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정상 무슨 대화 나눴나

부시 대테러전에 일 적극 지원 합의

지역내일 2002-02-19 (수정 2002-02-20 오후 5:24:06)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18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마치 짜맞춘 듯 서로에게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 지원과 극찬을 보냄으로써 실익을 챙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쌍방간에 가려운 곳을 긁어줌으로써 일종의 윈-윈성과를 거둔 셈이다.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 발언 이후 대테러전에 대한 더욱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포괄적인 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일 총리의 ‘개혁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일본 개혁정책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의사를 밝혔다.

◇미일동맹관계 강화=미국과 일본은 양국간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대테러전에 대한 기본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후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동맹국으로서 일본만큼 강력한 협력을 해준 나라는 없다. 아프가니스탄 재건 국제 회의를 개최하는 등 그동안 보여준 협력에 감사한다”고 말하며 양국간 우호를 과시했다.
대테러전과 관련한 질문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솔직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이란, 이라크, 북한 등 3국에 대한 생각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해 양국간 ‘악의 축’ 발언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특히 “부시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냉정하고 신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도 테러 퇴치를 위해서는 미국과 국제 사회에 협력하면서 주체적으로 대처해 나가겠으며 앞으로도 미국을 지원해 나가겠다는 점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라크에 대한 무력 공격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물론 일본은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이기 때문에 이야기했다”며 “자유를 사랑하는 동맹국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국가가 행동을 바꿔야 한다”며 “한국에 가는 것도 이 문제를 검토,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고이즈미 ‘개혁호’에 응원=고이즈미 총리는 그동안 우려하던 일본 경기침체와 관련, 부시 대통령에게 디플레이션 대책과 부실채권 처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부실채권처리, 규제 완화 등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며 “확고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말을 신뢰한다”고 말해 급격한 인기하락과 구조개혁 반발 세력에 의해 힘을 잃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에 힘을 실어줬다.
고이즈미 총리는 디플레 대책으로 △부실채권 조기처리 △금융시스템 안전화 △금융완화 검토 등 종합대책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조개혁과 디플레 중 어느쪽이 우선이냐는 논란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든 구조 개혁을 흔들림없이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일각에서는 일 총리의 해법이 ‘구호뿐인 대안’이라고 평가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의 리더십과 전략, 결의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계 제 2위의 일본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 세계와 이 지역을 위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이즈미 정권 출범 후 구조 개혁이 여전히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 부시 대통령은 구조 개혁은 어느 사회든 어려운 문제라며 “내가 중시하는 것은 개혁의 의도, 의지 등이다. 나는 고이즈미 총리의 눈을 보고 (그것을) 신뢰할 수 있었다”고 말해 경기회복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고이즈미 총리에 다시 한번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자임했다.
두 정상은 또 이날 회담에서 대북정책에 대해 한미일 3국의 긴밀한 연대 유지를 확인했다. 한편 일 총리는 유사법제 정비방침을 언급함으로서 ‘9.11테러’ 이후 커진 영향력 확대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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