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 | ‘작은 부자로 사는 법’] ‘돈’과 인문학의 어색한 만남

지역내일 2012-12-14


청림출판
이진우·김동환 지음
1만4000원

부자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돈이면 안되는 게 없다'는 얘기가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경구보다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부자열풍에 쉽게 휩싸이고 속물같다 하더라도 주변의 부자 이야기에 귀가 번쩍 뜨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걱정꺼리를 적어내려가다보면 모두 '돈'이다. 학업, 졸업, 취업, 결혼, 양육, 승진, 이직, 창업, 노후에 '멋지게 죽는 것'까지 여지없이 돈과 연결돼 있다.

가슴을 죄 온다. 마부의 채찍질로 갈라진 등짝을 다시 내려치듯 '돈을 향한 아우성'이 무자비하다.

'작은 부자로 사는 법'은 "우리 삶에서 돈의 의미가 뭐지?"라고 묻는다. '워워~'하며 앞만 보고 달리던 말을 세우고는 물 한 모금 들이킬 만한 시간을 주문한다.

금융전문컨설팅회사인 대안금융경제연구소의 김동환 소장과 MBC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이진우입니다'를 진행하는 이진우 이데일리 기자는 '헛된 부자열풍에 목매지 말고 돈의 노예로 살지 않기 위한 현실적인 재테크 지혜를 쌓는 법'에 대해 내내 설전을 펼쳤다.

월급을 모으고 한 푼 두 푼 불려가는 것을 그들은 소박한 행복, 작은 부자라고 표현했다. 달성 불가능한 큰 부자를 목표로 남이 만들어놓은 머니 게임에서 안간힘을 쓰는, 부자 주변의 경계인에서 뛰쳐나올 것을 요구했다.

'죽을 때까지 돈 앞에 당당하게 사는 법'을 찾아가는 초입엔 세상이 정해놓은 돈의 규칙을 새롭게 만드는 수고로움이 버티고 있다.

평생 필요한 돈을 다시 계산해보자.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재테크의 목표를 다시 생각해보자. 왜 돈을 벌려고 하는가. 꿈과 목표에 다가가는 데 의외로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끝까지 행복하게 삶을 완주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부자가 되는 것 자체가 목표인 사람은 목표를 이룬 후에도 행복하지 않다.

'작은 부자로 사는 법'은 재테크책이 아니다. 돈을 버는 비법이 숨어있지도 않다. 생뚱맞게 삶의 방향을 묻는다. 저자들은 "자신의 꿈, 그 꿈이 펼쳐지는 세상, 그것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의심하고 연구하는 것이 걱정 없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웅변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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