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 | ‘심리계좌’] ‘돈에 대한 착각’의 모든 것

지역내일 2012-12-28 (수정 2012-12-28 오후 2:46:16)

살림
이지영 지음
1만2800원

경제학자들은 사람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착각을 수백년간 해왔다. 똑똑하다는 경제학자들이지만 그럴 만했다. 우리 스스로도 자신이 이성적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특히 돈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내 피같은 돈이 걸려있는데 당연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하겠지라고 믿는다.

그러나 가정경제상담사인 저자에 따르면 그렇지 않단다. 우리는 누구나 심리계좌(mental accounting)의 착각에 사로잡혀 있다.

이 계좌에는 똑같은 돈 10만원이라도 여러 가지 이름이 붙은 돈이 들어가 있다. 길에서 주은 공돈, 뼈 빠지게 하루 동안 일해서 번 일당, 1년 동안 꼬박꼬박 부은 적금의 이자 등등이 각 10만원씩 심리계좌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 액수가 10만원이 아니고 10배인 100만원이라 할지 공돈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으면 순식간에 써버리고 마는 게 심리계좌를 가진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심리계좌 상으로 그 돈은 없어도 될 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심리계좌는 이런 착각 외에도 저축, 자산, 부채에 대한 수많은 착각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런 착각 하나하나가 보여 집을 사거나, 투자를 하거나, 보험을 들거나, 노후를 준비하는 것 같이 인생 전반에 걸쳐 중요한 판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돈을 버는데도 모이는 게 없고, 아껴 써도 항상 쪼들리는 사람이라면 당장 '심리계좌'에 대해 알아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 한 구석이 찔리지 않는 데가 없다. 빚이 있으면서도 저축하고, 번듯한 집 한 채라는 환상 때문에 부동산을 버리지 못하고…. 읽는 내내 공감도 가고 뜨끔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재테크가 아닌 심(心)테크라는 개념을 마음 속에 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가 돈을 모으려는 진짜 이유인 행복과 건전한 가정경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심테크를 위하여.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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