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브로큰 시티’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에 일침을 가한다

지역내일 2013-04-08

고층빌딩이 빼곡한 뉴욕 맨해튼, 그 화려한 이면에는 돈과 권력에 눈이 먼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브로큰 시티’의 모습이 자리 잡고 있다. 영화 ‘브로큰 시티’는 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정치인의 권모술수와 일그러진 욕망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비열한 정치판, 뉴욕 시티
뉴욕의 빈민가에서 소녀 강간범으로 의심되는 청년을 경찰관이 사살한 의문의 총기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의 주인공인 경찰관 빌리(마크 월버그)의 행동에 대해 정당한 방어냐 살해냐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빌리는 살해 무혐의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고의적인 사살이 의심되는 증거가 나오자 뉴욕시장 니콜라스(러셀 크로우)는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하기 위해 그를 권고사직 시킨다. 7년 후, 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시장은 아내 캐틀린(캐서린 제타 존스)의 불륜 상대를 조사하기 위해 사설탐정으로 일하고 있는 빌리를 고용한다.
빌리는 미행 끝에 캐틀린이 은밀히 만나는 폴(카일 챈들러)을 찾아내 시장에게 정보를 넘기지만 어쩐지 석연치 않은 기분으로 일을 마무리한다. 이어 폴이 거리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자, 니콜라스의 의도를 의심한 빌리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시장의 뒷조사를 시작한다. 점차 뉴욕 빈민가인 볼턴 빌리지 재개발을 둘러싼 시장의 거대한 음모와 욕망이 드러나고 빌리는 자신의 운명을 걸고 진실을 밝혀야 하는 갈등 상황에 놓인다.   


안락과 정의의 갈등 상황을 과감하게 연출
영화는 ‘양심을 저버린 안락’과 ‘안락을 포기한 양심’ 사이의 갈등 상황을 과감하고도 섬세하게 보여준다. 모든 여성이 부러워할 만한 미모와 재력, 명예까지 소유한 뉴욕시장의 아내 캐틀린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불륜으로 의심받으면서까지 남편의 비리를 밝히기 위해 친구이자 상대편 선거진영의 사무장인 폴과 접촉하는 그녀의 표정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남편의 내부고발자를 자처하며 그녀가 지키려는 것은 무너져가는 뉴욕 정치의 정의이다.
흥신소에 가까운 사립탐정소를 운영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빌리에게 시장의 제안과 거액의 수표는 매력적인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시장은 빌리의 약점인 7년 전 총기사고의 증거물도 갖고 있다. 하지만 정의롭지 못한 음모에 연루되었음을 깨닫자 빌리는 과감하게 정의의 길을 택한다. 마크 월버그의 집요하면서도 강한 내면 연기가 갈등상황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브로큰 시티를 바로 세우는 자는 평범한 시민
영화에서 브로큰 시티를 바로 세우는 중심인물은 특별한 영웅이 아니다. 한때 경찰관으로서의 자질을 의심받고 사직한 전직 경찰관이자 현재는 그저 그런 사설탐정이다. 실수도 하고, 편견도 갖고 있고, 때에 따라서는 도덕적 양심도 저버리는 평범한 시민이다. 그런 그가 더 큰 부패와 비리에 이용당하고 부딪히고 맞서게 되면서 변화한다.
다수 약자의 희생과 고통으로 얻은 권력과 영화를 언제까지나 누릴 것만 같았던 독재자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세상이 언제나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방향을 바꾸는 것은 바로 세상에 ‘무관심’했던 평범한 시민들이 ‘관심’으로 방향을 전환하는데 있다.
스스로 양심이 깨끗하고 당당해야만 정치인에게 도덕적 양심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할 때 정치인들은 도덕적으로 해이해지고 부패의 싹은 점점 자라 브로큰 시티로 이어진다. 반대로 시민들의 진심어린 관심과 견제는 정치인을 정의롭게 하고, 정치인의 정의는 다시 시민의 도덕적 양심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영화 ‘브로큰 시티’는 양심으로 갈등하는 평범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시민 누구나 정치적 관심을 가져야함을 시사해준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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