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ter’s Book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지역내일 2013-02-25

Repoter’s Book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문학사상 출판
발매 2009. 1. 5.
가격 12,000원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나는 자신의 내면으로 눈을 돌린다. 깊은 우물의 바닥을 보는 것처럼. 거기에는 친절한 마음이 보일까? 아니,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보이는 것은 언제나 나 같은 나의 성격일 뿐이다. 개인적이고, 완고하고, 협조성이 결여된, 때로 자기 멋대로인, 그래도 자신을 항상 의심하며,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도 거기에 우스꽝스러운 것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은 나의 본성이다. 낡은 보스턴백처럼 그것을 둘러메고, 나는 긴 여정을 걸어온 것이다. 좋아서 짊어지고 온 것은 아니다. 내용에 비해 너무 무겁고, 겉모습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군데군데 터진 곳도 보인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짊어지고 갈 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메고 온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애착도 간다. 물론,”  
 
주제목: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나와 잘 맞는 느낌이 아니지만, 에세이는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는 이런 그만의 유머러스함이 잘 느껴지지 않는, 좀 무겁고 자기 고백적이었다.
하지만 점점 읽다 보면, 왜, 어떻게 무라카미 하루키가 세계적인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나에게 그는 ‘외국에서 몇 개월 이상씩 체류하며 현지 생활을 경험하고, 여행이나 재즈 등 좋아하는 분야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즐기는 멋진 삶을 사는 세계적인 작가’이기에, 부러움과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봤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그가 그렇게 멋져보이게 살아왔던 시간들의 이면엔 이토록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이 있었고, 이토록 온 힘을 다해 열심히 달리고 글을 써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난 60여 년의 세월을 이토록 성실하고 묵묵히 살아왔음을 고백하는 그의 목소리. 그런 자신을 스스로 대견해하며 바라보는 자기애의 시선.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감동을 넘어 숙연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묘비명을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고 할 것이라며 담담히 고백한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라. 옆과 비교하지 말고, 세상 눈치 보지 말고.’ 어찌 보면 교훈적이고 상투적일 수 있는 메시지지만 역시 하루키답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으며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또한, 충분히 가슴을 울리며 메시지를 전한다.  
   
박혜준 리포터 jenna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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