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라크 태양광·병원으로 사업 확대

지역내일 2013-01-11
이라크 "한화, 최고경영진 공백 우려"… 건설업계, 리비아·이라크 재건 움직임에 반색

건설산업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리비아와 이라크 아프리카·중동 지역 재건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사미 알 아라지 의장이 방한해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한 뒤 국내 업체들에게 재건사업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또 리비아 정부는 국내 건설업체와 잇달아 공사재개를 합의했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해외수주 가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건설업체들에게 두 국가의 재건사업이 단비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라크, 보험 진출도 요청 = 한화그룹은 주택사업에 이어 정유와 발전사업에 대해서도 이라크와 논의중이다. 또 이라크 정부가 최근 발주한 태양광 시범사업 입찰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태양광 시범사업은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각종 건설 및 사회기반시설 사업 외에 보험과 병원건립에도 한화그룹의 참여를 요청한 상태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무역은 바그다그 병원 건립사업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라크 정부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병원 30개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중 바그다그 중심부에 들어갈 병원 설립을 한화무역과 추진중이다. 설계와 구매, 시공을 모두 한국업체가 맡고, 운영은 국내 종합병원이 담당하는 것을 논의중이다. 이라크 NIC 관계자는 이번 방한에서 명지병원 등 국내 2개 종합병원과 간담회를 가졌으며,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라크 국영은행이 직접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에 진출을 요청했다"면서 "금융자본이 진출하는것은 쉽지 않지만 다양한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의태 코트라 바그다드 무역관장은 "세계 기업들이 이라크를 외면했지만 지난해 한화그룹의 재건사업 참여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이라크 관가에서는 경쟁국가 대신 한국기업에 일을 맡기려는 움직임이 수시로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 미지급 기성금 입금 =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리비아에서 발전소 등 공사를 재개했으며 미지급된 기성금 중 일부인 66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트리폴리 호텔과 미수라타, 벵가지 발전소에 대해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초기단계인 즈위티나 발전소는 본 공사를 앞두고 있다.

대우건설 해외담당 임원은 "리비아에서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기성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며 "현지 정부가 사업재개 의지를 보이고 각종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엠코도 미지급된 기성금 일부를 받고 4월부터 공사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엠코는 현지에서 임직원과 현지인력이 공사재개를 준비하고 있으며, 2월부터는 신규 인력을 채용키로 했다. 현대엠코는 지난해 말 리비아정부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기성금을 받았으며, 내달 2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현대엠코는 최종 안전점검이 마무리 되면 바로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일건설도 현지 상주인력들이 리비아 정부와 공사재개에 대해 합의를 마무리 한 상태다. 현장 피해가 크지 않아 오는 3월에 6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바로 공사를 다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피해가 컸던 신한은 리비아와 공동으로 피해조사를 마쳤으며, 구체적인 보상에 대해 협의중이다.

신한 관계자는 "현지 정부로부터 미지급된 기성금을 지급하겠다는 문서를 받았다"며 "보상협의만 마무리 되면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 공사재개를 앞두고 철수했던 인력들을 다시 모으고 있다.

◆큰 기대는 금물 = 내전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이라크나 리비아가 정상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지에 진출했던 국내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불안요소가 많아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리비아에 진출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리비아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내 업체들에게 공사 재개를 요청해 왔지만 치안이나 대금 결제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역이나 사업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공사가 전면 재개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리비아에 공사를 진행했던 기업 중 일부는 기성금과 보상금 문제가 진전되지 않아 소수의 인원만 시설유지 차원에서 파견해 놓은 상태다.

정부가 강한 의지를 보이는 이라크는 국내 기업의 문제가 복병으로 존재하고 있다.

사미 알 아라지 NIC 의장은 "김 승연 한화 회장이 직접 이라크를 두차례 방문해 사업을 추진한 용기와 의지를 높이 산다"면서도 "7억7500만달러의 선수금 지급이 미뤄진 것도 김 회장의 부재 때문"이라며 향후 사업 추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화건설 고위 관계자는 "아직도 이라크 최고위층에서는 '김승연 회장을 바그다드로 보내라'는 요구를 수시로 하고 있다"며 "해당 국가 특성상 최고위층끼리 사업을 논의하는 부분이 있는데 김 회장의 부재로 추가수주 등이 원활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은 사업 진행이 정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존재하는 문제점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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