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로 접어들면서 ‘자율고냐 일반고냐, 자율고라면 어디로 할까?’를 놓고 고민하는 중학교 3학년 학부모들이 많다. 특히 강남에는 일반계고 최고의 입시성적을 자랑하는 중동고와 휘문고가 있어 자율고에 대한 남학생 학부모들의 관심이 남다르다. 지난 10월 16일 중동·휘문고 교사와 학부모들이 만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자율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중동고, 수능최적화와 논·구술 강화 교육과정 운영
Q 리포터: 자율고와 일반고를 비교해볼 때 자율고의 장점과 단점은?
자율고의 최대 장점은 성적 상위 10~30%의 학생이 모인 균질집단이라는 점이다. 이 점을 다른 각도로 보면 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학교의 입시전략이 없으면 학생들이 하향평준화 되기 쉬운 단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학교의 전략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Q 김지현: 자율고의 불리한 내신에 대한 중동고의 차별화된 전략은?
대학입시에는 다양한 전형이 있는데, 수능 중심 전형인 정시가 1/3, 논술 중심 전형이 1/3, 학생부 중심 전형이 1/3정도 된다. 일반고가 입학사정관제나 학생부 전형으로 입시를 설계한다면, 자율고는 수능과 논술 중심 전형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입학사정관 전형은 학생 개인에 따라 고려하고 있다.
내신이 입시에 반영되는 방법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연대 학교생활우수자 전형, 고대 학교장 추천 전형의 경우 내신이 굉장히 중요하다. 반면, 중앙대 다빈치 전형의 경우는 내신보다 비교과 자료에서 드러난 잠재력을 중요하게 보기도 한다. 어떤 전형이 내신 반영이 크고 어떤 전형이 자기 주도적 설계가 중요한지 체계적으로 분석해서 접근해야 한다. 중동고에는 이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또한 자율고는 일반고와 달리 1등은 항상 1등이 아니고 꼴찌도 항상 꼴찌가 아니다. 그만큼 균질집단이다. 1학년 첫 시험에서 문과 꼴찌였던 학생이 현재 반에서 15등정도 한다. 내신의 유·불리보다는 누구도 포기하는 학생이 없어 3년간 치열한 학업분위기가 유지되는 장점이 크다.
Q. 박진희: 중동고에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 수준과 지역별 편차는?
현재 중동고 1학년의 평균 중등 성적은 상위 19% 수준이다. 2·3학년은 그보다 약간 낮다. 지원율이 올라가면 학생들이 다양한 지역에서 오다보니 학교별 성적 편차가 크다. 중학교 성적의 석차 백분위가 동일하다면 강남 학생들의 수준이 높다. 지난해 중동고의 입학생 비율은 강남구 56%, 송파구 26%, 서초 6%, 기타 지역 12%였다. 강남 이외 지역의 학생은 중학교 때 1등이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실력은 강남 학생들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그 학생들에게는 1등의 아우라가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우들과 어울리며 학습 노하우를 터득하면서 성적을 극복한다.
Q. 이정연: 주요과목의 수능 1등급 비율은?
3학년 3월 모의고사를 기준으로 볼 때, 언·수·외 2등급 이내의 비율을 보면 언어 46%, 수리 71%, 외국어 62% 정도이다. 중동고는 3학년보다 1·2학년의 성적이 약간 높은 편이다.
Q 김지현: 대치동 일반고와 비교해서 중동고 학생의 성적은 어느 정도인지?
보통 2등급 이내를 인(in) 서울권(시립대 수준)으로 보는데, 강남지역 자율고는 30명 중 25명 정도를 인 서울권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강남지역 일반고보다 상위권 학생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상위권(서울대권, 상위 0.4%)만 보면 일반고가 약간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Q. 이정연: 자율고에 가장 적합한 학생의 조건과 적응이 어려운 사례는?
자율고는 웬만한 학생들에게 다 좋다.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거의 없고 폭력 사건도 거의 없는 다듬어진 아이들이다. 학교만족도가 80%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학교를 좋아한다.
