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선생님_서초초등학교 최규남 보건교사

학생의 마음까지 치유해주는 선생님

지역내일 2013-04-15

서초초등학교 보건실에는 행복한 기운이 넘쳐난다. 치료를 넘어 치유와 사랑이 움트는 장소이다. 보건 수업이 있는 교실에는 학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지식을 넘어 즐겁게 소통하는 진정한 교감의 장이다. 이렇듯 나날이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최규남 보건교사의 훈훈한 교육현장 이야기. 그 중심에는 언제나 ‘학생’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했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empas.com 


보건교사로 제2의 삶 시작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아프거나 다쳐서 온 어린이 환자를 마주할 때마다 치료뿐 아니라 마음의 병도 치유해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최규남 보건교사. 이후 임용고시를 치른 뒤 보건교사로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학교 보건실에 찾아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밝고 천진난만하지만 몇몇 학생들은 마음의 상처로 힘들어했습니다. 문제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저를 찾아와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도 있었죠. 더 많이 도와줄 수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더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스스로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보건교사로 재직하며 시간을 쪼개 다시금 공부에 매진했다. 학교생활과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학생들을 위해 더 좋은 보건교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한 끝에, 교육대학원 상담심리과에서 전문상담교사 1급 자격을 취득했다.
두 딸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엄마처럼 학생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던 큰 딸은 사범대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중등 임용고시에 합격해 청량중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다. 둘째 딸 역시 교육대학교 4학년으로 올해 임용고시를 볼 예정이다.
“행복합니다. 학생들과 마주할 수 있는 보건교사의 삶이. 그리고 훌륭한 선생님이 될 두 딸의 내일이. 보건교사가 되고 나서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그 고마움을 이제는 학생들에게 되돌려주고 싶어요.”


보건실은 마음의 벽 허무는 곳
보건교사로 재직한 이후 수많은 학생들을 만났지만 기억 속에 깊이 남아 있는 학생들도 여러 명이다. 한 번은 분노조절이 어려워 폭력성을 제어할 수 없었던 한 학생이 싸움을 미리예고하며 보건실을 찾아온 적이 있었다고 한다.
“씩씩거리며 보건실 문을 열더니 저에게 그러더군요. 부목과 깁스가 필요하니 준비해 두라고. 그때 학생을 진정시킨 뒤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힘 센 사람은 결코 주먹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다고. 자신의 마음을 조절하는 사람이 정말 강한 사람이고, 스스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약한 사람을 보호해주어야 한다고 말이죠.”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는 주먹을 쓰지 않겠노라 다짐했고, 그 학생은 ‘요즘엔 안 싸운다’며 밝은 모습으로 보건실을 찾아오곤 했다. 매사에 부정적이었던 한 학생은 이름을 불러도, 말을 붙여도 절대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침을 삼킬 때 목이 아프다며 보건실을 찾아왔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학생들에겐 사랑이 명약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진심을 담아 손을 내밀었다. 결국 그 학생은 ‘늘 심한 장난을 치고 선생님을 힘들게만 했는데 저를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는 편지를 건네며 1년 만에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한다.


행복을 만개시켜준 서초초등학교
엄마처럼 간호해주고 마음 속 상처까지 치유해주는 선생님. 학생들과 진심으로 교감하는 모습을 본 교장?교감 선생님의 추천으로 올해는 교육감 표창도 받게 됐다.
“제가 잘해서가 아닙니다. 학생들로 인해 오히려 제 삶이 치유되고 있으니까요. 서초초등학교에 와서 보건교사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아울러 더 좋은 보건교사가 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됩니다.”
매일 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을 달리는 ‘아침 달리기’ 시간도 행복한 일과 중 하나다. 보건수업 시간에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 달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달리는 동안 자연스럽게 꿈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운동의 즐거움과 유익함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좋다. 5~6학년 보건수업 시간에는 어려운 보건교과를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평생 건강의 기초를 다지는 지식이 깊이 각인되어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흥미 있고 유익한 수업을 하기위해 노력한다. 교사 스스로 신이 나야 학생들이 행복한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학교가 희망인 세상, 이 역시 최규남 보건교사가 꿈꾸는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결국 변화되는 학생들을 보며 저를 필요로 해서 찾아온 학생이라면 단 한명의 학생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끝까지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면 학생들은 반드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저는 믿습니다.”
저녁 6시. 서초초등학교 보건실은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다. 학생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마지막 말처럼, 오늘도 보건실에는 따뜻한 희망의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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