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 커피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어떤 커피가 맛있어요?” 라고 질문할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제가 가장 먼저 권하는 커피는 바로 케냐 커피입니다.
드립커피를 처음 접하는 경우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이 커피가 신맛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 이후에는 뒷맛의 여운과 바디감을 느끼며 점차 커피의 세계로 빠져들게 됩니다.
케냐 커피는 부드러운 신맛과 뒤따라오는 단맛, 매끄러운 바디감을 갖춰 맛의 균형감이 매우 뛰어난 커피이기 때문에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처음 접하는 분들께도 추천할 수 있는 훌륭한 커피입니다.
그럼 케냐의 커피 속으로 좀 더 자세하게 들어가 볼까요? 케냐는 세계 최초의 커피 재배지인 에티오피아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으로는 커피가 빠르게 전파 될 수 있는 조건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19세기에 들어서야 커피 재배가 시작된 나라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로 커피가 퍼져나가며 우수한 품종의 커피가 생겨나고 그 영향을 받아 도입 초기부터 좋은 품종의 커피를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케냐의 기후 조건은 커피를 재배하기에 매우 적합한 고산지대가 많아 최상품의 커피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케냐는 국가 차원에서 품질개발과 기술 교육을 하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뛰어난 맛을 제공하고 있어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커피생산국의 지위를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커피 경매시스템을 통해 다른 나라의 통상적인 커피 가격 대비 2배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 되고 있습니다.
케냐 커피는 스크린 사이즈(그린빈의 크기)에 따라 AA, A, AB, C등급 등으로 분류되고 TT, T등급도 혼용되어 사용됩니다. 더불어 커피 열매 하나에 한 개의 커피가 들어 있는 피베리(PB)도 별도 분류되어 고가로 판매됩니다. 국내에는 주로 AA, PB, AB 등급의 커피가 많이 유통됩니다.
케냐 커피는 커피인들 사이에서는 종종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바로 로스팅(커피를 볶는 것) 강도를 두고 강하게 볶느냐, 약하게 볶느냐에 대한 부분입니다.
과거에는 케냐 커피를 대부분 약간 강하게 로스팅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신맛을 더 살리기 위해 약하게 볶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로 인해 케냐의 맛이 이게 맞네 아니네 하며 설전이 오가기도 합니다. 이는 케냐 커피가 약하게 볶아도, 강하게 볶아도 모두 뛰어난 맛을 낸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오늘은 케냐 커피 한잔을 즐기며 뜨거운 아프리카 태양의 향기에 취해 보면 어떨까요?
최대봉(‘최대봉의 커피 볶는 집 시간의 향기’ 카페 대표)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