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합격생에게 듣다~

지역내일 2012-12-05

지난주까지도 숨 가쁘게 이어진 모의면접, 화장실 갈 틈도 없이 특목고 입성을 위한 마지막 점검이 진행됐다. 오래 준비는 값진 결실로 맺어졌다. 민족사관고 조우현(귀인중3), 용인외고 김희연(범계중3), 안양외고 영어과 김주연(산본중3), 경기외고 영어과 김채윤(갈뫼중3), 최정연(신기중3). 평촌아발론에서 리틀녹지원, 녹지원(최상위 레벨)을 거치며 함께 울고 웃으며 보낸 5년 여, 진한 우정까지 건져 올린 그간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들어봤다.       


떨렸지만, 준비했던 대로 침착하게~, 면접의 비법
‘대륙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채윤이의 생각은 ‘아시아와 아메리카대륙을 좀 더 붙인다’였다. 미국과 중국, 경제대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렇게 붙여놓고 미운 정이라도 들게 해 세계평화를 유지해보자는 의도다. 반면 정연이는 그대로 두겠다고 했다. 자연환경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면접에 대비해 영어에만 신경 썼던 우현이의 경우는 민사고 봉투 속에 든 사진 한 장에 대해서 설명하라는 난데없는 질문을 만났다.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동원해 수영장서 다이빙하는 중국인 아이의 사진을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면접관의 의외의 질문에 당황은 했지만, 곧 침착하게 평정을 찾았다.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 포트폴리오작업, 리틀녹지원의 리서치, 디베이트, PT 활동 등이 녹아난 결과다.
“몇 번이나 찾아와서 자기소개서 피드백 받고, 굉장히 적극적인 친구들이었어요. 자기소개서는 진솔한 모습을 담는 게 중요해서 아이들이 자신의 장점을 찾아낼 수 있도록 이끌어줬죠.” 평촌아발론 김난희 원장은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조언을 해줬고, 그 과정에서 두려움 많고 소극적이었던 채윤이가 적극적으로 바뀌기도 했다고 들려줬다.


리틀 녹지원 1기, 친구 그리고 목표를 향한 선의의 경쟁  
“팀으로 나눠서 주말엔 하루 종일 디베이트 준비를 했는데, 그때 영어실력이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우현이의 얘기에 주연이가 “친구들이랑 정말 재미있었다. 서로 경쟁하듯 대학논문까지 찾아보면서 자기발전이 됐다”고 덧붙였다. 초등6학년 때 김난희 원장이 처음으로 만든 리틀 녹지원 1기생이 되면서 아이들은 추억과 함께 특목고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첫 도전이었던 청심국제중 진학 실패, 하지만 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계기가 됐다.
“고등학교는 정말 내가 선택한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어요. 그래서 중학생활을 정말 열심히, 재밌게 했어요. 방송부, 스스로넷 기자단활동으로 경험을 쌓고, 봉사시간도 챙겼죠.” 저널리스트가 꿈인 주연이처럼 정연이도 문학창작동아리를 만들고, 시나리오도 몇 편 쓰면서 작가의 꿈을 향해 달렸다. 수학을 정말 좋아하는 희연이는 각종 경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가하면, 공부시간을 쪼개어 과학논문도 8편정도 써 두었다. 차곡차곡 준비하는 과정엔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도 있었다. 희연이는 중학교3년 동안 전교1등을 놓쳐본 적 없기에 마지막 기말고사에 대한 부담감으로, 그리고 아이들 모두 이런저런 힘듦을 견디며 남몰래 흘렸을 눈물…, 오늘은 그런 시간들을 인내한 노력의 결과였다.


특목고 꿈꾸는 후배에게 한마디, “소신껏, 모험을 두려워말라~”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도전해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채윤이의 조언이다. 우현이도 “계획한 대로 공부를 실행하지 못했을 때, 여기에 연연하지 말고 빨리 계획을 수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주연이는 “모험이 가능한 중1때 자신에게 맞는 문제집, 공부시간, 방법 등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게 좋다”고 거들었다.
“자녀를 믿고 기다려줄 줄 아는 부모님의 인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죠. 고비를 잘 넘어갈 수 있게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고요.” 김 원장은 부모의 협력, 학생의 의지 등이 어우러져야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했다. “초등학교교사인 엄마가 오랫동안 준비하셨던 논문을 미루면서까지 자신의 외고준비를 도왔던 게 정말 고맙고, 미안했다”는 채윤이의 눈물어린 고백이 이어졌다. 그런 일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며 서로 다독이는 모습이 참 따뜻해보였다. 아발론에서 지금의 친구들을 만난 게 가장 큰 행운이라 말하는 아이들, 이들에게 아발론은 학원 이상의 큰 의미, 인생에서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곳이었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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