다만 적응이 힘든 경우도 있는데, 예를 들어 중학교 성적이 50%에 가까워 입학 자체가 가문의 영광인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부모는 자랑스러워하는데 실제 학생이 학교에서 적응하기는 어렵다. 만약 그 학생이 일반고에 갔더라면 20% 정도의 중상위권이 가능하고 다양한 입학사정관 전형의 설계가 가능하다. 그런데 자율고에서 하위권을 형성하면 학교생활은 힘들다.
학생들의 성향은 문제되지 않는다. 일반고는 학생들이 성적대별로 어울리는 경향이 있지만, 자율고는 성적대별로 교우관계 형성되지 않는다. 전교생이 다 친구이고 공감대가 형성된다. 서로를 무시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고 다 나름대로 장점을 지닌 친구들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존경한다. 확연하게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Q 정서진: 중동 1·2학년 재학생 중 전학생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미달인 사회적배려대상자를 제외하면 결원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1년에 10명 정도 결원이 생기지만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기보다는 해외로 유학을 가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Q 최강희: 문·이과 학생의 비율은? 중동은 문과가 좋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문과와 이과의 비율은 2·3학년은 5:7, 1학년은 4:8이다. 중동고 문과가 좋다고 하는 이유는 아마도 논술이 강해서인 것 같다. 논술 프로그램은 도입한지 15년이 되었고 실제로 논술전형 합격자가 강남권에서 제일 많다. 그렇다고 수리논술이 약한 것도 아니다. 합격자 비율을 보면 이과가 훨씬 강한 학교이다. 다만 중동의 문과는 수학도 잘하는 학생들이며 소수정예화 되어 있고 수업 분위기도 아주 좋다. 올해까지는 1학년부터 문?이과를 분리했지만, 2013학년도 입학생부터는 진로 선택에 좀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2학년 때 문?이과를 나눌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진로 선택 프로그램을 1학년 때 집중 배치했다.
Q 한동숙: 일반고에 비해 수행평가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에너지 낭비는 아닌지?
수행평가가 많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 아마도 학교의 프로그램이 많아 그런 인상을 줬을 수 있다.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선택사항이다. 강남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독서량과 체험의 부족이다. 이로 인해 언어 성적이 안 나오는 학생들이 많다. 예를 들어 시의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대화와 경험이 적어 교사의 설명으로는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 수행평가는 교육청 지침대로 따르고 있고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만점을 받는다. 교과마다 차이는 있지만 학생 본인이 성실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Q 최강희: 중동고의 과목별 수업시수는 일반고와 비교해 어떻게 다른지?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비율이 인문계열 53.3%, 자연계열 57.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루 7교시 중에서 3~4시간이 국·영·수 수업이다. 자율고는 교육과정 운영에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군더더기 없는 수능 최적화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주요과목의 입학전형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논·구술 과목과 입학사정관제 스펙이 될 수 있는 창의체험활동이나 교양과목으로 차별화한다. 중동고는 철학과목을 정규교과로 개설해 논·구술에 철저히 대비하고 글로벌리더 교육이나 영어몰입수업 등으로 일반고와 차별화하고 있다.
Q 최강희: 탐구과목, 제2외국어 등 선택과목 공부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제2외국어는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3과목이 있고, 아랍어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방과후 학교로 개설하고 있다.
사탐과 과탐 과목은 학생들의 선호도를 고려한다. 단 탐구과목은 논술에 영향을 주는 과목이므로 이과의 경우 2학년까지 물·화·생·지Ⅰ 4과목을 균형 있게 이수하고 3학년 때 본인이 원하는 Ⅱ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문과는 2학년까지 윤리·일반사회·지리·역사를 균형 있게 이수하고 3학년 때 본인에게 필요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융합과학은 배우지 않으며 1학년 때 지구과학, 2학년 때 물리·화학·생물을 주 3시간씩 1년간 배우게 된다. 한 학기에 몰아서 공부하면 잊어버리고 나중에 입시공부를 다시 해야 하는 폐단이 있어 집중이수제는 실시하지 않는다.
Q 한동숙: 수학 진도가 빠르다고 하는데, 따라가는데 무리는 없는지?
1학년 때 문·이과 모두 5단위가 편성돼 수학 상·하를 배우고, 2학년 때는 문과 5단위, 이과 7단위가 편성돼 시수에 맞춰 진도를 나간다. 이과의 경우 시수가 많으므로 진도가 조금씩 빠르긴 해도 무리하게 선행하는 것은 아니다. 시험범위는 교육과정에 명시한 그대로 정해진다.
