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남성비중 전체의 3%뿐

지역내일 2012-10-18
9월말 1450명 … 증가속도는 여성의 2배

한국노총 최종환(35) 차장은 지난 6·7월 2개월간 육아를 위해 휴직했다. 한국노총 남성 육아휴직자 1호인 그는 "막상 육아휴직을 활용해보니, 주변엔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휴직기간 소득이 줄어드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통상임금의 40%를 받더라도 일상적인 경제생활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사무실 동료들도 업무를 나눠 맡자, 자신을 곱게 보지 않는 눈치였다.

올해들어 지난 9월까지 남성 육아휴직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 2008년 355명에 불과하던 남성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1402명으로 늘어 연평균 58.1%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여성 육아휴직자 증가율 25.4%의 2배다.

하지만 올해 전체 육아휴직자(4만8134명) 중 남성(1351명)이 차지하는 비율은 9월말 현재 2.8%에 불과하다.

이처럼 남성 육아휴직 활용이 저조한 것은 휴직중 낮아진 소득 때문이다. 육아휴직자가 받는 급여는 월 통상임금의 40%(상한 100만원~하한 50만원)다. 출산여성도 당장 소득을 유지하기 어려운 처지인 경우 생계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육아휴직을 위해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은 20만원. 정부는 또 육아휴직을 부여하고 대체인력을 채용할 경우 육아휴직 등 장려금과 별도로 월 30만원(대기업은 20만원)의 대체인력채용 장려금도 지급한다. 하지만 이정도 지원금은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으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정부는 올해 9월까지 육아휴직 급여로 4만8134명에게 2640억원, 육아휴직 등 장려금으로 1만4656명에게 255억원, 대체인력채용 장려금으로 2448명에게 60억원이 지급했다.

고용노동부 신기창 고용평등정책관은 "여성만 육아를 전담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업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만 6세 이하 취학전 자녀를 가진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육아휴직제도는 최대 1년간(부모가 각각 1년씩) 사용할 수 있다.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나 동일한 영유아에 대해 배우자가 육아휴직 중인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육아휴직을 부여한 사업주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노동자에게 육아휴직을 30일 이상 부여하고, 육아휴직 등 종료 후 직장에 복귀한 노동자를 30일 이상 계속 고용한 사업주는 1인당 육아휴직 기간 동안 매월 20만원을 지원받는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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