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주자 본선경쟁력 점검⑦- 유종근

“국민의 반은 경제대통령 원한다”

지역내일 2002-03-08 (수정 2002-03-08 오후 4:52:49)
유종근 전북도지사의 가장 큰 본선경쟁력은 자타가 인정하는 ‘경제통’이라는 점이다. 유 지사 진영은 경제통 이미지를 상품화해 그것을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본선 승리의 열쇠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바로 ‘CEO 대통령론’이다.
CEO대통령론은 대선후보 출마 선언 후에도 중앙정치에서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유 지사의 이름이 알려진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제는 나라를 경제적 관점에서 경영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그의 논리는 다른 민주당 대선주자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다른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경선 초반에 너도나도 자신이 CEO 대통령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해 한때는 CEO대통령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논란이 붙을 정도였다. 또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의 신문사도 연초에 새로운 대통령의 이미지를 CEO대통령으로 꼽으면서 그의 CEO 대통령론은 큰 관심을 모았다.
유 지사 진영은 경제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높다고 주장한다.
올해 <대한매일>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들의 51%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찍겠다고 대답했다.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질문에 대해 약 52%에 달하는 국민들이 경제 대통령을 지지했다.
또 교수, 언론인 등 오피니언 리더를 중심으로 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80%가 경제를 재건시킬 수 있는 대통령을 찍겠다고 대답했다고 유 지사측은 전했다.
결국 유 지사 진영의 최종 목표는 ‘유 지사=CEO대통령 또는 경제대통령=국민 50% 이상의 지지’라는 점을 부각시켜 경선뿐만 아니라 본선도 승리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IMF 당시 대통령 경제고문이었던 유 지사가 미 정부와의 협상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도 유리한 조건이다. 법관출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특히, IMF 시절 그의 활동은 경제통으로서의 면모뿐만 아니라 외교력에 있어서도 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오랜 미국생활을 한 유 지사가 폭넓은 국제인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외교력 강한 지도자가 요구되는 세계화 시대에서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유 지사는 순발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즉, 민주당 경선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새로운 이슈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유 지사는 경제만을 고수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
예를 들어,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상한 반부패, 돈경선 등에 대해 입장을 내놓으면서 자신을 부각시켜 나가야 하지만 유 지사는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유 지사 진영이 승부를 걸었던 TV 토론에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깊게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점도 유 지사 진영이 고민하고 있는 대목이다. 자신의 경제 비전을 설명하기는 했지만 국민들을 설득하지는 못했다는 것. 화면상에서 지도력이나 카리스마가 부족한 모습이었다는 일부의 평가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특히 유 지사 진영이 은근히 기대를 걸었던 이인제 노무현 고문과의 YTN TV 토론에서 그리 부각되지 못했던 것도 자체적으로 실망스럽다고 평가하고 있다.
호남후보 필패론도 유 지사의 앞날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는 복병이다. 유 지사측은 이에 대해 이번 대선은 지역구도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호남 후보건 영남 후보건 자질론으로 선거의 승부가 결정나리라는 주장이다.
99년 김강용 고관집 절도사건 때 훼손된 청렴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하느냐도 유 지사에게는 중요한 문제다. 당시 대통령 경제고문으로 승승장구하던 유 지사는 야당측의 공세로 곤욕을 치른 뒤 법원 판결로 명예회복을 했으나 국민들 사이에서 완벽한 이미지 회복이 됐는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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