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사업장 고용·산재보험 가입률 높인다

지역내일 2013-04-05
노원구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나서
노동·복지 한틀로 취약계층 생활안정지원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부대찌개집에서 1년 넘게 일하던 이 모(60)씨. 지난 1월 갑작스레 해고를 당한 뒤 허리디스크 관절염 등 병원비는 고사하고 생활비 마련도 어려워 한동안 식사도 못하고 지냈다.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이웃들 도움으로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격이 있다는 확인청구를 해 지난달부터 100여만원 실업급여를 받게 됐다.

서울 노원구가 보험의 존재여부를 모르거나 알더라도 보험료보다 당장 한푼이 급한 취약계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지역 내 영세사업장 근로자와 사업주가 사회보험에 가입하도록 독려·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사회보험은 질병 상해 실업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이다. 하지만 고용이 안정적인 정규직 근로자나 대기업 근로자는 94.9%가 보험에 가입돼 있는 반면 영세사업장과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보험 가입률은 53.5%에 불과하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은 고용보험 가입률이 28.9%로 사회보험 사각지대로 꼽힌다.

노원구에서 고용노동부 업무인 사회보험 가입 독려에 나선 이유는 사회보험이 정규직·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다보니 큰 사업장이 없는 지역 주민들 사정은 더 열악하기 때문. 실제 2011년 현재 자치구별 고용보험 가입률을 보면 강남구와 서초구는 43.0%와 36.8%인 반면 노원구는 19.5%로 뒤에서 세 번째다. 최하위권인 강북구(16.6%)와 도봉구(17.6%) 역시 사업장이 아닌 주거지 밀집지역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사회보험 가입은 주민 생활안정과 직결돼 있다"며 "10인 이하 영세사업장은 생활밀착형 행정을 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는 북부고용센터와 공동추진단을 구성해 사회보험 가입률을 끌어올리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이미 지역 내 사업장 1만7801곳을 파악, 보험가입을 권장할 업종과 업체를 선정했다. 올해 안에 2700개, 2015년과 2017년까지는 각각 4100개 기업체가 추가로 사회보험에 가입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경우 지역 내 사회보험 가입률은 45%까지 높아진다. 신규 사업장은 구와 사회보험공단, 국세청과 연계해 보험가입을 권장하고 기존 사업장은 유인책을 확대해 가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10인 미만 사업장, 월평균 보수 130만원 미만 근로자를 위해 고용보험·국민연금 보험료 50%를 지원하는 정부 유인책 외에 구에서 자체적인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중소기업 육성자금 대출금리를 0.5% 더 낮춰주고 경영상담과 에너지·디자인 컨설팅, 건강·교육지원 등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원구는 사회보험 가입이 영세사업장 근로자뿐 아니라 사업자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역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 모(48·월계동)씨만 해도 배달하던 종업원이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요양치료하던 중 사망, 폐업위기에 처했다. 월 1만6200원인 산재보험료를 내지 않아 치료비 등 4600만원을 부담하게 됐기 때문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사회안전망 가동을 위해 노동과 복지는 함께 가야 한다"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업해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모범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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