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대해 미국은 조야 할 것 없이 안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한발더 나아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무언가 해주길 바라는 위시리스트(wish list : 희망목록)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미 언론들과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2기 4년을 함께 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라고 있을 위시리스트들을 대신 쏟아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축하성명과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당선인과의 긴밀한 협력과 한미동맹 강화를 무엇보다 희망했다.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은 대통령의 공개적이고 통상적인 표현에 그치지 않고 미 언론들을 통해 박근혜 당선인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도전과 중국의 팽창주의에 맞대응하는 데는 한일 양국에 보수정권이 들어서기를 바랬는데 그런 결과가 나오자 매우 안도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자신들을 안심시켜준 박근혜 당선인이 한국의 18대 대통령으로서 집권 2기를 한달 앞서 시작하는 오바마 행정부와 실제로 공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북정책에서 미국과 보폭 맞출 보수정권 기대
오바마 행정부가 바라고 있는 첫번째 위시리스트는 북한 다루기에서 보폭을 맞추자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에 미국의 조야는 정권교체보다는 박근혜 정부 탄생으로 크게 안도한 것으로 미언론들과 워싱턴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한미간 초래할 수 있었던 균열 가능성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면 조건없는 대북개입정책 추진으로 핵문제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와 틈새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한마디로 오바마 행정부는 2013년에도 북한이 변하지 않는한 적극적인 대화와 지원, 협력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인데 박근혜정부가 보폭을 맞춰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메시지다. 미국에선 박근혜 당선인이 비록 이명박 대통령보다는 부드러워진 대북정책을 추진하며 인도적 지원과 남북경협 등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핵과 미사일 문제, 도발행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북정책과 비슷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두번째 위시리스트는 공개적으로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한중관계 강화보다는 한미동맹을 중시해 주길 바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은 박근혜 정부가 한중관계를 동반자 관계로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한미동맹을 더 중시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미국의 조야가 문재인 후보 보다 박근혜 후보 당선에 안도한 주된 이유중 하나는 문재인 후보가 한미관계는 재정립하면서 한중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고 한미 FTA의 재협상을 공개 표명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팽창주의에 맞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중시 정책'을 표방하면서 해군력의 60%를 아시아지역에 집중시키는 등 중국견제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런 미국의 중국포위 전략에 맹방인 한국이 노골적이지는 않더라도 미국편 에 서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한미동맹 강화, 한미일 3각동맹 재건 희망
박근혜 당선인에게 보내는 미국의 세번째 위시리스트는 한일간 갈등 최소화이다. 미국은 북한의 도전과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는 최선의 체계는 한미일 3각 동맹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좁힐 수 없는 한일 관계 때문에 미국은 항상 긴장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에 새로 탄생하는 박근혜정부와 일본 아베정부가 직전 정부들보다는 한일관계의 긴장을 해소함으로써 한미일 3각 동맹을 재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스탠포드 대학 동아시아 외교정책 연구소 대니얼 스나이더 연구원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 직후 한미간 긴급 현안을 빨리 협의하길 바라고 있다고 한다. 박근혜 당선인도 첫 방문지로 미국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러한 위시리스트에 대해 한국의 위스리스트를 작성해 나눌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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