에 대한 호감이 지지층으로 굳어졌고, 대선이후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 민주당의 혼돈 등이 안 후보에 대한 지지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새누리당 지지층의 일부도 흡수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32.8%의 득표에 그쳐 지난 18대 총선에서 홍정욱 전 의원이 얻은 43.1%는 물론 허 후보 자신이 지난해 19대 총선에서 얻은 득표(39.6%)보다 크게 떨어졌다. 새누리당 지지층의 투표 포기 등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여권 지지층의 상당수가 안 후보를 찍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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