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계 저축율 27% 수준

지역내일 2000-11-06 (수정 2000-11-06 오후 7:08:10)
떼돈을 버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떼돈에 관한 재미있는
유래가 하나 있다.
옛날 강원도 정선 지역의 아우러지강에 뗏목을 띄워서 동강과 서강 그리고 남한강을 거쳐 한
강까지 운반하여 돈을 버는 사람이 있었는데 힘들고 위험한 일이라 성공하면 큰돈을 벌었다
고 한다. 특히 래프팅으로 유명한 동강은 산세가 험하고 물살이 심하여 매우 위험한 일이었
다고 한다. 위험한 일이지만 뗏목을 성공적으로 운반하여 번 큰돈을 떼돈이라 불리게 되었다
고 한다.
그런데 그 사람은 떼돈을 벌기 위해서 상당한 위험을 이겨내야 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
도 있을 정도의 각오가 선행되어야 가능했을 것이다.
얼마 전 저축의 날을 보낸 평범한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떼돈을 벌기 위해 위험한 투자를
시도하는 것보다 매일 매일 알차게 생활하고 조금씩이라도 저축을 생활화하는 것이 훨씬 더
값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저축이란 어떤 사람이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장래를 대비해 소비하지 않고 금융기관에 맡기
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축을 함으로써 미래의 생활이 더 편안하고 즐거워질 뿐만 아니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다. 즉 질병이나 사고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으며 실
업으로 인해 소득이 감소하더라도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게 할 수 있다.
또한 저축을 통해 결혼자금을 마련하고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으며 사랑하는 자녀의 교육자금
은 물론 노후에도 변함없이 우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확실한 대비책도 될 수 있
다.
저축은 나라 전체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매우 유익하다.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그만큼 외자도입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이거니와 물가안정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저축하는 것이 곧 애국이고 기쁨인 것이다. 우리 나라가 IMF의
관리체제 아래 놓이는 수모를 당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국
민 저축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기 때문이며 이러한 국민들의 저축은 앞으로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저축은 단순히 개인의 차원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투자로 연결되어 경제성장의 토대가
되며 경제성장에 따라 소득이 늘고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저축을 늘릴 수 있게 되는 이른바
선 순환(virtuous cycle)의 관계에 있다.
저축은 사회적인 면에서 보아도 순기능으로 작용한다. 과소비를 줄이고 향락산업의 발전을
억제함으로써 건전한 사회기풍을 조성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정도 저축을 하는 것이 적당한 수준일까? 우리 나라 도시가계의 최근 10
년간 평균저축률은 약 27%다. 최근 몇 년간의 저축률은 약 30% 선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이
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것은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약 3분의 1을 저축하고 있는 셈이다.

김관영 하나은행 법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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