Q 박진희: 특색 있는 방과후 수업, 동아리, 특별활동은?
동아리는 70여개가 운영된다. 자율고로 바뀌면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학생들의 문화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케스트라는 학생들의 문화 척도를 보여준다고 볼 수 있는데, 규모가 1~2학년 60명 정도 된다.
중동고의 특별 프로그램은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경제연구 동아리, 경제경시반, 한국사능력시험 대비반 등이 있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교생이 매주 1시간씩 필수로 참여하는 1인 1기 검도 프로그램이 있다. 또한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프로그램으로 SGLS(Samsung Global Leadership Scholarship)와 SNFS(Samsung New Frontier Scholarship)이 있다. SGLS는 2학년 15명을 선발해 전액 이사장 지원금으로 실시하는 유럽 산업현장 연수 프로그램으로 교과 성적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우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SNFS는 1학년 20여명이 참여하는 국내연수 프로그램이다.
Q 리포터: 중동고는 올해 3학년이 자율고 학생으로는 첫 입시를 치르게 되는데, 입시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 충족 인원이 많아 상위권은 강세, 최상위권은 보합이 예상된다. 따라서 인 서울권 대학 합격자의 수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휘문고, 차별화된 입시전략으로 내신의 불리함 극복한다
Q 리포터: 자율고와 일반고를 비교해볼 때 자율고의 장점과 단점은?
먼저 장점은 일반고와 달리 자율고는 일반교과를 58단위 이상만 이수하면 돼 가장 자율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따라서 수준별, 진로별 특화된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고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다양한 진로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중상위권 학생들이 모인 우수 균질집단이라 교육과정 운영이 용이하고 계열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수업분위기가 좋은 것도 장점이다. 수업 중에 자는 학생들이 거의 없고, 심지어 양호실에서 쉬어야하거나 조퇴해서 병원에 가야할 학생들도 수업을 받는 분위기이다. 흔히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라 이기적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팀 활동도 활발하다. 자율고 학생인 1·2학년의 경우 학교폭력이 한 건도 없었던 것만 봐도 학교 분위기를 잘 알 수 있다.
단점은 등록금이 일반고의 2~3배 정도로 비싸다는 것과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 내신부담으로 사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일반고에 비해서 내신이 불리한 점도 단점일 수 있는데, 2014학년도부터는 절대평가로 내신의 불리함은 사라질 것이다.
Q 김지현: 자율고의 불리한 내신에 대한 휘문고의 차별화된 전략은?
수시든 정시든 수능이 중요하고 수시전형에서는 논술이 중요하다. 휘문고는 정규 수업과 방과후 수업으로 수능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논술은 1학년부터 체계적으로 대비한다. 특히 수리논술의 경우 6명의 교사가 수리논술반을 진행하고 있다.
입시전략을 수립할 때는 가령 100명 모집단위라면 10등이나 100등이나 합격은 마찬가지이므로 소위 문 닫고 들어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진학지도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성적 분석과 진학지도 노하우가 있어야한다. 그런 면에서 휘문고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휘문고는 각종 진학관련 모임이나 단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진학 네트워크 구축해 정보를 취합하고 있으며, 주요 대학 입학처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휘문고 학생들의 학생부 및 모의고사 성적 분포 및 위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입시에서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대입전형 중 모든 학생들이 학생부 전형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또 모든 학생들이 서울대에 지원하는 것도 아니므로 내신이 좋지 않다고 비관할 필요는 없다. 수시 전형을 학생부, 논술, 적성, 특기자 전형으로 나눠볼 때 자율고에 가장 적합한 전형은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이다. 두 전형 모두 학생부 실질 반영률은 미미해 5등급까지 1점도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요대학 정시에서 학생부 실질 반영률은 더 미미하다. 소위 SKY 대학의 학생부 전형(1.3~1.5등급, 휘문 16명 정도)을 노릴 것이 아니라면 내신의 불리함은 논술 등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Q. 박진희: 휘문고에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 수준과 지역별 편차는?
