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소식

다이내믹한 장구 소리에 홀린 아낙네들

‘서초1동 초동국악예술단’

지역내일 2012-09-10

강풍과 함께 닥친 태풍이 지나간 뒤 제법 빗줄기가 굵게 내리치던 지난 목요일 오전 11시, 서초1동 주민센터 지하 2층에 자리한 사물놀이실에선 평범한 아낙네들의 신명나는 사물놀이 한 판이 벌어졌다. “어기여 디여-어 어기-어-차- 뱃놀이-가잔다”. 힘찬 장구 병창은 수십 명의 일사분란하게 내는 다이내믹한 장구 소리에 힘입어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화끈한 음량과 강한 비트에서 나오는 역동적인 생동감으로 듣는 사람들을 신명의 경지에 오르게 하는 사물놀이. 늦깎이로 입문해 도시락까지 싸와서 하루 5시간씩 맹연습중인 사물놀이 삼매경에 빠진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의 정체는?



국제무대 준비하는 열정의 중년들
서초1동 주민센터 지하 2층에 있는 사물놀이실은 한 치의 소리도 새어나가지 않는 밀폐된 공간이다. 이곳에서 아침 10시부터 오후 3~4시까지 하루 4~5시간을 사물놀이 연습에 매진하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아마추어 예술단인 서초1동 ‘초동국악예술단’이다. 리포터가 그들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찾아간 날은 우연히도 그들의 공식적인 연습날. 30여 평 연습실을 가득 매운 단원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단장의 우렁찬 목소리에 맞춰 ‘농부가’ ‘진도 아리랑’ ‘뱃노래’ 등 민요를 부르며 장구를 치는 장구병창을 수없이 반복해 연습하는 중이었다.
“오는 9월 14일에 우리 단원들이 드디어 국제무대에 섭니다. 세계 각국에서 1천여 명이 참가하는 국제적인 대회라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다음 주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문화예술축제 사물놀이 부문에 참여하기 위해 단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는 초동국악예술단의 임영순 단장은 “단원들의 뜨거운 열정이 한 데 모아져서 국제적인 축제에까지 참여하게 됐다”며 “우리 민족의 혼이 깃들어 있는 사물놀이를 통해 중년의 다이내믹한 역동성을 유감없이 발휘해 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 찡한 매력과 쾌감이 신명을 부르죠”
“무엇보다 단장님이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사물놀이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여럿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나오는 폭발적인 에너지에 빠져보지 않으면 그 찡한 매력과 쾌감을 잘 모르실거예요.”
초동국악예술단 단원 조보현(50세, 주부)씨는 “아이들을 시집보내고 흥이 없던 일상이 사물놀이를 통해 열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우울한 50대의 탈출구로 시작된 취미가 시집 간 딸이 적극적으로 후원해 줄 정도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고 말한다.
“젊을 때부터 판소리를 비롯해서 우리 소리가 좋았어요. 나이 들면서 더 좋아지대요. 직접 해보니 귀에 익숙해서 그런지 더 친근감이 들고 1년 정도 지났지만 배움에 대한 욕구는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대학생, 고등학생 자녀를 둔 단원 원민숙(50세, 주부)씨는 “혼자라면 엄두가 나지 않았겠지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즐기며 도전한다는 것이 없던 자신감마저 생기게 한다”며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며 삶의 활력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사물놀이를 적극 추천한다”고 말한다.

서초동 주민들로 구성된 재능나눔 봉사단
초동국악예술단은 서초1동 주민센터에서 태동했다. 지난해 1월 서초1동 주민센터는 건물을 신축해서 지금의 자리로 이사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좀더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생각하다 사물놀이를 기획하게 됐고 동사무소 지하에 별도로 사물놀이실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서초동 주민을 대상으로 매주 2시간씩 사물놀이 교실이 열렸다. 그리고, 1년이 좀 지난 5월에 서초구체육대회에서 정식 예술단으로 출범했다.
현재 초동국악예술단의 단원은 총 26명, 남자 단원 7명을 빼면 전부 여성이다. 4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지만 대부분 중년을 넘긴 주부들이다. 서초1동 사물놀이패로 시작한 이들은 경로잔치, 체육대회 등 지역의 각종 행사에 참여해 맛깔 나는 공연을 펼치며 재능나눔 봉사단으로도 그 이름을 알려왔다.
활동기간은 짧지만 집중적인 연습으로 기량이 날로 나아지고 있는 초동국악예술단. 평범한 주부들과 노년을 맞은 아저씨들이 취미로 시작해 배울수록 새롭고 신명나는 소리 세계에 눈뜨며 더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인다. 자비로 국제무대에 참여할 정도로 적극적이며, 무엇보다 팀워크가 좋은 초동국악예술단이 이번 무대 경험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비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