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지역내일 2012-09-03

김의기/세계무역기구(WTO) 참사관

앵구스 매디슨의 계산에 의하면 1820년 세계 GDP는 6940억 달러 (1990년 기준) 였다. 2009년의 세계 GDP는 56조달러 (미국 14조 )이므로 200년 동안 연평균 2.2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는 연평균 3% 정도의 성장을 하고 있으니 매년 우리나라 경제규모의 1.5배 정도의 경제가 새로 생기는 셈이다. 국제자본은 국경을 넘나들며 이 새로 생긴 거대한 자원의 소비처와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 값싼 노동력의 공급처를 찾아야 한다.

이렇게 자본주의는 막강한 성장 동력을 가졌지만, 또한 지극히 불안한 체제인 것도 사실이다. 1929년의 대공황은 물론 80년대 초 부터 매 10년마다 경기침체가 있었고,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의 부채위기, 1997년 동남아시아의 외환위기와 2007년부터 시작된 최근의 경제대침체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다.

투자가들이 불나비처럼 몰려왔다가 머지않아 패닉상태에 빠져 큰 돈이 썰물같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시장이 합리적인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시장은 도덕적 해이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도덕적 해이는 '사회전체의 이익을 위해 고안된 제도를 자기의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행위'이다.

대형 은행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은행은 애초에 1원의 예금을 받으면 약 3원 정도를 빌려줄 수 있도록 운용되었다. 그런데 기준이 점점 완화되어 2005년에는 1원으로 30원쯤 빌려줄 수 있도록 되어 버렸다.

위기 반복되는 불안한 체제

그런데 은행이 부도 위기에 처하면 정부는 돈을 무한정 공급해준다. 은행은 무슨 짓을 해도 자기들은 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건설업 등 위험한 투자에 뛰어 든다. 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빈집이 건설됐다. 그래도 은행은 남의 예금을 쓰는 곳이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를 받는다.

예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정부 규제를 받지 않는 '헷지펀드'는 1원의 자금으로 100원을 운용할 수 있다. 우선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골라 이를 대량으로 빌린다. 그 다음 이를 팔아서 자금을 만들고 앞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산다. 빌린 주식 가격이 예상대로 떨어지면 시장에서 도로 사서 갚아버린다.

모든 것이 예상대로 맞으면 큰 돈을 벌게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날씨를 포함, 미래에 일어날 것에 대해 투기를 하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2007년 뉴욕의 잘나가는 펀드 메니저들은 그해 17억 달러를 받았다. 2000억원 정도를 번 것이다. 조지 소로스를 비롯한 5명은 30억 달러를 벌었다. 이런 음성금융 (shadow baking)은 1990년대에만 해도 거의 존재하지 않았는데 21세기가 되면서 크게 번져 2008년에는그규모가 600조달러에 달하게 되었다. 600조달러면 세계 GDP의 10배가 넘는다.

어질어질한 투기자본주의 시대

29세난 앤디 크리거라는 청년은 외환시장에서 일주일 후에 대량의 특정통화를 구입하겠다고 옵션을 내었다. 이를 보고 다른 투자가들이 달려들어 그 통화의 값이 오르자 자기가 가지고 있던 그 통화를 팔고 옵션을 취소해버렸다고 한다. 옵션을 취소하면 계약금을 잃게 되지만 번 돈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어질어질한 세상이다. 투기 자본주의의 시대가 온 것이다.

투기자본의 시대에 월급만 받아 정직하게 살면 점점 세상에서 밀려나게 된다. 주식투자 등 재테크를 해야 버틸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재테크를 하다가 운이 나쁘면 모든 것을 잃는다.
세상살기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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