휘문고 입학생을 중학교 소재지로 살펴보면 강남구 61%, 송파구 18%, 서초구 8%, 기타 13%이며, 휘문중, 대명중, 역삼중, 단대부중, 대청중 학생 순으로 많다. 입학생의 평균 중등 성적은 상위 24%정도이다. 그런데 중학교 내신은 지역별 편차가 크고, 입학 후 성적 변동이 있으므로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입학 후 성적 변동을 사례를 보면 중학교 내신 26.9%(256등)로 입학한 학생이 입학 후 전교 13등, 30%(290등)로 입학한 학생이 전교 40등을 했다. 반대로 하락한 학생을 보면 2.3%(18등)로 입학한 학생이 133등을, 2.7%(22등)로 입학한 학생이 209등을 했다. 중등 성적에 비해 고등 성적이 상승폭이 큰 학생들 10명 중에는 송파 학생 1명, 나머지 9명은 모두 강남 학생이었다. 하락폭이 큰 학생들은 은평, 강동, 노원 등 기타지역의 학생이 절반 이상이었다.
모의고사를 보면 상승폭이 큰 학생은 21.3%(211등)로 입학한 학생이 1등, 45.9%(402등)로 입학한 학생이 12등이었고, 하락폭이 큰 학생은 0.6%(2등)로 입학한 학생이 93등, 2%(15등)로 입학한 학생이 190등이었다. 데이터와 같이 휘문고에는 중학교 성적이 고등학교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 고등학교 공부는 중학교와 달리 범위가 많고 깊이가 있어서 공부를 가볍게 한 학생들은 하락하게 된다. 수업시간에 충실하고 성실한 것이 중요하다.
Q. 이정연: 주요과목의 모의고사 상위 등급 비율은?
현재 1학년 학생을 기준으로 주요과목의 2등급 이내 비율을 보면 국어 51%(1등급 23%), 수학 72%(1등급 43%), 영어 71%(1등급 39%) 정도이다. 강남 학생들이 영어, 수학에 비해 국어 과목이 약한 편이다.
Q 김지현: 일반고와 비교해서 자율고 학생의 성적은 어느 정도이며, 3학년과 1·2학년의 차이는?
현재 일반고 학생인 휘문고 3학년 학생들(고교선택제로 매우 우수한 편)과 비교해보면 3학년은 모의고사 2등급 이내의 비율이 국어 33%, 수학 52%, 영어 51%이다. 따라서 1·2학년인 자율고 학생들의 2등급 이내 비율이 과목별로 10~20% 이상 높다.
학년별 정원도 차이가 있다. 1학년은 14학급(460명), 2학년은 15학급(539명), 3학년은 16학급(649명)이다. 성적 분포를 보면 1·2학년은 중상위권의 우수한 균질집단인데 비해 3학년은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 또한 문·이과 학급의 비율이 3학년은 7(인문):9(자연)로 현재 2학년의 5:10보다 인문계열의 인원이 상대적으로 많다. 현재 1학년은 문·이과를 구분하고 있지 않으나 조사결과에 따르면 4:10 정도로 예상된다.
Q. 이정연: 자율고에 가장 적합한 학생의 조건과 적응이 어려운 사례는?
50% 이내의 성적이면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내신 성적으로 적합·부적합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영어와 수학과목이 잘 되어 있는 학생이면 고교에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중학교 성적이 40%대면 ‘바닥 깔아주러 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위에서 언급했듯이 고교 입학 후 성적 변동이 크다. 또한 다양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것은 정말 좋은 자산이 된다.
성향 면에서는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학생이 적합하다. 또한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경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학생, 독선적이지 않고 교우관계가 원만한 학생이 적합하다. 반면에 성적에 신경을 많이 쓰는 학생, 내성적이고 소심한 학생, 경쟁을 두려워하는 학생,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독선적인 학생은 다소 부적합하다.
Q 정서진: 휘문 1·2학년 재학생 중 올해 전학생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전출 학생은 일반고로 전학한 경우와 유학의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1학년은 15명(일반 9, 사배자 6), 2학년은 6명(일반 5, 사배자 1)이며, 전학과 유학의 비율은 비슷하다. 전출인원에 대해서는 100% 충원되며, 보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전입해온다.
