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그릇 려(麗)의 박은숙 관장

전통은 살리고 형태는 모던한 우리그릇 이야기

환경 친화적인 옹기와 도자기가 한식의 식감을 높여준다

지역내일 2012-12-20

최근에는 서양식 파스타마저 투박하고 네모난 한식 옹기플레이트에 올려놓으면 어딘지 세련된 느낌이 든다. 하물며 우리가 늘 먹는 한식을 폼 나는 백색자기 접시에 올려놓는다면 그 궁합의 절묘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압구정동 현대고등학교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그릇 려(麗)’. 언제부터인지 이곳 ‘우리그릇 려’를 빼놓고는 질박하면서도 고유의 멋을 지닌 우리 자기들을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박은숙 관장의 우리그릇에 대한 사랑은 깊다. ‘우리그릇 려’를 찾아 박은숙 관장에게 그녀가 갖고 있는 우리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감각적인 센스와 작가들의 명품 기술이 융합된 우리의 그릇들
이곳에 가면 소위 ‘엣지’ 있는 우리그릇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우리그릇들은 절대 예사 그릇이 아니다. 자기와 옹기에 예술적 감각을 덧입혀 디자인하고 도자기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의 관장이자 아트디렉터인 박은숙 관장의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센스와 작가들의 명품 기술이 융합된 우리의 그릇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릇에 무엇을 담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그릇에 담는가도 중요합니다. 우리그릇 려의 그릇들은 전통 유약만 사용하고 있어요. 크롬이나 망간 같은 속성제나 강화제를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전통 유약이기에 친환경 소재인데다 호르몬 유사성분이 들어있지 않아요. 게다가 견고해서 대를 물려 사용할 수 있어 오히려 경제적입니다”라며 박 관장은 우리 그릇을 만드는 철학을 자신 있게 말했다.
그녀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우리그릇을 너무 좋아해서였다. 따라서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그러한 그녀가 이제는 우리그릇으로 한국의 식문화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도자기를 좋아하고 알리고 싶은 이유도 있지만 언젠가 지방을 갔을 때 한식당에서 우리의 맛깔스런 전통음식이 멜라민 그릇에 담겨 나오는 모습을 목격하고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신선하고 맛있는 토속음식들이 고유의 우리그릇에 담겨 있었더라면 보다 더 맛깔스럽고 신선함을 주었을 것이라고 한다.


옹기그릇은 미세한 숨구멍 통해 맛 지켜줘
우리그릇 중에서도 가장 먼저 근대화의 희생양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 옹기그릇이다. 박 관장은 “옹기는 도자기보다 가볍습니다. 유약이 두껍게 발라진 것이 아니기에 마치 맨살에 스킨로션을 바른 것 같은 느낌입니다. 게다가 옹기에는 미세한 구멍이 있어서 공기가 순환할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옹기에 장을 담그면 발효가 잘되고 맛이 좋습니다. 김치 역시 김장을 한 후 옹기에 담아 땅속에 보관을 해 왔습니다”라며 그녀가 옹기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박 관장은 옹기그릇이 최근에는 김치냉장고의 보급과 더불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옹기야 말로 굽는 불까지도 장작을 이용해서 전통방식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옹기는 옹기장이의 혈을 짜서 나오는 힘든 작업이라고 할 만큼 만드는 과정이 힘듭니다. 이곳에서는 전통방식으로 옹기를 만드는 허진규 작가와 함께 작업하면서 그릇을 기획해 만들고 있습니다”라며 옹기그릇에 대한 그녀의 관심을 피력했다. 허진규씨는 울산에서 작업을 하는 옹기 무형문화재로 올 초에 그의 작품들이 전시판매 되었을 때 그가 만든 옹기 피자판, 스테이크 접시 등이 인기를 끌었었다. 이외에도 우리그릇 려에서는 품목별로 작가들과 협업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고 있다. 백자라인은 김진 작가, 청자라인은 이동하 작가, 그리고 조형토는 이천수 작가가 함께 작업하고 있다.


그릇이야말로 값싸게 향유할 수 있는 식탁위의 예술품
“자기 그릇에 대한 고정관념을 떨쳐버리고 소위 섹시하고 감각적으로 만든 그릇 하나하나가 음식의 식감을 살려줍니다. 좋은 그릇에 담으면 식감이 확실히 좋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담아 보기 전에는 얼마나 멋진지 절대 알 수 없어요”라며 그녀는 선물에도 멋진 포장이 필요하듯 요리에도 멋진 포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요리를 담아내는 그릇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다. 이러한 우리그릇이 바로 한식의 세계화를 이끌어내는 견인차 역할도 하게 될 거라고 박 관장은 확신하고 있다. 블랙&화이트로 연출된 달 그릇과 캐주얼한 반상기 시리즈들을 통해 평범한 일반인들의 식탁위로 우리그릇을 올리고 있다.
“그릇은 그릇입니다. 하지만, 주부와 쉐프들에게 사랑받는 그릇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식문화가 변화 발전을 거듭했지만 그동안은 종지 이외에 적당한 한식그릇이 없었다고 할 수 있었죠. 우리그릇 려가 있었기에 우리자기로 만든 파스타 접시, 샐러드 접시가 생겨난 것입니다. 그릇이야말로 값싸게 향유할 수 있는 예술품입니다”라고 강조하며 그녀의 그릇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곳에서는 현재 전시되고 있는 그릇을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 1월 15일부터 31일까지 김시영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김시영 작가의 흑유 자기그릇에 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흑유는 백자보다도 활용도가 더 높다. 케이크를 올려놓을 수 있는 케이크단, 찻주전자, 플레이트 등 다양한 그릇이 전시될 예정이다.


박혜영 리포터 phye0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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