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소표와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지역내일 2013-05-16
이 문서는 1950년에 작성된 정부 문서다. 60년이나 지난 문서가 새삼 지금에 와서 문제될 일은 많지 않다. 이름도 생소하다. 무슨 서류길래 이제 와서 찾아보고 뒤져보게 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신이 소유자라는 등기를 하고 60년을 경작해 왔는데 누군가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는 소를 제기했다. 이유는 등기가 원인무효라는 것이다.

등기의 원인이 무효라는 것은 등기를 한 원인, 즉 매매가 무효라는 뜻이다. 1950년대에 전국의 모든 농지 중 9000평이 넘는 지주의 농지를 정부에서 환수해 일반 소작농 등 농민들에게 분배해 준 일이 있었다. 
북한에서는 무상으로 환수해 무상으로 분배하였지만 남한에서는 유상으로 환수하고 유상으로 분배했다. 5년 동안 1년 농사로 얻는 곡식의 30%씩 150%를 내면 농지를 취득할 수 있게 해 준 것이 농지개혁법이다. 

이러한 분배농지를 확정하기 위해 전국의 모든 농지를 조사하고 만든 문서가 농지소표이다. 각 필지별로 소유자와 경작자를 조사해 자(自), 소(小), 귀(歸), 위(位)로 구분하였다. 농지가 자작지, 소작지, 귀속농지, 위토임을 표시한 것이다. 

당시 농지개혁법에 의한 분배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한 소유자(지주)들의 노력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뽕나무밭, 나무를 심어 놓은 밭 등은 분배농지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나무를 심어 놓기도 하고, 뽕나무밭으로 만들어 분배농지에서 빠진 경우도 있고, 미리 소작농에게 처분해 농지를 줄인 경우도 있었다. 50%가량이 이런 방법으로 분배농지에서 제외되었다고 한다.

농지소표의 작성은 이러한 농지분배의 1단계 작업이었기 때문에 농지소표를 보면 농지가 당시의 분배대상이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이렇게 분배농지로 확정되면 정부에서 상환대장을 작성했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등기가 된 경우에도 허위 서류에 의하여 등기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 예가 상당히 많다. 당시에는 6?25전쟁으로 서류가 모두 불에 타 없어진 경우가 많았고, 모든 서류가 손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허위 서류에 의한 등기가 많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재판과정에서 상환증서가 나중에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밝힐 수 있다. 작성년도에는 분할되지 않은 필지가 상환증서에 기재되어 있다거나, 분배대상이 아닌 농지가 상환대상의 농지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등이 그런 경우이다. 이러한 허위의 상환증서를 밝히는데 필요한 것이 농지소표인 것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재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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