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모임-강남구 도곡1동 주민 자율방범대

“자녀들의 귀갓길, 부모 같은 마음으로 지켜요”

지역내일 2013-04-08

밤 10시까지의 학원수업, 늦게 귀가하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늘 불안하다. 그렇다고 매번 쫓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 이런 부모들의 걱정을 덜어 주는 고마운 분들이 이웃에 있다. 바로 주민 자율방범대원들이 그들이다. 매일 밤 10시부터 12시 30분까지 지역 방범을 위해 봉사하는 도곡1동 자율방범대원들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방화 때문에 자발적 순찰대 결성
도곡1동 자율방범대의 역사는 2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역삼 럭키아파트가 위치해 있는 지역에 판잣집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당시 방화범이 지른 잦은 화재 사건이 문제가 됐고, 주민들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자 의기투합하여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순찰대’를 조직했다. 그때 지역 방범활동을 하던 것이 시초가 되어 현재의 자율방범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모두 23명의 봉사대원이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이지만 대원들은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봉사에 임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총무를 맡고 있는 이영철씨는 “처음에는 내 아이가 밤늦게 다니는 것이 불안해서 밤 골목 순찰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의 안전귀가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대원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도곡1동 자율방범대는 이기준 방범대 대장과 이영철 총무를 중심으로 조직이 구성돼 있으며, 1개월에 한 번 매월 셋째 주 목요일, 관할지역 4개동(도곡1,2동, 역삼2동, 역서)이 모여 회의를 하고, 넷째 주에 지구대 대원들과 합동순찰을 한다.
합동순찰은 봉사대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먼저 자율방범대의 위상을 높여 주고 역할 또한 넓혀 준다. 지역방범 뿐만 아니라 도로 유실, 보안등 점검, 공공시설물 오작동 확인 등의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귀찮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들이다. 구석구석 골목 상황을 점검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원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롯데 캐슬 모닝 아파트 옆에 위치한 초소에서부터 도곡중학교 주변까지 순찰 코스를 둘러보는 동안 손상된 보안등을 찾을 수 없었다. 모두 대원들의 성실한 순찰덕분이다. 대원들은 순찰 중 이상이 발견되면 바로 통합 콜센터에 연락해서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 대부분 선도활동에 수긍
언주초교, 도곡중, 은성중, 은광여고까지 학생 밀집도가 높은 곳이기 때문에, 순찰 중 흡연하는 청소년들을 만나는 일도 잦은 편이다. 또, 학생이 해서는 안 되는 지나친 애정 행각도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매봉산과 초소 뒤쪽에 위치한 싸리고개 공원, 은광여고 뒷길이 집중 순찰 대상지역으로, 대원들은 그런 청소년들을 만나면 최대한 마찰을 피하고 집으로 돌아가도록 타이른다고 한다.
“어두운데 있지 말고 이리 올래? 담배는 끄고…그건 그냥 장난일 뿐이야”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보기 안 좋구나, 어른 되면 그때 해도 늦지 않아”라고 따뜻하게 일러 준다. 그러면 학생들은 땅에 떨어뜨린 담배꽁초도 주워가는 순진함이 있다며 청소년 선도의 희망을 얘기했다. 지금까지 청소년들과 마찰이나 싸움이 있었던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영철씨는 “청소년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바로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히려 어른들입니다. 만취상태에서 길에 눕거나 행패를 부리면서 ‘너희들이 뭔데?’하면서 삿대질을 합니다. 그럴 때는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기운이 빠집니다. 만취한 어른들의 욕설과 핀잔은 정말 속상합니다”라며 활동의 어려움을 얘기했다.
봉사, 나를 위한 선택
자율 방범대원들은 활동을 하다보면 별별 경험을 한다고 털어 놓았다. 술에 취한 20대 여성을 집에 데려다 주는 선한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화를 당하기도 하고, 머리를 다친 어르신을 응급실로 호송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런 웃지 못 할 다양한 사건들을 겪다보면 오히려 대원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 하겠다는 마음을 품는 순간부터 자신을 위한 섬김이다’라는 봉사(奉仕)의 참뜻을 알고 실천하는 이들이 바로 자율 방범대원이었다. 실제로 대원들은 봉사활동이 사회생활에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고 말한다. 낯선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도 생겼고, 말하지 않아도 먼저 문제를 살피는 아량이 커졌다고 얘기했다. 평균 연령이 40대 후반인 대원들에게 ‘봉사’를 넘어 ‘인생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봉사에 뜻을 둔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이영철 총무에게 물어보자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지역주민 누구나 대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또는 두 번 활동하게 됩니다. 2개월 수습대원을 거쳐 정 대원으로 입회하게 됩니다. 문의나 입회신청은 각 동의 주민 센터나 지구대에 연락하면 됩니다”라고 친절하게 답변해 주었다.
신수정 리포터 jwm8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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