Q 한동숙: 일반고에 비해 수행평가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에너지 낭비는 아닌지?
수행평가는 학생들이 평소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끔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기본점수가 80% 이상이고 제출하면 만점인 경우도 있다.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해 다양한 수행평가를 실시하므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변별력은 크지 않지만 과목에 따라서 의미 있는 수행평가가 많으므로 에너지 낭비는 아니다.
Q 최강희: 휘문고의 과목별 수업시수는 일반고와 비교해 어떻게 다른지?
일반고에서는 일반교과를 116단위 이수해야하고 자율고는 58단위만 이수하면 되므로 교육과정을 훨씬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초기 단계이므로 교육과정을 획기적으로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이다. 과목별 수업시수가 아주 특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국어, 영어, 수학의 수업시수가 일반고에 비해서 많다.
강남 일반고와 자율고의 과목별 이수 단위를 비교해보면,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 30(일반고)/32(자율고), 수학 24/28, 영어 30/30, 사회 47/44, 과학 14/10이며, 자연계열의 경우 국어 28/32, 수학 36/42, 영어 28/30, 사회 19/14, 과학 38/40 정도로 차이가 있다.
Q 최강희: 탐구과목, 제2외국어 등 선택과목 공부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회와 과학 과목의 선택은 인원이 많은 과목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선택 인원이 적은 과목은 학생들에게 그래도 선택할지 폐강할지 의견을 물어 결정한다. 사회와 과학 과목은 집중이수제를 실시하며, 제2외국어는 일반고 교육과정과 동일하다.
융합과학은 편성되어 있지만 배우지 않고, 물·화·생·지의 주요개념을 뽑아서 자체 교재인 ‘휘문과학’을 제작해 1학년 때 총 8단위를 이수한다. 2학년은 과학Ⅰ과목 중 1학기에 화학, 지구과학, 2학기에 생명과학과 물리를 각각 4단위씩 총 16단위를 이수한다. 3학년은 과학Ⅱ 4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해 이수한다. 또한 3학년 선택과목으로 고급수학을 개설해 과학Ⅱ 과목과 고급수학 중 선택하게 할 계획이다.
Q 박진희: 특색 있는 방과후 수업, 동아리, 특별활동은?
방과후 수업은 50~60개 강좌가 개설되어 있으며 4차례에 걸쳐 홈페이지를 통해 자율적으로 신청을 받는다. 동아리는 68개(1·2학년 53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들이 수학, 과학(물·화·생·지) 관련 동아리에 관심이 많아 기존에 개설된 수학, 과학 동아리와 유사한 동아리들이 하나씩 더 생겨났다. 특히 물리반은 100% 자체 제작물을 만들어 축제 때 발표하기도 하고 방학 중 실험실습 등 탐구활동이 활발하다. 영자신문반, 학보반, 기악반, 영화제작반 등도 활성화되어 있다.
특별활동으로는 학생들끼리 주제를 정해 진행하는 ‘소모임 탐구활동’(201팀), 교사가 분야를 정해 신청하면 학생들이 지원하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사제동행책읽기’, 사회적으로 저명한 강사가 진행하는 ‘테마특강 Q’, 예술분야 경연대회인 ‘아트콘테스트’, 1년에 4차례 진행되는 ‘진로탐색활동’ 등이 있다. 내년 1학년부터는 창의적 특색 활동으로 모든 학생이 연극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리포터: 휘문고는 자율고 학생으로는 내년에 첫 입시를 치르게 되는데, 입시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서울대 합격자는 현 재학생과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고대권과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합격자가 확실히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상위권은 아주 두툼한 상태이다. 현재 휘문고는 의예과에 40~50명 정도 합격하는데, 자율고 학생들의 의예과 선호도는 의외로 떨어진다. 따라서 의예과 합격자는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박혜영 리포터 phye022@naver.com
<자율고 심층 인터뷰 참석자>
* 교사: 휘문고-창의체험부장 신종찬 교사, 중동고-입학홍보팀장 안광복 교사
* 학부모: 대청중·휘문중 학부모 6명(가명-김지현, 박진희, 이정연, 정서진, 최강희, 한동숙)
* 바쁘신 중에 알찬 질문과 답변으로 간담회 자리를 빛내주신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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