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부동산시장 전망] 주거·투자용 부동산 모두 침체 우려

지역내일 2012-12-31
대내외적 경기 상황 어려워 … 세입자 시름 깊어질 듯

2013년 새정권이 출범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계속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적인 경기 침체가 해소되지 않은데다 새정부 경제정책이 베일에 싸여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부동산 시장의 경우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반짝 빛을 보기도 했다. 또 세종시와 지방 혁신도시 등 일부지역에서 청약 성적이 좋았다. 그러나 2013년에는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

소형 주택의 과잉 공급이 지적되고 있으며, 지난 2~3년간 인기를 모은 부산 등에서 준공후 미분양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매매 시세도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반면주택임대료는 꾸준히 올라 서민층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용인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A씨는 "과거에는 선거 전후 시장이 들썩였는데, 지금으로선 움직임이 거의 없다"면서 "일각에서는 새정부 정책으로 시장이 반등할거라 하는데, 지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분양 및 입주물량 =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주택 관련 243개 업체를 대상으로 주택공급 계획을 조사한 결과 2013년에는 12만4929가구(주상복합, 오피스텔 포함)가 분양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2년보다 11.3% 가량 늘어난 것이다. 수도권은 8.4% 가량 줄어들고 지방중소도시는 58.6%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서는 화성(동탄2신도시)과 평택, 수원(광교신도시), 용인, 성남(판교신도시) 등에서 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세종시에만 3000가구가 새로 공급되며, 전국적으로 1000가구 이상 대단지만 50곳이 넘는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모두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연초에 세워둔 연간공급계획은 수시로 바뀌고, 백지화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서울의 경우 예정 물량의 65%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다. 정비사업장은 불확실성이 높아 올해 공급을 장담할 수 없다. 2013년 분양예정인 사업장 대부분은 2012년에도 분양예정 사업장이었다.

지난 5년간 신규 공급 아파트 분양가는 평균 15% 감소했는데,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종전보다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세입자들의 어려움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는 2013년에는 전국적으로 18만5262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와 인천만 물량이 줄고 서울과 지방광역시는 늘어난다. 서울의 경우 서초·강남 보금자리지구 아파트와 송파 위례신도시에서 입주가 시작되고, 지방에서는 혁신도시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전세 재계약 2000만원 필요 = 2011년 한 해 동안 전세보증금은 12.1% 상승했다. 2012년에는 크게 줄어든 2.4% 오르는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2013년 전세 재계약을 하려는 세입자로서는 14.5%나 가격이 오른 보증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결과 2013년 전세 재계약을 하는데 필요한 돈은 평균 2048만원으로 조사됐다. 2년전 전국 평균 아파트 전세자금은 1억3560만원이었는데, 현재는 1억5608만원으로 늘었다. 2년간 매달 86만원을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다.

수도권에서 전세 재계약 비용은 더 증가한다. 서울은 3027만원으로 가장 높고, 경기도와 인천시는 각각 2302만원, 713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방에서는 대구가 2723만원, 세종시는 2198만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가 5860만원으로 가장 높고, 노원구가 1861만원으로 재계약 비용이 가장 적은 곳으로 꼽혔다. 수도권에서는 성남(3904만원), 화성(3526만원), 하남(3158만원), 용인(3148만원) 등이 30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에 이어 2013년에도 전세자금이 모자란 세입자들은 수도권 외곽 택지지구로 이주하는 등 어려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익형 부동산도 침체 = 오피스텔과 상가, 업무용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침체 상황이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1~2인 거주용 부동산은 공급이 대폭 늘었다. 지역과 가격 등에 따라 분양 및 계약률이 높은 곳도 있지만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미분양이 상당수 된다.

M분양대행사 대표는 "정부가 미분양 아파트만 조사하고 있는데, 미분양 오피스텔까지 조사할 경우 그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2013년에는 이러한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퇴직 후 별다른 직업을 갖지 못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영역이다. 매년 12만명씩 은퇴자들이 생겨나지만 이들의 투자 체력이 급격히 소진되고 있다. 기존 부채를 해결하고도 부동산에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다. 특히 과잉 공급으로 인한 공실 증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부동산114는 오피스텔 투자 수익이 6%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자산가들이 쥐고 있던 업무용 빌딩 역시 공실률이 늘고 있다. 우선 수도권의 경우 세종시로 정부부처가 이전하면서 세종로와 과천 일대에 흩어져 있던 정부기관이 정부종합청사로 이전한다. 반면 이들이 쓰고 있던 건물을 채워 넣을 기업 수요는 점차 줄고 있다. 2012년 3분기를 기준으로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은 증가추세에 있고, 대형 빌딩을 제외하고는 임대료도 감소세다. 신축 빌딩의 경우 무료 임대기간을 주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할 정도로 사정은 어렵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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